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아름다움 - 어느 우정의 역사
앤 패칫 지음, 메이 옮김 / 복복서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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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소설을 쓰고 대학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그녀의 친구 루시와 그녀와의 우정에 대한 기록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에세이가 맞나?는 의심을 계속하게 만든다. 이런 우정이 가능하다고? 이거 우정 맞나?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 아닐까? 이토록 다 내어주는 우정이라고?

루시는 아홉 살 때 유잉육종을 앓았고, 오 년 동안 혹독한 방사선치료와 화학요법 치료를 받았으며, 그 후에 여러 차례 재건 수술을 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후로 수차례 수술과 회복이 이어지는 삶을 사는 루시. 그런 루시는 어디에나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루시는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아파서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얼굴이 갖은 것도 있겠지만, 그녀는 현재를 충실히 그 누구보다 에너지 있게 산다.
그런 그녀와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루시와는 전혀 다른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존재인 앤은 그녀와 절친이 된다.

루시는 시를 앤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길을 걷는 것 외에는 둘의 공통점을 찾긴 어려웠다. 그 다름이 서로에게 끌렸을까? 언제나 앤에게 사랑을 묻고 갈구하는 루시. 그러면서도 수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만나는 남자가 없으면 늘 사랑이 없음에 슬퍼 우울해하는 루시. 그런 그녀를 끝없이 감싸주는 앤.

이런 관계가 가능한가?
불편하게 읽힐 수도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관계인가? 싶어 경이로웠던 두 사람의 관계. 무엇이든 다 내어주는 친구들이 가득했던 루시에겐 어떤 매력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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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어 줄 빛이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빛을 빌려주는 것, 수년에 걸쳐 우리가 서로를 위해 해온 일이었다. 212p

루시는 곤경을 극복한 롤 모델로 거기 나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루시는 진지한 작가였으며, 자기 책이 가슴 아픈 내용이 아니라 문학적 가치로 평가받길 원했다. 214p

루시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장 편안한 사람이었다. 루시를 만날 때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외국에서 외국어를 대충 사용하며 지낸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다가 루시가 나타나 영어로 말을 걸면 나는 갑자기 유창해져서, 그간 내게서 사라진 줄도 몰랐던 복잡하고 미묘한 표현을 전부 다시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루시와 있을 때 나는 원어민이었다. 322p

이런 헌신적인 사랑을 품은 앤과
자신을 아픔에 가두지 않고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는 루시.
둘 다 감히 내가 닿지 못할 경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여러분에게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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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유전자 - 세계사를 뒤바꾼 문제적 유전자 바로 읽기
정우현 지음 / 이른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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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라는 이름은 덴카트 식물학자 빌헬름 요한산에 의해 만들어졌다. 1909년에 만들어진 용어를 40년도 더 지난 후 멘델이 유전 법칙을 발견했다. 이후 인간은 다양하게 유전자에 이름을 붙이고 사용해 왔다. 우생학 등을 이유로 끔찍한 일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유전자를 탓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유전자는 정보일 뿐이며,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언제나 환경이 조절하고 결정한다. 이런 문장을 읽어도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어쩐지 나쁜 것은 남 탓(조상)이라도 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 때문일까?

1. 피부색 유전자 : 인종차별은 없어지지 않는 글로벌 문제 중 하나. 그렇지만 우린 생물 시간에 다 배웠다. 인간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시작이라고… 즉 인류는 흑색 피부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색을 갖게 되었냐고? 어두운 피부는 태양광을 막아주기에 일조량이 많은 저위도 지방에 사는 데 유리하지만, 고위도에 살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전 위도로 인간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피부가 밝게 진화한 것. 예외 : 이누이트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 사는데 피부가 백색이 아니다. 이는 햇빛을 통해 얻지 못하는 비타민 D를 음식으로 보충해왔다.)

2. 희귀병 유전자
희귀병이란 유병 인구가 우리나라 기준 2만 명 이하거나, 진단 자체가 어려워 유병인구를 가늠하기 어려운 모든 질환.
세계적 대표 : 혈우병 보인자였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자손들의 결혼으로 유럽 왕가에 퍼짐. 합스부르크가의 혈통을 중요하는 근친혼으로 인해 열성 유전병 발현 확대.
가능하면 인연은 멀리서 서로 닮지 않은 이와 하는 것이 좋음. 🤓 인간은 지나치게 잘 먹기 때문에 돌연변이 현상으로 중요한 생화학적 능력을 많이 잃어버렸음.

