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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타이완 여행기 -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평점 :
책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읽은 나는 끝이 반전으로 느껴졌다.
이런 재미를 생각하면 책 처음의 <일러두기>를 마지막에 넣는 것은 어땠을까?
일러두기를 읽지 않고 본문으로 들어간 나는 마지막의 이야기에 묘하게 배신당한 느낌과 재미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
쇼와 12년(1938년) 일본인 소설가는 대만을 여행하는 기회를 얻는다.
먹는 일에 있어서 요괴 소리를 듣는 그녀는 타이완 여행에서 가장 방점은 ‘식’에 있었다.
처음 만난 통역은 그녀의 먹거리 관심에 가볍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말로 무시했으나,
’샤오첸’은 달랐다.
박학다식에 그녀가 요청하는 장소에 데려다주고, 먹고 싶다는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식당에 데려가는 것에서 식사를 직접 준비해 주는 일로.
그녀와 일적인 만남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었다.
샤오첸은 그의 친구가 될 것만 같았지만, 흔쾌히 수락하지 않고 거리를 둔다.
샤오첸, 대체 당신은 어떤 사람이에요?
왕첸허, 타이중주 타이중시 딩차오쯔터우 오오아자 사람, 왕씨 일족의 서녀. 부계는 부농 지주, 모계는 소작인. 무라카미 공학교, 타이중 고등여학교를 거쳐 졸업 후 보습과를 1년 다녔으며 열아홉 살에는 무라카미 공학교에서 국어과 교사로 일했다. 올해 봄에 퇴직했고, 나이는 스물둘.
가족과 별다른 교류가 없을 뿐 아니라 주변에 기댈 만한 어른도 없었다.
확실히 고등여학교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4년의 학업만으로 영어 회화를 능숙하게 할 수 있을까? 솔직히 ‘국어’라 할지라도 본섬에서는 유창하게 하면서도 우아하게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하물며 프랑스어는 일본어보다 더 안 쓰는 외국어 아닌가. 대체 어떻게 배운 거지? 234~5p
언어능력, 나이와 출신에 맞지 않는 박학함, 소학교 교사를 뛰어넘는 학식, 다양한 독서 영역, 학식과 기억력도 뛰어난데 실무 능력 또한 대단했다. 계산, 장부 정리, 속기, 암송, 청소, 정리, 자료 조사와 과일 깎기, 사무 처리 능력에 더하여 엄청난 요리 솜씨까지.
그런 그녀가 내년에 그저 한 번 얼굴을 본 나이 많은 일본인 남성에게 시집을 간다니.
그리고 남자아이를 여럿 낳을 때까지 아이 낳고 키우는 일에 메진 해야 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막아야 한다.
그녀는 번역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나와 왜 친구가 될 수 없을까?
그녀는 마음을 여는듯하다가 왜 갑자기 싸늘하게 식을까?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추리를 해야 하는데.. 야오야마의 추리를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샤오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막아서는 일로 그녀에게 칭찬을 들을 줄 알았는데…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소설가는 문자로 세상을 빚어내는 사람이죠. 저는 세상을 빚어낼 만한 재주가 없거든요. 하지만 번역은 다른 이에게 더 많은, 다양한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일이잖아요. 239p
입으로는 식민지를 향한 제국의 편견, 여성을 향한 남성의 편견, 본섬 사람을 향한 내지인의 편견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실은 내가 비웃고 저항하던 이 우스운 세상에서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다. 평범하고 속된 사람이었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잠복해 있던 오만과 편견ㅇ르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거였다. 406p
‼️주의! 배고플 때 읽으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