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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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뉴욕 롱아일랜드의 이쪽에서 저 너머 초록 불빛을 바라보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었다면,
여기 2024년 핫 플레이스가 된 성수동의 고층 빌딩인 T타워의 펜트하우스에서 압구정동의 초록 불빛을 바라보는 한 남자가 있다.

94학번 서울대 경영학과 성수동 출신인 규아. 서울대에 들어간 그 순간만 연지가 아닌 규아에게 사람들의 칭찬이 오갔었다. 사촌들 사이에서 언제나 연지에 비해 모자랐던 규아는 대입의 순간만 그녀를 이름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렇게 들어간 학교였지만 공부보다는 풍물 동아리에서 시간을 보냈고, 동아리 회장직을 끝낸 순간 학교를 휴학하고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다. 우왕좌왕하며 보낸 5년, 안정되긴 했지만 레스토랑이나 펍을 오가며 지냈던 5년을 보내면서 작은 와이너리를 알게 되며 사업가로 터를 잘 잡았지만 와이너리가 2세대로 넘어가며 그 일을 접고 귀국을 결심한다.
여기가 내가 살았던 그 성수동이 맞나? 싶을 만큼 핫 플이 된 곳에서 운이 좋게 터를 잡아 ‘킹스포인트’를 오픈한다. 다시 만난 연지는 여전히 압구정동에서 살고 있었다. 시댁, 친정, 자신의 집까지 모두 한 단지에 사는 연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연지는 꽤 이른 나이에 규아와 동기인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광채와 결혼해서 서울대 출신의 아들을 둔 남의 눈에 보기엔 모든 것을 다 갖은 여자로 살고 있다. 연지의 집에 초대받아서 가기 전까진 아마 규아도 그렇게 생각하며 지냈을 텐데..

압구정동에 사는 사람들이야말로 근본이 있는 사람이라 운운하는 광채. 시종일관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 듯한 부부의 대화, 아들과 두 부부 사이에 묘하게 끼어 있는 프로. 민경훈까지 규아는 이 불편한 공기가 피곤하기만 하다.
+ 킹스포인트에 나타난 개인적인 노출을 극도로 자제한다는 신흥 부자 에클버그의 제이강이 합류하며 규아의 인생은 피곤의 도가니탕이 된다.

든든한 돈줄 계약을 제안한 에클버그의 제이강. 그는 규아의 동아리 1년 후배. 몸짓이 남달랐던 재웅이었다. 대학 시절 서로의 연애 타이밍이 안 맞았던 사이로 기억하는 재웅은 규아가 아닌 연지와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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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누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 많은 것이 필요했어요. 그러느라 조금 오래 걸렸을 뿐이에요.“
사실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 그것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연지를 사랑하기 위해 필요했던 많은 것들, 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197p

인생은 연지에게 결코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다. 연지가 필사적으로 그것을 햐애ㅎ 손을 뻗을 때마다 그것은 마치 약 올리듯 한 줌 연기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광채가 말한 ‘뽑기 운’이라는 단어로 연지의 불운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재웅이 박마 탄 기사가 되어 나타나 손을 내밀고 있는 이 순간조차 연지가 드디어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연지는 마침내 행복이라고 적힌 쪽지를 뽑을 수 있을까?219p

이 이야기의 끝엔 해피엔딩이 있을까?요? 궁금하시죠~
안 읽어도 읽은 것만 같은 책이 있죠. 카프카 변신,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등…
저 이 세 권 다 안 읽었잖아요. ㅋㅋㅋㅋ
위대한 개츠비 읽으러 갑니다…… 😜

그 시대의 도덕관으로, 사랑이란 남자 여자 사이의 호감이나 열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사랑은 성숙한 성인 남녀의 철학과 세계관이 결합하는 것이었고 높은 사회의식과 윤리의식을 반드시 동반해야만 성립 가능한, 그래야만 하는, 차원 높은 도덕적 결단이었다. 한끗이라도 미달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저속한 쾌락의 추구에 불과할 것이다. 차선도 신호등도 무시하고 앞도 뒤도 없이 달려들어 모두의 뼈를 박살내버리고 마는 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한다면, 그런 이기적인 것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면, 나는 그동안…
거기서 나는 생각을 멈추었다 - P163

