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나의 30년 친구, 독서회
무카이 가즈미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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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부모 밑에서 도피로 시작한 독서는 저자의 삶을 지배한다. 번역가라는 직업을 갖은 저자에게 스승은 독서회를 소개했고, 30년간 독서 모임을 참석한 기록이다. 다양한 연령층에 주로 고전을 읽는 모임은 혼자서 손이 가지 ㅇ낳을 책이나 포기할 법한 책을 읽게 했다.
한 작가의 작품들 모두 격파하기, 대작 읽기(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2년 반을 진행했다고 함.)

독서 모임의 규칙, 효능, 방법, 책 선정 등의 팁과 사서로 직접 학생들의 독서모임을 진행했던 예, 기억에 남는 독서모임, 번역가들이 유독 많은 모임이라 번역의 차이, 독서 모임 후 보고서의 효능 등이 기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서모임에서 나눈 책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다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비중이 조금 많았는데, 읽지 않은 사람이 공감하긴 다소 어려웠달까? (다른 책들은 그런 느낌이 없었음)

일본도 가벼운 책만 읽히나 보다. 현재 중고생에게 인기인 것은 ‘5분 후 이런 감동을 맛보게 됩니다’라고 읽기 전부터 당분을 보증해 주는 책이거나 ‘세계 문학 명작을 줄거리로 알려주는 책’ 등이라고 함.

취미 : 독서 너무도 흔한 취미라 쓰기가 민망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희귀템이 된 세상에 독서모임으로 다시 흔한 취미가 되면 좋겠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독서모임30년 #나도하자30년 #독서모임퍼져라 #문학의힘 #함께읽는힘 #집단지성 #북스타그램도독서모임이지

자신을 속이지 않고 인생을 되돌아보는 일은 어렵다. 88p

문학에는 인간의 보편적 고뇌가 반복돼 그려져 있다. 그중에서 연애 고민은 끝이 없으며 이별 방법은 특히 어렵다. 109p

손이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왜 손을 보고 동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동정하는가. /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159p

어떤 일이 있어도 픽션을 현실의 복제로 간주하는 태도로 픽션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픽션 속에서 추구하는 바는 현실에는 없는 오히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것이야말로 문학의 힘이다. 235p

이제서라도 독서 모임 참석한 책 리스트를 기록해야겠다. (진짜? 기록은 너무 어려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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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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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당당한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 어차피 알려줘도 안 하고,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이 일은 엄청나게 품이 드는 일이다. 영업 기술을 몽땅 알려줘도 따라올 놈이 극히 적은.. 그렇게 느낀 영업의 기술은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 집을 읽으며 생각했었다. 이건 뭐 알려줘도 따라 하기 힘들겠네. 그런데 누군가는 그걸 읽고 치열하게 따라 하고 있겠지? 싶었다.
여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낸 이가 또 있다. 그녀의 전작들에서 느꼈던 ❛용감함❜의 활용정점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제안서를 내는 수많은 직장인들 여기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꿀팁을 주리라~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성경에 적힌 이 글을 응용할 만큼 대단한 책을 내셨다.

자기 계발서인가 문학인가? 어떤 장르로 불려도 상관없고 어느 쪽으로 팔리든 부끄럽지 않게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뿌리 깊은 깡은 ❛최선❜에서 우러나오지 싶다. 브라보 이슬아!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자기계발서와문학사이 #영업비밀 #설득의글쓰기 #이만큼웃긴자기계발서있음나와봐 #복희씨가나오는책은다좋지 #한국문학 #신간도서 #이매일쓰기 #글쓰기교본 #꼬시기기술


📍이름! 가끔 단체 mail을 보낼 때 복사하기 붙이기 하면서 놓치는 경우가 있다. 기본 중의 기본.

📍한 끗이 다른 비장한 제목 : 발신자의 적당한 호들갑
선행되어야 할 일은 수신자를 알려고 노력할 것.
상대의 빛나는 면을 관찰하고, 작은 것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 기억한다면 좋은 제목이 뽑힐 것.

📍돈 얘기를 언제 꺼낼 것인가?
돈 얘기는 빠르고 정확할수록 좋다.

작가의 청탁 mail
1. 첫인사와 간단한 자기소개. 지면(회사) 소개.
2. 청탁할 업무 소개
3. 왜 당신에게 청탁하는지. 당신의 탁월함 중 어떤 부분이 이 업무에 어울리는지 설득.
4. ‘내마금지’(내용과 분량, 마감일, 금액, 지급일) 명시.
5. 회신 희망 날짜 알림. 끝인사.

