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여러 단편중 하나
악어
그 옛날 그랑블루를 떠올려준다
지금도 영화 장면을 떠올릴때마다
파란 그 물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고
위에서 물이 나에게 스며들것 같다.
돌고래같았던 자끄..
돌고래였던 자끄 ..
떠나야했던 그 남자..
보내야했던 그 여자..
보내 주는 그 여자가 있었기에
완전히 사라질수 있었던 그 남자..
그리고 블루..
악어가 박제로 되어남을수 밖에 없었던 그 이유는 뭘까?
*
사람들은 내 목소리에 반했다고들 하지. 그러나 나는 이 목소리를 얻기위해 아무 노력도 한 적이 없어. 그냥 다른 사람처럼 변성기가 찾아왔을 뿐이야. 그리고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이 목소리를 갖게 되었지. 그렇다면 언젠가, 마치 그 김이 가득한 욕실로 나를 찾아왔을 때처럼 다시 나를 떠날수도 있지 않을까?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감쪽 같이 사라졌다. 보내다 만 문자메시지가 남아있는 휴대폰과 돈과 신용카드가 잔뜩 든 지갑까지 남겨둔 채, 심지어 입으려던 바지까지 침대위에 걸쳐 둔채, 그는 말 그대로 증발해버렸다.
......
악어는 입을 벌린 채 죽어있었다....
동물원 전체에서 내내 태연한 것은 악어뿐이었다. 영원히 입을 다물 수 없게 된 박제 악어는 언제나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