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촉촉하면서도 어딘지 무거운 토요일 오후.
도서관안에서
비오는 날 어울릴듯한 음악을 틀어놓고
책 읽는 고등학생.
엎드려 책 읽는 초등학생.
근무중이신 시니어선생님..
비록 발이 이곳에 잡혀 아무곳에도 가지 못하는 토요일이지만
고요함 속에 한장 한장 책넘기는 소리가 노래처럼 들리는 것이 나는 어쩔수 없는 책쟁이인가 보다..
-- 책속에서
허기를 달래기엔 편의점이 좋다
시간이 주는, 묘한 느낌을 알기엔 쉬는 날이 좋다.
몰래, 사람들 사는 향내를 맡고 싶으면 시장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보기엔 극장이 좋다 몇발자국 뒤로 물러서기에는 파도가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내가 태어난 곳이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위로받기엔 바람부는 날이 좋다
여행의 폭을 위해서라면
한 장보다는 각각 다르게 그려진 두 장의 지도를 갖는 게 좋다.
세상이 아름답다는 걸 알기 위해선, 높은 곳일수록 좋다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근거릴수록 좋다
고꾸라지는 기분을 이기고 싶을 때는 폭죽이 좋다
사랑하기에는 조금 가난한 것이 낫고
사랑하기에는 오늘이 다 가기전이 좋다.
비록 바람은 안 불지만 그래도 이 시간. 이 공간이 좋다.
묘하게 여기만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