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 도스토옙스키-
고골의 작품은 처음인듯 하다
푸쉬킨. 체홉은 좋아하는데
고골은 왠지 어려울것 같다는 앞뒤없는 편견이 있었다
아마 도스토옙스키가 같이 언급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어째든 뜬금없는 편견으로 고골의 작품은 피해갔다.
창비 세계문학 단편집 러시아편을 읽다가 예전에 문학동네 일러스트가 있는 책을 샀던 기억이 나서 그림이 있는 멋진 책으로 읽었다.
문학동네 일러스트가 있는 세계문학은 소장용으로 구입하다보니 실제로 읽지 않은 책들이 좀 있다.
이놈의 책 사치 ㅋㅋㅋ
외투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바틀비가 생각났다..
필사를 한다는 직업도 그렇고 직장도 바틀비는 미국 자본주의의 꽃 월가에서 일하고 외투의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관료주의의 꽃 공무원 그것도 최하급공무윈이어 바로 연상이 되었다.
그가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할때 마다 하는 `날 내버려둬요. 왜 날 모욕하는 거요?` 라는 말도 바틀비를 연상시켜 그런 내용인가보다 했는데 외투를 맞추기로 결정하면서 으잉? 새로운 내용이네? ㅎㅎ
외투를 맞추기로 결정하면서 관료체재의 부속품이라고 생각했던 하잘것 없어 보이는 이카키도 속물일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다니..
동정심이 들게하다가 야~ 정신차려!! 니네 인간들 그렇게 동정할 가치가 있는 족속이 아니거든.. 하는 듯한 느낌.
여자라면 한번 쯤은 꿈꿔봤던 수천만원짜리 명품백.. 아니 수천까지도 아니고 수백.. 요즘은 3~4백은 주변에서도 간간히 보이는 것이 이 정도는 나같은 서민들도 들어주는 추세인듯 하다
생일선물로.. 결혼기념일선물로.. 등등 이유는 가지가지지만~
어렸을때 명품백이나 신발. 옷같은것 하나 사려고 돈 모으고 카드 긁고 갚아가면서 실상 일상생활에서는 비오거나 눈 오면 못 들고 나가고 못 신고 나가고 ㅋㅋ
들고 나가서도 기스날까 조심스럽게 들고 제대로 지퍼도 못 열고 조심스러워 했던 기억이 있다.
친구들 만나러 갈때 자랑하려고 일부러 들고 나간적도 있고 ㅋㅋㅋ 이런 유치한 행동을 했었는데..
아이 낳으면서 명품백이고 뭐고 기저궈가방으로 쓰던 천가방보다 못하고 편히 신던 슬리퍼보다 못 한 취급을 받다가 동생한테로 누구한테로.. 옷이랑 신발은 살이 쪄 허벅지도 안 들어가 몇년은 혹시 몰라 놔 두었다가
세월이 흐른 지금.. 에서야 누구한테도 주지 못하고 재활용통에 버려야했던 나의 속물스러움이 생각나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었다.
외투때문에 죽었으면서도 그 미련을 못 버리고 찾아다니는 것도 웃프고 실제 자기옷이 아니면서도 몸에 맞는다는 이유로 뺏어입고는 다시는 안 나타나는 아카키의 유령을 보면서는 웃플수밖에없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로 부터 자유로워졌지만 지금은 책이라는 외투를 내가 입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무엇보다 책을 읽는다는 이유로 높이 평가되고 있기도 하고 나 스스로도 읽지도 못 할 것을 뻔히 알면서 책을 사다나르고 이게 미친짓임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카키와 다른게 무엇인지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중에 하나가 지적허영심이라던데... 어쩌지?? ㅎㅎ
하나의 허영심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더 늪같은 허영심을 장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를 허영심이라고도 생각 못하고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어디있지? 구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