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빛 - 시인 리디 다타스가 모으고 되살린 크리스티앙 보뱅의 말들
크리스티앙 보뱅.리디 다타스 지음, 신승엽 옮김 / THE CIRCLE PRESS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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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리디 다타스가 모으고 되살린 크리스티앙 보뱅의 말들

#세상의빛
#신승엽 옮김
#1984books

시를 어려워하는 하고,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이라 보뱅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1984books 책이 너무 예뻐서 보이면 책의 모양을 감상하는? 일을 즐기는데 이 책의 옮긴이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니 출판사 대표님??이 번역을??
대표님의 누나인 신유진 번역가는 번역가이고 아주 멋진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표님도 불어를 번역할 정도로 잘 하신다고요?? 어릴 때 프랑스에 가서 사신 것도 아니잖아요? 글쓰기와 언어 감각도 유전인가봉가..

나는 자격지심도 모난 구석도 많다. 모자람이 가득한 나를 다듬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힘든 삶에서도 버텨내는 외유내강의 엄마와 엄마가 만들어준 환경.(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 무한한 사랑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믿게 이끌어주신 것) 그리고 나에게 따스한 말과 다정한 시선을 보내주는 사람들이다. 한없이 부족한 것을 들추지 않고 예쁜 포장으로 덮어준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거스를 수 없어 그런 척이라도 해보려 노력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렇게 나에게로 왔다.

선함으로 물들이는 그대들의 따스함에 오늘도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의 노력에 박차를 가해본다. 열심히 갈고닦다 보면 어느 순간 맨질맨질한 표면이 생기겠지.

사랑하는 것에 이름을 부이는 건, 더 잘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의 덧붙임이다. / 헤일메리에서 로키의 질문에 대한 답이네. 31p

진정한 용기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도, 그 안에서 여전히 천국의 희망을 붙드는 데 있다. 40p

오늘날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죽음이 주는 명료함 외에는 다른 명료함이 없다고 믿게 만들려 한다. 푸른 하늘을 긁어내어 끝내 검은 하늘을 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걸 찾으려 하면, 당신은 위안을 찾는다고 비난받는다. 그리고 이 환멸이 시대의 병적인 붕괴와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게 닫혀 있다.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늘 미래가 있다. 그들이 미래로부터 나에게 오는 것만 같다.
모든 게 무너졌을 때도, 꺼지지 않는 빛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에게 남는 것들.
70-71p 편집

독서는 그 영혼을 파내는 일이다. 책 속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를 되살릴 수도 있는 무언가가 있다. 165p

저자가 살아있다면 이 책이 나온 것을 기뻐했을까?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들어 있어서 좋았지만 (어두움을 쓰는 작가는 보뱅에게 팽 당함. 선과 빛을 쓰는 작가만 보뱅에게 o.k 받을 수 있음) 대차게 대작가들을 깐 부분도 흥미로웠달까? ㅋ 프루스트를 가장 많이 깠는데 이건 디스인가? 아닌가? 싶었음. 잘 썼다고 까다니 ㅋㅋㅋ

이 책을 읽고 도스토옙스키 <백치>가 궁금해졌다는 책방 지기님.
나는 보뱅이 왜 백치를 좋아했는지 백치 1을 읽으니 조금 알겠으나, 끝까지 읽고도 그 생각이 같을지 궁금한 상태임.

다소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끝까지 선한 자리를 지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의 말이 좋았고, 그런 삶의 태도를 지키려 애쓰는 사람에게 선물을 받아서 더더욱 행복했다.