그들이 몸을 기대어 울고 있는 락은 침대 위, 흐린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문으로 무엇이 보일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며 오싹한 기분이 들었는데, 한 사람의 집요한 기억이 박제되어 물질로 몸을 얻고 하나의 성전을 이룬 것은 수천 년 전의 미라가 살아나는 것과 비슷하게 섬뜩하지 않은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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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 -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전쟁의 승패를 갈랐던 화학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0
곽재식.김민영 지음, 김지혜 북디자이너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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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장으로 구성
1장, 삼국시대 투석기
2장, 후삼국 시대 기병대
3장,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활의 교
4장, 일본의 운요호의 석탄

농협 혁명, 산업혁명, 과학혁명으로 구분될 정도로 과학은 최근의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고대와 중세에서도 화학을 건져 올리는 천재 화학자 곽재식.

🍃 1장 투석기
삼국시대의 최대의 무기는? 투석기.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함. ‘묘청의 난’에서는 불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투석기의 어느 부분이 화학인가? 바로 핵심부품인 밧줄!
밧줄의 재료인 지푸라기 from 벼 / 요 벼는 광합성을 하는 애
포도당 2개 -> 엿당 / 여러 개면 전분
포도당이 전분처럼 나란히 이어져 붙지 않고 지그재그 맞물리면 셀룰로오스 즉 섬유소<- 요것이 바로 지푸라기의 주 성분
cf) 전분을 다시 엿당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엿기름 ( 엿의 기름이 아니라고요~ )

🍃2장 후삼국 시대 / 기병대
후삼국 시대의 전투의 특징 : 해전이 중요했고, 기병대가 활약.
풀만 먹는 말은 고기 등의 잡식을 먹는 사람보다 어떻게 더 빨리 달릴까?
사람과 말이 오래달리기를 한다면?

말은 근육이 많고 동물의 근육에 기본이 되는 것은 근섬유다. 실처럼 되어 있는 근섬유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성분은 미오신이라는 물질. 이것은 모든 운동의 근원이다. ATP가 ADP로 변할 때 미오신이라는 물질의 모양이 굽어드는 화학 반응이 운동의 이유.(사람, 동물, 식물에 동일하게 적용 -> 이를 이용한 세균 측정기가 있음)

🍃3장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의 핑계 중 하나 ‘활의 교’
이성계가 요동 정벌을 반대할 때 4가지 반대를 했다고 해서 ‘사불가론’이라 하는데
1.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싸움 거는 거 아냐. 2. 여름철엔 싸우기도 힘들고 농사철에 군인들 동원하는 거 아냐. 백성들도 먹고살아야지~ 3. 왜구가 쳐들어 오면 어쩌려고? 4. 장마철이라 활의 교가 풀어진다.
바로 이 4번째 활의 교. 이는 활의 접착제를 의미한다.
활은 너무 단단해도, 너무 물러서도 좋지 않은데 이에 아주 적합한 것은 물소 뿔이었다고. 다 수입품.
접착제로는 아교와 부레풀로 나뉘는데 동물의 가죽을 삼고 거기서 나오는 물질을 뽑아 만든 접착제를 아교라 하고, 물고기의 부레를 잘라서 삶은 뒤 진득진득한 성분만 뽑아서 만드는 걸 어교라고 부르는 부레풀. 놀랍게도 여전히 아교 사용한다고 함.
아교는 왜 찐득할까? 콜라겐 덕분. (여기에 염기성 성분을 이용하여 가공하면 젤라틴. ) 단백질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형태가 바뀌는 성질이 있다.

