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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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성적일 수 없고 알 수 없는 그 감정에 알랭 드 보통은 철학과 심리학의 돋보기를 대로 관찰해나간다. 멍하니 꿈꾸게 만들던 알 수 없던 그 감정의 묘사를 읽으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소설. 철학, 또는 심리학의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작가는 익살스럽고 재미난 일상의 묘사로 치장한다. 사랑을 하거나 사랑을 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사랑과 인생에 대한 깊이를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다만, 일전에 '로맨스'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이 품절되어 다시 나온 건데 제목이 달라 알랭 드 보통의 새로운 책인가보다 하고 선뜻사게 만든 '왜 나는 너는 사랑하는가'라는 모호한 타이틀이 싫다. 출판사가 달라도 같은 책임을 암시하는 원제 등을 표지에 쓰지 않는 것은 상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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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테레비 나남신서 576
송일준 / 나남출판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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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방송에 대한 책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 찾아보면 참 드물다. 그런 중에 MBC의 송일준 PD가 직접 일본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방송에 대한 실무적인 노하우를 토대로 쓴 본 서는 일본의 방송계를 개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이보다 더욱 가볍게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진 일본대중 매체에 대한 책들은 내용이 좀 가벼워 정보보다는 이야깃거리를 얻기 쉬웠고, 보다 학술적인 책은 내용이 무거워 전공자 위주로 읽히는 반면에 본 서는 지나친 재미나 학술지식이 아닌 일반 정보를 얻는 데에는 필독인 것 같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방송계의 변화계를 알 수 있는 새로운 책이 계속 출판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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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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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의 '트렁크'를 읽고 강열한 느낌을 받아 주저않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단편 안에는 도발하는 여성들이 가득하다. 남성중심의 사회에 배척당하지 않도록 자신을 무장하고, 겉으로는 순응하는 척하지만 내심 살인적인 도발을 품은 여성들. 더이상 남성중심 사회에 억눌려 주저앉아 울지는 않지만, 씩씩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지 사회에 의해 자신의 길들임이라는 사실에서, 더이상 낭만을 바라지는 않지만 낭만에 대한 꿈까지 저버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에서, 이 도발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한숨어 뒷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뒷맛이 쓸쓸하다.

솔직히 30대 중반의 나이에 읽은 이 소설은 '지금 현재의 20대 초반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모습은 이토록 각박할까' 하는 생각이 몰입보다 앞섰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는 공선옥의 소설에 나오는 주저앉아 우는 여성들의 모습이 더 익숙한데 오히려 그렇게 자신을 속이지 않고, 위장하지 않고 터뜨려버리는 감정을 가진 여자들의 모습이 훨씬 개운했다. 그런 점에서 정이현의 '겉으로 흠잡을데 없는' 여성들에게서 더 큰 연민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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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일은 너무 멀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96
해리 케멜먼 지음, 이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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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읽는 재미 중에 추론과 논리가 있는데 이 소설은 그 두 가지를 너무 깔끔하게 갖추고 있어 읽으면서 무척 '상쾌하다'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그러한 점에서 단편소설의 묘미가 드러나는데 짧은 분량의 단편 속에서의 작은 문장 하나, 지나가는 인물 한 명까지도 간과할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추리를 가능하게 하는 이 책은 추리소설 속에서 두뇌싸움의 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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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극장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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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정식 개봉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는 '러브레터'와 '4월이야기' 정도로 알고 있는데 아마 그의 '피크닉' '언두' '프라이드 드래이곤 피쉬' '스왈로우테잎 버터플라이' 등을 접한 영화마니아라면 그의 또다른, 냉소적이고 쿨한 영화 세계에 매혹을 느꼈을 것이 틀림없다. 그의 영화 여러편을 다리품 팔아 보아왔고 반해있었기에 그의 에세이가 출간됐다는 소식이 한없이 반가웠다. 그의 에세이를 단숨에 읽어내려간 느낌은 그의 사적인 짧은 글들이 참 솔직하고 귀엽다는 것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을 읽으면서도 이 사람 참 귀엽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이와이 슌지의 <쓰레기통 극장>에 대한 느낌도 그렇다. 일본 남자들의 일상에 대한 상념은 귀여운 편인가? 영화 시사회가 끝난 후에 받는 가장 곤란한 질문이 '영화에 대한 제작소감'이라고 고백하거나 (후반작업 기간이 길어 감독의 머릿속에는 영화보다 후반작업 관련된 것들이 들있기 때문에), 가장 감명받은 영화를 대라는 질문의 당황스러움 (불가사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등 참 소박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다.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만 본 독자라면 <쓰레기통극장>의 느낌이 색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이번 문화개방을 통해 그의 다른 느낌의 영화들도 접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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