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라는 경제적 위기와 거기에 대한 월스트리트라는 공간성, 여기에 대한 미국경제학계의 주류와 비주류의 동향을 진단하는 논문이다. "몰역사적인 생산 함수와 소비 함수를 동원한 동적 최적화 모델", 즉 이윤과 이익이라는 공리성에 입각한 합리적 효율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생산에 대한 비판과 그 주변부을 그리는 비주류의 활동들을 소개한다. 주제면이야 동향에 대한 귀동냥이기 때문에 술술 읽어가면 되고, 흥미로웠던 것은 소개되는 일화 하나였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한창 번져나가던 2008년 가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왜 금융 위기가 발생했고 어떤 경제학자들도 왜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는지를 공개적으로 질문한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후 영국의 왕립 학술원에 소속되어 있던 주류 경제학자들은 여왕에게 '도래하는 금융 위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었던 경제학자들의 무능력'을 자책하면서 '창의성과 사회 현안에 대한 민감성을 갖추지 못한 경제학자들의 집단사고'가 도래할 국제 금융 위기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답을 줄 수 없다. 학문은 미묘하게 전문과 엇나간다. -그것은 함께 고민하는 힘, (논문이 강조한 표현은 아니지만) "관심의" 힘이다. 진보에 대한 불평은 언제나 손쉽다. 그것은 늘 다음과 같은 반성과 동일한데, 당장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현안을 마련하라는 비판 섞인 비난이다. 우린 여기서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미래는 보이는 시야가 아니라 나아가는 징후라는 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