3. 사나운 유전자
성선설 성악설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사피엔스>의 인간의 폭력성 덕분에 살아남았다가 서로 반대되는 의견인 것처럼. 둘 중에 어떤 것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진화가 다정함도 잔임함도 아닌 ‘다양함’을 만들어내는 원리라는 것은 사실이다.

4. 열등한 유전자
‘우성’은 영어로 ‘dominant’이고, ’열성‘은 ’recessive’이다. 우월함을 의미하는 ‘superior’나 열등함을 의미하는 ’inferior’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우성과 열성은 유전형질의 발현 빈도가 높은지 낮은지를 설명하는 용어일 뿐 우열 관계나 가치 판단의 표현과는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195p

X, Y 염색체의 이름이 알파벳을 닮아서 그렇게 붙여진 것이 아님. X 염색체는 1891년 독일의 세포학자 헤르만 헨킹이 발견했는데 이 염색체가 다른 염색체와 달리 쌍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존재하며 감수분열 시 특이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미지의 요소‘라는 의미로 ’X‘를 붙인 것이고, Y 염색체는 X 다음으로 발견한 작은 염색체라는 의미에서 단순히 그다음 알파벳인 ‘Y‘를 붙인 것이다. 201p

5.6 범죄 유전자, 동성애 유전자
이게 있다고 우기면 우생학의 부활이지.

7. 암유전자
인간이 암을 정복할 날이 올 것인가?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수많은 암이 발생되는 아이러니.
암은 내부의 반란자이기에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암 유발 유전자가 한두 개가 아니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암은 척추동물, 연체동물, 무척추동물에서 모두 발생한다. 식물🌲도 암에 걸린다. 😳 그런데 암에 걸리지 않는 동물이 있다? 코끼리 🐘 👏

책을 관통하는 유전 vs 환경
이 질문 자체가 잘못이다. 중요한 것은 두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작용하느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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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 님 따라 읽기. 흥미로운 책 소개 고마워요.

유전자는 정보일 뿐이다.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언제나 환경이 조절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간은 과학을 이용해 유전자를 발견하고 어떤 것은 좋고, 나쁘다는 낙인을 찍었다. 과학이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정한 것. 세상에 ‘나쁜 유전자‘는 없다. 단지 그것을 나쁘게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이 있을 뿐이다. <들어가는 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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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버디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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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해의 작가라면 장은진 작가와 인문 에세이의 김지연 작가

이 책은 기후 위기가 배경인 이야기 3부작을 기획하고 쓴 작품 중 하나.
1부작 <날짜 없음>, 2부작 <디어 마이 버디>, 3부작은 동화로 쓰실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이 2023에 나왔으나 청소년 문학으로 나와서 그런지 내 알고리즘에 걸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날짜 없음보다 좋았다. (3부작 동화도 아직 안 나온 것으로 보인다.)

도시는 사라졌고 일부만 남았다. 높이를 자랑하던 것들만 살아남았고 그 높이에 우연히 있었던 사람들만 살아남았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모두가 공평하게 불행해졌다.

스쿠버 다이버에 입문하고 ‘버디’라는 멋진 시스템에 대해 배웠을 때, 내 첫 번째 꿈은 아저씨의 버디가 되는 것이었다. 버디는 물속에서 나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지 않게 다이빙을 하며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짝을 말한다. 다이빙 중 서로의 안전과 목숨을 끝까지 맡아 주고 챙겨 주는 무조건적인 관계. 35p

어렸을 때 한없이 어둡고 우울한 세호는 늘 외톨이로 지냈다. 공부에도 소질이 없었고 잘하거나 관심 가는 것도 없었다. 그걸 눈치챈 아이들이 무시하기 시작했고 ‘때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9살 무렵에 시작된 일이었다.

부모와 할아버지를 놀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이런 일이 아픈 일이라는 것을 작가하고 반격하는데, 이 일로 세호는 가족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다이빙을 배우며 샘 아저씨와 인연을 맺게 된다.