아이들 사이에서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정적 대응보다 최대한 선한 방법을 찾는 편이다. 아이들에겐 용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잘못을 용서받았을 때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으로의 발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으면 뉘우치고 반성할까? 처벌을 받은 아이보다 용서를 받은 아이가 더 괜찮은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으련다. 훈수 반사 🪞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유명인의말 #선함이이기는세상 #에세이추천 #프랑스문학 #외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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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뇌과학 - 복잡한 세상이 단숨에 읽히는 필수 지식 27
양은우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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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이 단숨에 읽히는 필수지식 27


최근 <뇌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나의 의지가 아니라 뇌가 나를 조종한다고? 요즘 가장 발전하는 핫한 분야 중 하나가 뇌과학이 아닌가? 과장한다면 자고 일어나면 신선한 내용 하나가 추가되어 있는 분야?
기존에 있었던 뇌과학 교양서에 최신 업데이트 버젼 추가된 책이라고 할까?

내가 뇌의 주인일까, 뇌가 나의 주인일까?
부정적인 생각은 왜 부풀어 오르나? 파페즈 회로 / 폐쇄적인 연속 흐름이라 빠져나갈 수는 없고 반복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럼 어쩌라고? 빨리 다른 생각으로 벗어나라!


자면서 꿈을 꾸는 중에 인간의 몸은 마비 상태가 된다. 이유는 함께 자는 반려 동물이나 갓난아이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오호! 이런 상태에서 살포시 정신이 깨면 가위 눌리는 경험! 그리고 꿈 꾸면서 움직이는 현상은 수면 장애. (몽유병 포함)

아이들이 늦게 자는 이유 ? 어른에 비해서 멜라토닌 나오는 시간이 2시간 늦다.
성인 오후 11시쯤 아이들 1시쯤
고로 아이들은 오후가 되어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뇌 상태가 된다는데..
등교 시간을 늦춰야? 😅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교양인문서 #뇌과학교양서 #중고등성인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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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돌봄 -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신성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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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2

저자의 전작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의 글을 읽고 저자의 글 솜씨에 입을 쩍 벌리다 못해서 턱이 쭉 빠졌었다. 신간이 나왔다는 정보를 인친 님의 피드를 통해 알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전작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나 혼자 속상했었음.)

저자는 국어 국문과와 영상이론을 공부하고 광고,마케팅업계에서 일하시다가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던 중 아이가 아파 간병을 하며 첫 책을 쓰셨다. 현재 아이와 개를 돌보며 읽고 쓰는 데 전념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 책은 <한겨레21> 기고했던 칼럼을 다시 고쳐 묶어서 낸 책이라고 한다.
바로 전 피드의 말을 다시 소환한다. 글을 써서 돈을 받는 사람. 언론인의 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바로 그런 글이다. 앞에 소개한 책은 그런 사람이 쓴 에세이라 직선과 곡선의 변주곡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과녁 정 중앙에 꽂히는 화살 같은 느낌이다. 적확함을 위해 다소 허들 높은 단어들을 만나기도 하는 고퀄의 문장과 어휘를 만나면서도 그래 내 말이 이 말인데.. 내가 하면 장황하고 전달력이 떨어지고 산만한 것들을 이보다 더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고 인정할 만한 글.

아이를 돌보면서 보이는 사회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돌봄에서 시작한 그녀의 시선은 사회 전반의 문제로 퍼진다. 저자의 글로 잠시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더 조여오기도 하지만, 이런 글이 널리 읽히고 담론화되어, 내 일이 아니라고 무시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나아가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아빠가 법무부 장관이 아니어도,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장애나 질병이 있어도,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난을 겪었더라도 충분한 기회를 얻고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33p

이도 저도 아닌 위치의 다수 시민들은 일상이 정치에서 소외되고, 평범한 아이들은 꿈 대신 체념에 익숙해지며, 힘없는 어른들은 권위에 굴복하게 된다. 차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통해 차별을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지 못하므로 자신의 ‘분수’에 맞게 소시민의 삶을 영위하는 데만 몰두하게 된다. 정치인의 탐욕이 사회에 특히 해로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34p

노동을 비롯한 일상의 모든 활동이 민주주의 덕목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개인의 습관이 되고 사회의 관습이 된다. 특히 노동자가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일터가 노동을 민주적 해우이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기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직장 내 민주 노조의 유무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노동자가 일할 때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온전히 발휘하고 협업을 경험함으로써 마침내 자기효능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86p

