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선을 앞두고서 으레 이루어지는 여론조사는 과거 민주화 운동이 믿어왔던 '역사'라는 실체가 무엇인지를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가진 거라곤 아무것도 없기에 유일하게 담보할 수 있었던 역사, 바로 그 역사가 오늘날 그들을 허위의식으로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백날 떠든들 박정희는 변함없이 1등"이었다. 마치 볼모였던 역사가 해방한 듯, 역사는 이렇게 말해오는 것이다. "사랑은 자유다... 단, 착각은 금물."
여론조사에서 과거의 대통령 박정희는 여전히 단골메뉴다. 여론조사는 분명 현재의 여론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미래의 여론을 구성한다. 과거의 대통령을 묻는 것은 곧 미래의 대통령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출이지 않을까?
이에 대해 논문은 상상-거세된 근대 소망과 거기서 꿈 작업화된 박정희에 대한 투자(投者)적 동일시로 읽고 있다.
※논문은 《당대비평》(28호)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