🍃 석탄 군함, 운요호
19세기 조선 1866 병인양요, 1871년 신미양요, 1875년 운요호 사건 등 강화도 공격을 계속한다. 당시 방어 기지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강화도는 계속 타깃이 되는데 마지막 운요호 사건에 가장 큰 데미지를 입는다. 운요호는 석탄으로 움직이는 증기 기관을 이용한 배.
흔히 석탄은 오래전 고생대에 살았던 생물이 변한 것이고 석유는 공룡이 변한 것이라 말하는데 석유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생명체의 주재료는 탄소. 그렇기에 사람이나 동물이 죽고 나면 다시 이산화탄소로 돌아간다. 땅속에 묻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순수한 탄소만 남은 덩어리로 바뀌어 간다. 이를 ‘탄화’라 한다. 탄화가 비교적 적게 되어 옛 생물의 성분이 일정 부분 남아 있는 것을 갈탄, 탄화가 많이 되어 탄소만 많은 것은 무연탄, 탄화가 더 많이 되면 순수한 탄소 결정체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흑연’ 흑연보다 더 튼튼한 형태를 이루면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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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흙으로 되돌아간다고 하는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흙보다는 이산화탄소가 되어 공기중으로 되돌아가는 비율이 높다. 말하자면 사람은 흑으로 되돌아간다기보다는 바람처럼 변해 흩어진다. 179p

다이아는 없고 연필 많은 우리집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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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자리 소설Q
문진영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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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미래의 자리는 최진영 작가의 <이제야 언니에게>라는 제목처럼 이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책은 미래로 시작하지만 바로 지해, 자람, 나래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각자의 이야기가 끝나면 단문이 하나씩 들어있다.

지해는 문창과 출신이고 글을 쓰고 싶지만, 현재는 점심시간만 운영하는 무한 리필 한식 뷔페에서 일하고 있다. 사실 이런 루틴이 있지 않았다면 그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을지도 모른다.

첼로를 전공한 자람은 지해의 단짝이었다. 작은 몸으로 첼로를 들고 다니는 자신을 대신해서 첼로를 들어주던 지해보다 이제는 훌쩍 자랐다. 미처 대학을 진학하기도 전에 집이 어려워졌고 현재는 생활비 절반쯤은 감당하고 지낸다. 면허를 따기도 전에 대학 동기가 낡은 중고차를 넘긴다기에 받은 아반떼는 지금 ‘금옥’이란 이름이 되어 자람의 레슨 지역을 넓혀줬다. 그 덕에 민서를 만났다.

미래와 쌍둥이로 태어난 나래.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교사 엄마는 둘의 선택과 결정을 무척이나 존중했다. 좀 무신경하다 느낄 정도로. 미래는 고등학교도 대학도 다니지 않는 길을 택했고, 나래는 카이스트를 다니다 수능을 다시 준비하고 의대생이 됐다.

곁에 있던 누군가를 잃은 이들이 상실을 통과하는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아프게지나가는자리 #한국문학추천 #소설추천 #중장편도서추천

누군가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견디기 힘들만큼 괴롭고, 누군가는 덤덤하다. 남의 일에 왜 그렇게까지?라고 말한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등의 기사를 보며 같은 마음으로 아파하는 누군가에게 왜 그렇게까지? 아는 사람이 있었어?라는 답을 듣는다면.. 당사자들이 아니라 그 마음을 치유할 기회도 애도의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삶이 있기는 할까?

저에게 문진영 작가를 알려준 @mbbongeya 님께 감사를

나는 가끔 어떤 순간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끼면, 어떤 열망에 사로잡힐 때면 모르는 얼굴들이 떠올라. 왜 나는 여기 있고, 누구는 없지? 그런 게 이상해. 나는 왜 살아 있지?
세상이 미쳐 날뛰는 것 같다가도, 근데 왜 이렇게 아름답지? 그런 생각이 들고, 웃다가도 갑자기 죄책감이 들고, 슬퍼할 만한 걸 슬퍼하다가도 나한테 그럴 자격이 없단 생각을 해.
그렇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나도 알아. 그래서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싶다가도 내가 뭘 할 수 있지, 그런 생각으로 바뀌고. 내가 너무 먼지 같다가도 또 가끔은 우주만큼, 너무 커다랗게 느껴지는 거야.
그러다 아, 그 사람도 우주였는데. 그리고 또 누가 그 사람을 우주만큼 사랑했을 텐데, 그런 생각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야.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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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 아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나를 두드리는 사유
이진민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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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철학하는엄마입니다
#이진민
#whalebooks

<254p><별점 : 4>

제가 얼마 전에 강추 도서로 올린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의 첫 책.
육아자들 다 모이세요!! 이런 책이 진정한 육아서라고요!!!