과거와 현재는 단절되지 않는다. 한병철의 말대로 행복은 어느 한 시점에 국한된 개별 사건이 아니며 과거까지 뻗어 있는 건 궤적을 꼬리처럼 갖는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한 모든 것들이 행복을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유지한다.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소환해 지금도 유효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오직 서사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디지털 아카이브에 저장된 방대한 양의 사진첩이 과거를 소생시키고 행복을 구제하는 것이 아니다. 기계적으로 누적된 데이터가 아니라 선택된 기억과 맥락에 따라 배치된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이의 틈이나 균열이 몇 번이고 과거를 새롭게 소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161p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산문추천 #신문칼럼 #사회문제 #함께고민할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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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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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친님의 스토리에서 보고 이건 사서 읽어야하는 책이다. 책 구매를 망설이고 있었는데 고민 싹!

기자라는 말보다 기레기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이런 글을 만나면 다시 기억하게 한다. 기자라는 직업군의 역량을! 세상의 문제에 눈과 귀가 열려 있고, 좌로 우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시선에서 간명하고 적확한 단어로 사실을 전달하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수의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글도 감정적이지 않다. 논리적이고 사실적이며 직설적으로 느껴지는 글이지만, 가슴을 울리는 힘도 갖는 글을 쓰는 사람들.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라 역시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글들.

이 책 17년 기자로 글로 돈을 버는 일에 아주 적임자임을 증명하는 글 솜씨에 세상을 향한 다정하고 따스한 시선을 갖은 한 인간이 좌충우돌하는 자신의 삶을 아주 용기 있고 솔직하게 드러낸 뭐 하나 빠짐없는 호박이 넝쿨째 들어있는 책이다. 거기에 보너스로 유머까지 얹었다.

아직 3월이지만 올해 best 중 하나일 책임이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단언했는데 바로 이어 읽은 책의 글도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 책들 다 어마어마햐;;;;;;;


개인적으로 에세이 장르의 책을 읽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그런 나의 맘을 쏙 홀린 에세이라니!!!!
이렇게 멋진 글을 읽으면 리뷰를 쓸 자신이 없어진다. 감히 내가 어찌 이런 책에 리뷰를 남길 수가 있을까? 하지만, 알려야지. 이렇게 좋은 책을 나만 읽을 수는 없다.

한 예술가가 모든 장르에서 최고인 경우는 없는 것처럼, 인간도 모든 장르의 용기를 다 갖추고 있는 경우는 없다. 그저 나의 장르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면 된다. 137p

인간은 자신의 선택과 분투를 통해서만 고귀해진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천부 인권으로서의 존엄과 달리 인간의 고귀함은 획득형질이다. 200p

옳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져다주는 보상 때문도 아니고, 곤경에 처한 타인을 향한 동정 때문도 아니다. 그저 그 일이 옳기 때문이다. 203p

슬프게도 늘 잘하는 사람은 끝내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 그에게는 치고 올라가는 반전의 동력이 확보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잘하기 위해서는 못해야 한다는 것.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루하고 시시해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은 우리에게 놀랍도록 큰 해방감을 준다. 213-4p

웃음은 감정적 거리두기에 기반해 있고, 타인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행위다. 울 때는 혼자 울지만, 웃을 때는 함께 웃는다. 이 집단적 거리두기가 웃음이라는 행위의 수동공격성과 비겁성의 원천이다. 스스로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내부에 설정하지 않는 웃음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봉쇄한다. ‘이상한 사람’을 지적하는 동안 자동으로 획득되는 ‘멀쩡한 사람’의 지위에 사람들은 중독돼 있고, 이 사람들의 가장 앞자리에 기자와 교수, 논객 같은 이 사회의 논평가들이 있다. 구조이 바깥에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만 드글거리고, 구조 안에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보려 고민하는 사람은 드물다. 아무런 모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 수동 공격적 웃음이 사회에 너무 팽배해 있어서 변화의 동력이 축적되지 못한 채 산산이 흩어진다. 정치의 만성적 예능화, 가혹한 뒷담화와 가학적인 조리돌림 문화가 이 웃음과 연관돼 있다는 오랜 의심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두 팔 걷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결연한 투지 대신 웃음으로 농치고 마는 문화, 그래서 싸우자고 덤벼드는 사람들을 더욱 외롭고 슬프게 만드는 이 풍토를 어쩌면 좋을까. 247p