“다이빙은 재밌니? 얼마나 재밌어?”
“살아 있다는 게 감사할 정도로. 다이빙은 매번 감동을 줘.”
엄마가 나를 생각해서 바쁘고 어려운 형편에 세아도 낳고, 그렇게 태어난 세아는 가족의 기쁨이었다.

그 아픈 과거로 인해 다이빙을 배우게 되고, 샘 아저씨의 버디가 되고, 지금 내가 아는 유일한 살아남은 가족인 세아를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했다. 샘 아저씨와 세호는 물속에 들어가 잠긴 도시 속 상점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꺼내오는 일을 담당한다. 또다시 해일이 닥치기 전에 생필품을 챙겨야 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같이 살아남기 위해선 더 많은 인원이 함께해야 했다.

늘 위험이 따르는 다이빙의 세계. 버디가 있기에 안심하고 내려가지만, 물 위를 떠다니는 시체들과 물속에서 만나는 처참함에 종종 정신을 놓기 쉽다. 이제 막 다이빙에 입문한 혜미와 배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늘어나 생필품 수집에 박차를 가하는가? 했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청소년문학추천 #소설속명화이야기 #기후위기3부작 #물에잠긴도시 #다이빙버디 #북스타그램 #전연령추천도서

”태평양 서부에 마리아나 해구라고 있는데,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야. 근데 마리아나를 탐사한 사람은 고작 네 명뿐이래. 10킬로미터밖에 안 되는데도. 수십만 킬로미터 떠어진 저 달에도 우주인을 보내는 시대에 말이야. 우주보다 더 밝혀진 게 없어서 그렇지 어쩌면 바다가 훨씬 우주스럽고 외계스러운 곳인지도 몰라. 바다는 지구 속의 또 다른 행성인 거야.“ 97p

다이빙은 이기려는 경쟁심보다 져도 괜찮은 보살핌을, 바쁜 속도보다 차분한 느림을 지향하는 세계다. 세상이 물속이라면 우리는 모두 그런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118p

❓책 속에서 세아가 각 인물에게 맞는 그림을 추천한다. 세아는 나에게 어떤 그림을 추천해 줄까?
❓다이빙을 해서 물속에서 꼭 필요한 물건만 추려 올라와야 하는데 세호는 세아와 혜미를 위해 서점을 가는 장면이 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 서점에 들른다면 어떤 책을 들고 올라올까?

젖은 책을 한 장 한 장 말리며 소중히 여기며 읽는 장면은 크~
어둠 속에 초를 키고 지내는 이들을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최근 고흐전으로 한국에 방문했던 작품이라 더 반갑)의 비유로 시작해 명화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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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없이 - 2025년 제7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지연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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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 없이 / 김지연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가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 없이 한 결혼은 실패로 끝났다. 안 지는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주 평균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부단히 노력했다. 자기가 좋아했던 선생님을 다수의 아이들이 싫어하면 싫어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이었다.
4년을 만나던 중에 임신을 했고, 중절을 할 것인가? 결혼을 할 것인가?에서 결혼으로 향한 이 커플은 돌쯤 된 아이를 키우던 중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안지의 지갑엔 남편과 남편의 아내와 내가 낳은 아이 셋이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우리가 바닷속을 지날 때 / 김지연
영재를 포함한 고교 동창인 네 사람은 10년이 넘도록 우정을 지속하며 집들이까지 오가는 사이다. 3명은 커플이 되었고, 그중 둘은 부모가 되었다. 세 사람은 여전히 고향에 살고 있었지만, 영재네만 바다를 건너 도시로 돌아간다. 가던 중 해저 터널이 막혀있는데…

📍엄마의 완성 / 구병모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된 엄마는 아직 40대. 엄마의 부탁으로 산부인과를 같이 가야 했다. 연하의 애인에게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이라 그랬던 걸까? 엄마는 아직 폐경이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혹시 모르는 임신 검사에 웃음을 터뜨렸는데 어쩐지 엄마 표정이 굳었다. 어렵게 시간을 냈으니 남자 친구 얼굴을 보고 가라는데… 첫 만남에 고기 무한 리필집?

