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즈 데케루
프랑수아 모리아크

남편을 독살한다
조금씩 야금야금..
하지만 무죄를 선고 받는다.
남편과 가문을 더럽혀서는 안된다.
이후 그녀의 삶은 달라졌을까?
남편은 왜 나를 죽이려했지? 물어볼까..
이야기하면 이해해 줄까..

아버지의 그늘아래
성장해서는 남편의 그늘아래
더 크게는 가문이라는 이름으로
규정되어져 있는 역할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 역할들.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모습이 책임감있고 당당해보인다고 생각했었던 사람들.
그러나 이런 사회에 잘 묻혀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특유의 예민함을 가지고 의문을 품게 된다.

이 책에서 테레즈가 장 아제베도를 만나면서 그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듯이..
테레즈의 친구이자 남편의 동생인 장의 연인 얀은 가족의 무게와 강요를 견디지 못하고 가족과 가문의 테두리로 들어갔지만 테레즈는 이를 분기점으로 가족과 가문의 테두리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모습을 되새기게 되는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예민성때문이겠지..
지금 장 때문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 어떤 계기로든 분명 드러냈을 것이다.

여자도 인간이야
너희들의 부속품이 아니야
피가 흐르고 피부도 따뜻하다고
애 낳아주는 기계가 아니야..
타인의 시선이 무서워 자신을 죽이려 했던 여자와 결혼을 유지하려는 남자와 죽여서라도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했던 여자.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두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헤어질수 밖에 없는것이다.

테레즈를 파리로 데려다주고
파리에 남은 테레즈는 이후 과연 행복했을까?
그렇게도 갈구하던 자유를 만끽했을까?
최근 읽은 누런벽지의 길먼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실제 가부장적이인 남편과 이혼한 후 새로운 자신의 뜻을 이해해주는 남자와 결혼한 길먼..
이것에 대해 그녀는 소설로 본다면 해피엔딩일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삶은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해피엔딩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의문이 든다
과연 실제 삶의 해피엔딩은 뭘까?
벽지를 찢고 벽 같은 남편을 기어 넘어 나와 길위에서 여전히 기어다니는 그 여자들이 불행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파리로 떠난 테레즈가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고 외로워진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형의 집의 노라의 가출이후
누런벽지의 신경쇄약에 걸린 `나`가 집을 기어나온 이후
이런 결혼 유지할수 없다고 남편의 손에 의해 파리로 온 테레즈의 이후의 삶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도대체 왜 그런 의문을 가질까?
이미 그녀들은 그 때 원하는 것을 해 냈으니 그것만으로 행복했을거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그 의문의 시작이 궁금하다..
그 의문의 의도가 뭘까...



- 이제부터는 이 강력한 가족이라는 기계가 나를 향해 돌진할거야. 그것을 없애거나 그 사이에서 제때 빠져나오지 못 했기 때문이야. 다른 이유를 탓할 필요도 없어. 그들이었으니까 나였으니까 이렇게 된거지. 2년이 채 안 되는 동안 나를 감추고, 체면을 세우고, 남을 속이기 위해 내가 했던 이 노력. (나와 같은 유의) 다른 사람들은 습관때문에 익숙해지거나 무감각해져 따뜻하고도 전지전능한 가족의 품 안에서 포근하게 잠이 들어 죽을 때까지 그렇게 지내려고 해. 하지만 나는, 하지만 나는, 하지만 나는..... - 146p

-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찾는것이 필요한데, 진정한 나와 만나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안은 저 난쟁이와의 사이에서 생긴 갓난아이의 첫 울음소리에 우리의 사춘기나 장 아제베도의 손길을 깡그리 잊어버릴거야. 가문의 여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전부 버리려 하지. 한 생명에게 자신을 전부 주는 것은 아름다운거야. 그 사라짐, 헌신이란 아름다워. 하지만 나는. . 하지만 나는.... - 172p


- 내가 원했던 것이라고요? 뭐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하는 것이 더 편하겠네요. 나는 어떤 인물인 듯 연극하고 행동하고 상투적인 말을 하고 매 순간 진정한 `테레즈`를 부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베르나르 보세요. 나는 솔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는 왜 다 거짓말처럼 들리는 걸까요? - 184 p

- 베르나르, 이제는 작은 일로도 불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본능적으로 담뱃불을 밟아끄는 나 자신. 소나무 그 루수나 수짓값 계산하기를 좋아하는 나 자신. 데케루 집안에 시집온 걸 자랑스러워하고, 랑드 지방의 좋은 가문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안락한 현실에 만족하는 나 자신. 그리고 이런 나 자신과 동시에 진정한 나 자신도 똑같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껴요. 아니 아니죠. 하나의 모습을 위해 다른 하나를 희생시킬 이유가 없어요. -1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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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오드리 도투 사진을 보니 영화로 나왔나봐요. 리뷰읽고 얼른 영화찾아보러 갑니다. 모리아크 소설이군요. 재밌을 것 같아요^^

지금행복하자 2015-11-07 10:33   좋아요 0 | URL
오드리 도투의 표정이 강렬하죠.. 무표정해서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해피북 2015-11-08 00:54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과 지금행복하자님의 대화에 낄 수 없는 저ㅠㅅㅠ ㅋ 두분 모두 대단한 내공이 느껴져요 ~~

지금행복하자 2015-11-0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엄살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