저자의 소개 글
사 남매, 딸 딸 딸 아들 중 눈치 없이 셋째 딸로 태어나 책 탐 많은<- 여기 볼드로 읽어요 우리!
아이로 자랐다.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싶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맥주를 콸콸 마시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지만, 가끔은 이 산이 아닌가 보다 싶은 나폴레옹의 마음을 느꼈다. 그러다 정치철학을 만났고 이거다 싶었다. 정치사상에 깊이 발을 담그며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매사추세츠주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멜론 장학금을 받으며, 그리하여 또 맥주를 마시며 정치철학을 전공했다.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바꾸는 일에 관심이 많기에, 학계의 소수를 만나는 논문보다 일상의 다수를 만나는 책을 쓰고 싶었다. 비슷한 시기에 박사와 엄마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움켜쥐고 살았다. 젖을 물리며 안에서 깜빡이는 아이디어들을 황급히 메모했고, 아이를 재우며 둥둥 떠오르는 문장들을 더듬더듬 적어 나갔다.

대단한 학벌을 소유자이지만 현재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책의 전체를 읽으며 저자의 좌절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육아를 잘해서가 아니었다. 저자의 마음가짐이 그러한 사람이었다. 대단한 학벌 오랜 가방끈에도 저자는 과감히 육아만을 전념한다. 미국의 10년 거주에서 둘째는 낳자마자 독일 거주로 변경되는 환경. 상상이 되는가? 익숙하고 도움의 손길이 있는 곳에서도 두 어린아이를 키우는 일은 힘들고 고되다. 하지만 언어도 환경도 낯선 곳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란!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나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저자의 상황을 생각하면 나의 미소가 가능한가? 싶지만 내내 미소 짓게 했다. 자신의 쉼을 위해 가능하면 분유를 택하는 일도, 아이들과의 외출의 번거로움도 가끔 분노 폭발의 순간에도 저자는 그럴 수 있어. 괜찮아. 또는 미안해 내가 뭔 짓을 한 것인가? 바로 반성한다.
육아에 그녀의 철학 박사라는 타이틀이 도움이 되었을까? 나는 박사여서가 아니라 그녀의 평소 생활 태도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먼저 읽은 책에서도 강조했던 그녀의 유머! 겸손한 마음과 배려가 기본 탑재된 사람인데다 철학까지 공부를 했으니 얼마나 깊은 사고의 시간을 보냈을까? 이런 사고의 시간에서 얻어진 삶의 철학은 노산인 그녀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달리는 체력에도 사랑스러움을 놓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읽는 내내 내 아이를 키우던 시절들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했고, 내가 갖은 마음과 똑같은 마음을 글로 만나 행복했다. 나는 아직도 내 아이들이 걸어서 스스로 걷는 것에 종종 놀라는 사람이고😆 (하루에도 12번 변하는 어미의 맘….이지만) 특히 아이들의 엉덩에 종종 기저귀 찬 뒤태와 겹쳐 보이기도 함…🤣🤣

육아로 지치거나 어린 시절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을 다시 찾고 싶은 분들이라거나
허들 낮은 철학을 만나고 싶은 분들, 세상의 다정함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강추도서 #육아추천서 #허들낮은철학도서 #일상철학도서 #난이도낮은교양서 #인문서적추천 #유머탑재도서 #북스타그램

여성들의 가방 해방 논의가 어후 다최 남사스럽고 눈물시어 못 보겠다는 남성분들이 계시다면, 조심스럽게 다음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슴 해방이라는 거, 사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거 님들 쪽도 알게 모르게 다들 건너온 과정일 겁니다 먼저 산 위에 올라가 있다고 밑에서 뛰어오는 살마들에게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아주세요. 그냥 그저 자유가 좀 있음 좋겠다, 가슴이 좀 편했으면 좋겠다는 거지, 그렇다고 다들 벗고 다닐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노브라가 무슨 대량 살상 위험이 있는 흉악 범죄도 아니잖아요. 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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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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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그녀가 물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중략)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네가 이미 나를 살린 적 있다는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120p

시사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승준은 최근 아이가 태어나 육아 휴직 중이다. 또 다른 세상을 알려준 지유를 돌보는 일상 중 선배로부터 인터뷰 한 꼭지를 부탁받는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여성을 인터뷰하여 책을 엮는 프로젝트 중 하나를 맡아달라는 것. 아내는 그런 승준의 일을 반대하고 나선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채우고 싶어 하는 마음에 승준까지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말하기를 원했다.