📍이연실 편집자의 이맬 = 외할머니네 구들장마냥 따끈 🤣🤣
난 받아본 적도 없는데 왜 상상이 되는가? 낄낄~
그런데 요런 시끄러운 문장 잘 쓰는 사람을 나도 안다.

편집자가 보내는 mail의 첨부 파일은 폭탄 💣인 경우도 있다. 🫩
러브레터보다 도파민 터지는 문장을 쓰는 편집자는 별점의 마왕일 수도 있다.

📍싸우지 않고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들을 시정하는 방법은?
📍노벨압박상이란?
📍탁 트인 해변에 데려다놓은 개처럼 쓰는 카톡?

나오는 사람들 : 복희씨, 전*9 남친, 강원국, 김진형 편집자, 이연실 편집자, 친구 손 등 😝



❝ How do you want to cherish this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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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언어들
김기석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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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언어들
#김기석
#복있는사람

<365p>

신앙생활하는 이들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그들의 위선에 분노하며 그 부조화의 뿌리를 보고 싶어서 신악을 공부했다는 김기석 목사님이 오랜 목회를 마치고 써 낸 고백의 언어다. 그 긴 기간 치열하게 공부했지만 여전히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담긴 책이다.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어디 가서 말하기 창피할 정도의 상태이기에 말하고 다닐 수도 없었다. 여전히 그러한 상태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조금씩 나는 왜 여전히 교회의 언저리에 머물고 있으며, 내가 믿고 싶은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앙 서적은 이미 믿는 자라는 기본 전재가 깔린 책들이라 자괴감을 얻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오래 목회를 하신 분도, 이렇게 훌륭한 분도 여전히 치열하게 믿고 싶어 노력한다는 말 자체가 큰 위로가 됐고, 인간의 언어와 사고로 이해되지 않는 성경 말씀에 의심을 품고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그런 부분에 의문을 던지고 답을 얻어야 하는 사람도 있는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책은 총 5강으로 나뉜다. 그의 서술 방식엔 이건 성경에 관한 이야기인가? 인문학 서적인가?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다. 차례를 살펴봐도 길가메시 서사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목적이 아닌 수단, 거룩의 정치학과 자비의 정치학 등을 읽을 수 있다. 😳😮

참고 문헌이 어마어마하다. 1강에선 칸트의 3종 책을 간명하게 요약하시더니, 2장에선 오디세우스가 주인공인가? 싶다. 🤣 신화, 문학, 철학, 역사, 그림, 언어(한자와 히브리어, 라틴어, 독일어? 등) 문사철에서만 그치지 않는 그의 지식 스펙트럼이 함께 어우러진 종교 서적이라니.. 이건 뭐 국보급이다.

이 많은 참고 문헌에 그림까지 더했으니, 출판사도 고생이 많으셨겠다. ^^;;;

이 책에 대한 요약은 책의 마지막에 적힌 글로 대신하는 것이 맞겠다.

딱딱하고 교리적인 산문의 언어가 아니라 시적 언어로 우리 삶과 역사의 이면에서 지속되고 있는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교자다. 시와 산문, 현대문학과 동서 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이되, 화려한 문하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아픈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 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뚫어 보는 통찰과 영적 감수성이 스며 있다. -책의 뒤 날개 중-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이시대최고의인문학자 #신앙서적인가인문서적인가 #어려운책요약본 #고전요약서 #북스타그램

머뭇거림은 타자관계에서는 여백을 주기 위한 것이고, 자기관계에서는 성찰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입니다. 153p

죄란 타자와 더불어 살아감에 있어서 자기한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를 세계의 중심에 놓으려는 무한 욕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타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일에서 발생합니다. 221p

고대 이집트 그림에서 깃털로 표상되고 있는 것 = 마아트 : 이집트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주 질서의 핵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진실 균형, 질서, 조화, 정의, 도덕성의 표상
: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돈이 많고, 얼마나 큰 권력을 누렸는지 보다 어떠한 사람이었는지가 심판의 기준이 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앞서 말한 가치들을 잘 구현하며 살 때 그의 영혼은 가벼워지고, 심판을 거쳐 낙원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깃털보다 가벼워야 합니다. 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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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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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할머니약국 #협찬도서
#하루마에이코
#이정미_옮김
#willma

<159p>

100세가 넘은 분이 현직 약사라고요?
소설 아니고 에세이라고요?


