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전을 다녀왔다
모네의 그림을 디지털화 시켜서 활동사진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전시회다.
선을 그리고 색을 입히고 나뭇잎이 움직이고 나비가 날아다닌다.
수련이 피어있는 물이 일렁이고 물고기가 헤엄쳐다니는 전시회이다.
제작년인가 헤세전을 이런 디지털전시회로 보고 왔는데 나쁘지 않아- 물론 원화보는 진중하고 신성한 느낌은 없지만- 모네전도 기대를 하고 갔으나...
지방이어서 그런가 전시회장이 일반 전시회장이어서 그런가 어수선하고 너무 밝고 앙상한 천정은 계속 눈에 들어와 그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사방에 같은 그림을 돌림노래처럼 틀어주니 본 그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겁나 많이 아쉬웠다.
그나마 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전시회들은 볼만한데... 전시회장 이름부터 거시기했다. 야구경기장지하 전시회장이라니... 방학을 맞아 야구경기보러 온 어린아이를 겨냥해서 디자인한 전시회인가 싶을 정도였으니...
다시 보고 싶은데 제대로 보고는 싶은데 여기에서는 싫다. 용산 전쟁기념관이 훨씬 나았다.. 전시회는 차비들여 서울가서 봐야하나? 그것도 최첨단스탈의 전시회는..
그럼에도 모네의 그림들은 황홀했다
*전시회장에서*
- 인상- 해돋이
나에게는 풍경이 그 자체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빛의 모습이 풍경을 매 순간마다 바꾸기 때문이다. 그래서 풍경은 계속해서 바뀌는 주위의 것들과 공기와 빛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우리가 아주 정확해지려고 하면 도리어 우리는 작업을 하면서 큰 실망을 느끼게 된딘. 순간의 때를 포착해야 하는것, 왜냐하면 이때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우리는 항상 우리가 받는 인상이 진정한 인상었나 자문하게 된다
- 대기는 각각의 사물들에 파문을 일으키고 신비로 휩싸이게 만들며 수많은 색상들을 발산하고 때로는 흐릿하며 때로는 반짝인다. 주제는 나에게는 의미없는 일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생산하기를 원하는 것은 주제와 나 자신사이에 있는 그 무엇이다.
- 성당이 내 위로 무너지는데 푸르색이나 분홍색 혹은 노란색일때도 있다. 나의 힘은 너무 늦지 않게 자신을 멈추는데 있고, 이것은 곧 자연에 진실로 충실하기 위함이다. 야외에서 빛을 따라 모티브의 모습이 바뀌면 나는 여기서 멈추어야한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하찮은 돌이라도..
- 진정한 것을 그리기 위해 누군가는 매일 매 시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같은 대상을 네번 혹은 여섯번 이상 그릴때도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다
돌아와 《모네가 사랑한 정원》을 읽는다. 친구부분은 쏙~~ 빼놓고 지베르니 정원을 만들고 그 풍경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그 부분만 읽는다.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그의 인상적인 문구들을 떠올리면서 지베르니의 정원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아마 사진을 찍겠지.
모네는 그림을 그렸지만..
* 책속에서
- 나는 물을 사랑하고 꽃도 무척 사랑한다. 그래서 연못에 물을 채워 식물을 장식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네는 물의 정원에서 자신의 작품과 주제사이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관계를 탐구했다. (78p)
- 그림의 대상 자체는 부차적이다. 내가 표현하려는 주제는 대상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것이다 (83p)
나도 그의 흉내를 내면서 같은 장소로 가기로 맘 먹는다. 모네처럼 내 정원은 아니지만 걸어 10분거리이니 내 정원으로 해도 되나?
다만 내가 조성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 흠이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늦은 시간.
오늘은 빛이 없고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나도...
어제와 같지만 다른 곳을 온 기분이다.
내일은 오후에 나가볼까 싶다
아니 오늘 비가 오면 아침 일찍 나가야 하나..
같은곳. 같은 시간인데 다른 색깔의 꽃이 찍히는 이유는 뭘까? 내가 뭔짓을 했던가? 내가 한것은 밝기 조절밖에 없었던것 같은데....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