형님과 대화를 나누다 어쩐지 대화가 '시절'적으로 퇴행되는 주제로 이어졌다. 그러니까 우리 둘 모두에게 속하는 어렸던 유년들 말이다. 나는 씁쓸하게, 또는 한편으로 행복감에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 사랑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씨름하기도 했던,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주제들로 겪어야 했던 순간들에 대해.. 이렇게 나열된 단편들은 추억이라는 유아적 퇴행 속에 젖어드는 순진한 낭만에 지나지 않을 테지만 후퇴할 수 없는 일부분이었음은 자명한 일이었다. 근사한 계획도, 두둑한 여비도 없었지만, 떠날 수 있었고, 떠나야 했던, 이 영화가 말하는대로 "우린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은 굉장한" 나날이었다. 물론 유년은 돌아오지 않았다. 흩어졌고, 예전엔 듬성듬성 들려오던 이야기도 이제는 적당히 서로들이 바쁜 이해관계에서, 그리고 서로가 다르게 살아간 시간들에 의해 적당히 수긍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시절은 그렇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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