승준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단지 반장이라는 이유로 학교를 오래도록 결석하던 한 아이의 집에 방문하게 됐고, 웅크리고 있는 그 아이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 은 아니었지만 하교 후 한동안 아이의 집에 방문하게 됐다. 아이의 부탁은 딱 하나.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학교에 알리지 말라는 것이었지만, 승준은 자신의 집에서 먹거리 등을 챙겨 아이의 집에 여러 번 방문했었다. 그중 아버지 소유의 카메라도 한 대가 포함되었다.

카메라는 권은을 일으켰다. 결국 카메라로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하며 살게 됐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사람으로 살게 했다. 우연히 둘은 성인이 되어 인터뷰 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승준은 당시 권은을 분쟁 지역의 기록을 하는 사진 기자. 딱 그렇게만 알고 있었고 과거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시리아에서 다리를 잃은 사진 기자. 그 기사를 보고 병원에 찾아간 승준. 자신이 건넸던 사진기가 그녀의 다리를 잃게 한 것은 아닐까?

다리를 잃고 분쟁지역에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 권은은 한 영국인의 도움으로 영국에 거주 중이다. 드레스덴 폭격이 있을 당시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와 분쟁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쟁의 무용함을 적극 알리려는 오빠를 둔 애나의 도움이었다. 영국에 거주 중인 권은과 승준은 이메일로 소통하게 되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임산부 나스차가 무사히 출산할 수 있게 도와줄 인연들을 연결하게 된다.

남편과 이웃을 두고 출산을 위해 홀로 떠나야 하는 나스차, 분쟁 지역에서 무사히 탈출하지만 타국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살마, 전쟁에 참전해서 고통스러웠던 삶을 사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와 평생 화해하지 못하는 오빠를 둔 애나, 홀로 남겨진 은에게 아버지의 냉정함에 치를 떨던 아내에게 다정함을 건넨 승준, 이스라엘 시리아 등의 분쟁 지역의 상황 등이 펼쳐지는 답답하고, 아프고, 다정하고, 고통스럽고, 따스한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분쟁지역이야기 #전쟁의무용함 #한국문학추천 #장편소설추천 #김하나추천도서

게리는 아버지가 군인으로서 범한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뒤에 조작되고 의도된 아버지의 무지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건 아이었을까. 알마마이어가 게리와의 이너뷰에서 한 말 - 무지를 무죄로 활용한 사람들을 향해 천진한 기만이라고 했던 그 말을 들으며 게리는 아무도 모르게 아버지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110p

가령 미국의 폭격에 많은 국민을 잃은 이라크는 다른 곳에서는 쿠르드족을 죽였다. 삼백 년 넘게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를 받은 인도네시아는 약국의 슬픔을 어느 나라보다 잘 알 텐데도 동티모르를 공격했고 인구의 사분의 일 이상을 학살했다. 이십 세기 들어 가장 처절한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대인들은 테러릿트를 차단하고 솎아낸다는 명목을 내세워 그 위로 고압 전류가 흐르는 팔 미터 높이의 장벽을 세웠고 가자기구에 주기적으로 폭탄과 미사일, 로켓을 투하해왔다. 무기에는 테러리스트와 민간인을 식별할 능력이 없는데도, 오히려 이스라엘 사람을 한 명이라도 죽이는 게 꿈인, 고작 그런 것을 꿈이라고 믿는 소년과 소녀들을 키워낼 뿐인데도, 그들 중 일부는 몸에 폭탄을 두르고 이스라엘 군인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테러가 아니라 신앙이라고, 아니, 사랑의 경지라고, 자신의 몸이 신전이 되어 순교할 기회를 얻은 것뿐이라고, 그들은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177p

김하나 작가의 추천 글에 적극 공감한다. 어쩜 이렇게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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