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크는 말년의 저작 『치명적 자만』에서 기존의 '보이지 않는 손'을 '신호 체계'라는 언어관으로 보다 유연하면서 세련된 세계관으로 고전 경제를 새롭게 해명했다. 유동성을 갖춘 가격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경제 세계를 감각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라는 것으로, 이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에 대한 이성이라는 작위적 개입은 결국 이성의 실패를 넘어서 (허시먼의 보수 명제처럼) 자연스럽게 맺은 시장 세계까지 황폐화하는 '치명적 자만'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뭔가 진득하게 매달리던 '역사'는 종말을 고한다. 일개적 세계들은 우주라는 차원에서 지구적으로 통합되고, 시공간 그 자체적 (우주 서사) 공간에서 세계가 위상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사사로운 통박은 시간 낭비이고,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현명한 성찰에서 우러나오는 세계의 자명한 진리이다. 자명한 진리는 거짓 세계에서나 반구(反求)하듯, 진실 세계에서는 별이 빛나듯 진리 자체로 빛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진실로 세계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지나온 '더럽혀진 언어' 시대를 이렇게 정리한다. 이 시대의 진실은 이렇게 말하고 있음을.



 오직 개인의 소유와 가족을 지지한 종교만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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