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인정투쟁에서 '쇼를 하라'는 현대 사회의 광고에 이르기까지, 시선의 문제를 한 번 짚어 본 것은 국가 권력에 대한 개인의 권리 주장이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냉혹한 시선이 되어버린 황폐한 인간관계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는 것이 작가의 집필 이유이다. 타인을 '지옥'이라 부른 사르트르의 존재론과 헤겔의 '인정 투쟁'을 거쳐 푸코의 권력 논의를 사유층으로 하여 시선의 관계를 다양하게 살피고 있다. 인상 깊은 내용.
감독관과 함께 정원을 걷고 있던 이 환자는 갑자기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광포한 발작에 사로잡혀 커다란 돌을 집어 든다. 감독관으로부터 몇 발자국 떨어져 있는 그는 당장이라도 그에게 돌을 던질 테세이다. 그때 감독관이 걸음을 멈추고 환자를 쏘아보며 몇 걸음 앞으로 내디딘 후, 침착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돌을 내려 놓으라고 명령한다. … 환자는 힘없이 손을 아래로 내리고 마침내 돌을 땅 바닥에 떨어뜨린다. (…) 여기서 우리는 물리적 억압과는 다른, 뭔가 새로운 지배 방식이 생겨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 어떤 물리력도 아니고 시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