“내 머리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 / 칸트 묘비명
그 무한의 숭고, 영겁의 공포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여기에서 그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낙담하지 않는 것이다. 알량한 도덕군자로 명랑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나의 장래희망이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에세이추천 #글쓰기최고봉 #글쓰기는저자처럼 #한국문학 #신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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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김재철 지음 / 열아홉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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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을 향한 순례 여정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기록]

#백건우베토벤의침묵을듣다
#열아홉_출판사
#김재철

데뷔, 7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언론인으로 오래 일한 김재철과 함께 4박 5일 함께한 기록이다.

백건우와 기자가 베토벤을 향한 순례 여정이지만,
음악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행적을 따라갈 수 있는 영국의 사진
미술, 철학, 사랑 풍성한 이야기가 화음을 이룬다.

30살에 청력이 흐려지기 시작한 베토벤의 삶을
이토록 깊이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다.

길고 장황한 문장보다
함축한 이 책의 글들이 그 삶을 깊게 느끼게 한다.

고통을 고통으로 표현하지 않는 천재 작곡가.

백건우는 베토벤을 세상을 ‘음악으로 번역’하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와닿는 수식어가 또 있을까?

❝내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나를 붙들었다.
신이 내게 명령하신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이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손을 통해 태어나야 할 음악들,
그것을 생각하며 나는 지금 이 비참한 삶을 견뎌내고 있다.
아아, 사람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비참한 운명을 어깨에 짊어지고도 음악가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몸부림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의 예술혼이 활활 타오르기 전에 죽음이 닥쳐온다면, 나의 운명이 아무리 무자비할지라도 나는 맞서 싸울 것이다. ❞
- 1802년 10월 6일, 베토벤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중 / 38p

베토벤의 사랑.
어쩌다 다 이리 이루어지지 못했는가 ㅜ
그리하여 명곡이 탄생했겠지만…
첫 사랑을 위해 쓴 <월광>을 시작으로..


❝ 그래서 그의 후기작은 실제 소리보다 ‘영혼의 소리’에 가깝죠. 세상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한 채, 오직 자신만의 우주 속에서 쓴 음악이니까요. 귀를 잃은 후 후기 베토벤의 음악은 철학입니다. 음악이면서 음악이 아닌 지점까지 도달한 거의 유일무이한 작곡가죠.
베토벤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질문’을 음악으로 표현했어요. 단순히 아름다운 음악을 넘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음악이 나온 거죠. 쉰베르크나 바르톡, 브람스는 베토벤의 영향 속에 작품을 썼다고 봐야 합니다. 후기 베토벤 없이는 현대 음악도, 서양 철학도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

청력을 잃고 쓴 작품이 <영웅>, <합창>이라니..
그는 진정 천재가 맞다.

고통을 정직하게 대면했던 고흐와 베토벤.
그들의 그림과 음악이 이 책을 덮은 후 다르게 보이고 들릴 것만 같다.

베토벤을 다른 연주자들처럼 강하게만 연주하지 않는다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언젠가 섬 연주를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베토벤처럼 고통을 통제하려고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흐처럼 고통을 모두 드러내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건 고통을 속이지 않는 것이에요. 예술은 고통이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고통을 끝까지 정직하게 대했을 때 비로소 시작되거든요. ❞ 112p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서평단 단체디엠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우주서평단 #기자의글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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