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생 많관부
그러고 보니 나는 죽어서도 쉬지 못했다. 이유를 찾느라, 인과관계의 인因에 매달리느라 죽음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 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소설의 플롯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존 그리샴은 이제 인간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 안에 들어있는 두 개의 판결문이 있는데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다. 그런 정의가 우리 사회에 아직 남아 있고 더 커지기를.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한 독서였다.
매 챕터마다 선택된 요리, 재료, 레시피가 어떤 경제학 이야기로 이어지는지 그 진연스러운 흐름이 재미있다. 또 그만큼 경제학이라는 것이 이상의 학문이 아니라 내 식탁에 놓인 당근처럼 내 일상 안에 들어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 무경은 고모의 그일을 해주었다. 고모는 무경이 그 일을 해주었을 때 자기 안에 있는 구원을 바라는 마음을 보았다. 대체 언니는 어떤 눈을 지녔기에그 나이에 그 마음을 봤을까, 목경은 아찔해지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