📍헛꽃 / 권여선
‘언니야! 밖에 눈이 많이 와. 커튼 걷고 눈 구경 좀 해.’라는 메시지를 보기 전까지 커튼을 닫고 있어 몰랐다. 언제부턴가 혜영은 커튼을 열지 않고 지냈다. 불면증에 방광염에 우울증. 지금 혜영이 앓고 있는 병이다. 엄마의 병간호를 하고 돌아오면 그 증상이 늘어나고 심해졌지만, 언제나 엄마 곁에 가서 간호를 하는 것은 혜영의 몫이었다. 그런 혜영에게 동생은 자학적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내버려두라고,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혜영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듯했다. 마치 <전쟁과 평화>의 소냐가 그랬던 것처럼. 헛꽃, 헹맹, 주두성자라는 말을 듣고 고난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혜영.

📍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 송지현
우리 가족과 우현이 1년 만에 만났다.

📍괄호 밖에 안녕 / 이주혜
책 두 권을 번역하고 급격히 소진되어 두 언어를 피해 다른 나라로 도피했다.
정신 똑바로. 차려.
자꾸만 과거의 생각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향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

📍울루루-카타추타 / 최진영
어린아이를 구하고 죽은 아빠. 갑자기 의로운 사람이 됐다.
솔직히 아빠가 화냈던 거, 혼냈던 거, 별것도 아닌 일에 성질냈던 거, 그런 게 더 많이 기억난다고. 지금 같으면 내가 절대 듣고만 있진 않을 것 같고. 그런데 그런 생각 자체가 또 잘못 같으니까. 아빠를 원망하면 안 되잖아. 아빠는 사람을 구하고 죽었으니까 존경해야지. 근데 그게 안 돼. 나를 힘들게 하던 아빠가 다른 애를 구하고 죽었다는 생각을 하면 억울해. 243p
아빠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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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 님의 헛꽃 ㅠㅠ 어쩔… 후벼팠어…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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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올리브에게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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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 집. 사람들은 그 집을 올리브나무 집이라고 불렀어요. 왜냐면 그 집에는 커다란 올리브나무가 있고, 그 나무 이름을 딴 ‘나나 올리브’가 살고 있다고 했거든요. 누군가는 나나 올리브가 젊은 사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노인이라고 했어요. (중략) 사람들마다 얘기가 다 달랐어요. 하지만 그 집에 가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만 모두가 똑같이 했어요. 10p

아름다웠지만 안전하지 않았던 동네에서 태어난 다리스. 태어나면서부터 폭격 소리를 들어왔기에 울지도 않는 아이들이 사는 곳. 남자 어른들은 모두 총을 들고 어디론가 갔는데 형들도 차례로 군인들이 데려갔따. 이제 곧 내가 올 차례. 12살인 다리스는 배 속에 든 여동생과 엄마와 헤어져야만 했다. 엄마는 다리스에게 올리브나무 집으로 가라고 했다. 북동쪽 어딘가에 있는 올리브나무집으로.

전쟁 중에 길을 잃고 헤매던 월터와 다리스는 올리브나무 집에서 만났다. 월터의 도움으로 다리스는 이민을 가고, 공부를 하고, 직장을 구하고, 가족을 만들고, 악착같이 살았다. 언제나 중요한 일들이 생겼기에 모든 것을 묻어 두고 살았다.

막내의 가족 나무 그리기 숙제를 하며 외가 가족들만 가득 그려진 한쪽만 커다란 나무를 보며 기억을 떠올렸다.

올리브나무 집.

수화기 너머에서 다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꼬맹이 다리스니?

30년의 세월
둘을 올리브나무 집으로 안내했던 배트맨이 여전히 살아있었다.
여태 살아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고, 다리도 절지 않았다. 그리고 배트맨이 한 마리가 아니다?

가구도 벽도 절임들도 모두 상한 올리브나무 집을 천천히 수리하며 지내는 다리스. 그에게 소포가 하나 도착한다. 오래된 노트에 가득한 나나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 코흘리개 아야에게

구멍이 나 버렸다고 해서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야.
그 구멍을
채워 주는 것들이 생길 테니까 177p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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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으로 부서진 집을 지키며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주던 올리브 집
자신의 구멍을 메우려는 노력보다 타인의 구멍에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이어지는 집
전쟁으로, 종교의 다름으로, 헤어진 가족을 찾는 곳으로
힘든 이들에게 어딘가에는 안식처가 있다는 믿음을 되어주는 올리브 집.

조금 늦어도 괜찮아.
받은 친절은 다른 곳으로 흘려도 충분해.
잊지는 말자.
누군가가 줬던 친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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