모든 일은 다 하루하루 배움의 연속인가 봅니다. 그래서 손님을 대하는 틈틈이 컴퓨터를 켜 두고 새로 나온 약의 이름을 알아볼 때가 많습니다. 약사인 이상 약에 관한 최신 정보를 놓쳐서는 안 되기에,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이 항상 저를 자극합니다. 20p

❛화상 회의 참석이 가능한 약사 님 ❜ 👍👍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변화에 불안을 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순전히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사실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그저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 일과 마주하기만 하면 됩니다.
// 반성합니다… 🥲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일과 나이는 무관합니다. 24p



대를 이어 하고 있는 ❛히루마 약국 ❜
23년 태생인 저자는 전쟁을 관통했다. 당시 도쿄에 살고 있었기에, 피난을 떠났었고 다시 돌아온 고향은 폐허였다. 허허벌판에 약국을 저자의 아버지가 세웠고 그 약국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며느리, 손자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4대째 이어지고 있는 약국)
가업을 잇기 위해 자식들에게 약사를 강요했나? 싶지만,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약사의 길을 택한 자손들.

가족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보다는 생기발랄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
그것도 한발 앞서 살아가는 이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49p
//말보다 몇 배 강한 행동의 힘.

❛잃어버린 것이나 절망에 향해 있는 시선을 남아있는 빛으로 돌려 보라 ❜ 38p



아침엔 효소, 저녁엔 맥주 🍺를 마시는 약사 님
파스를 사는 손님이 혹시 혼자 살아서 붙이기 힘들까 봐 ❝파스 여기서 붙이고 가실래요? ❞를 묻는 사람. / 아마도 할머니 약사 분이시라 가능한 제안일 수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게 주어진 역할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153p

너무 멀리 바라보거나, 나의 쓸모에 대한 집착보다 삶의 의미를 잠시 제쳐 두고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순간도 있구나.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에세이추천 #위로도서 #현인의다정한말 #삶이지칠때읽는책 #오늘에감사 #북스타그램 #헤세드서평단

아침에 눈을 떴음에 감사하다고 말해 보세요. 오늘이 왔다는 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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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찬와이 지음, 문현선 옮김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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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만나는 일을 좋아한다.

우산 혁명 :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15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덩샤오핑 시절)에 반환된다. 중국의 특별 행정구로 자체적으로 나라가 운영될 것으로 약속되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간선제 예정//친중파 당선이 용이한 구조)를 주민 투표로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최루탄과 과도한 진압을 우산으로 막은 것을 두고 우산 혁명이라 불리게 된다.

1997년 6월 25일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일주일 전. 탄커이는 처음으로 실연을 맞본다. 하지만 곧 극복한다. 바로 그날 12살 차이 나는 동생 탄커러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탄커러가 좋았다. 당시엔 몰랐지만 엄마의 산후 우울증으로 동생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을 탄커이가 할 수 있었다. 아빠의 사진 덕분에 둘의 사진이 많이 남았다.
엄마가 꽤 오랜 기간 산후우울증을 앓다 회복하여 탄커러를 제대로 돌보게 되며 질투심을 느낀다. 부모는 자주 싸웠다. 그런 순간 커러는 내 품을 달려왔다. 하지만 커이도 때론 엄하게 굴었다. 그런 모든 일들은 커러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일까?

아빠는 외삼촌과 함께 연 약국으로 바빠졌고, 생각보다 돈벌이가 잘 되면서 엄마까지 바빠졌다. 커이는 대학에 진학하며 독립했고 엄마 아빠와 벌어진 사이를 좁힐 기회가 없었다. 커러는 우리 집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하는 커이와는 달리 부모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끝없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커러는 학교가 아닌 시민광장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커러가 걱정이 된 커이도 애드미럴티에 더 자주 나가게 됐다. 일과 시민과장을 오가며 사는 일.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일이었다. 그렇게 더 자주 커러와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커러는 더 이상 커이 곁에만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부모에게서 일찍 떠나온 커이가 부모에게 품은 감정과 커이와의 감정에도 온도차가 있었고, 대학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떨어져 있었던 시간만큼의 커이를 다 알 수는 없었다.

다 막고 있는 줄 알았다. 커이만큼은 나쁜 것을 보고 듣지 않고 바른 아이로 자라라는 훈육을 잘 받아들여 자란 줄 알았다. 부모의 싸움, 이혼, 그 와중에도 바름을 가르치는 엄격한 누나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격동기인 나라에서 성장했던 커러는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앓고 있었다.

매일 죽음과 싸우는 나날
지독한 우울증과 버티는 하루하루

그건 홍콩 그 자체였고,
커러의 삶이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우산혁명 #홍콩민주화시위 #첨밀밀각본기획 #타이완소설 #장편소설추천 #역사소설 #북스타그램

가족끼리는 빙빙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지만, 사랑이 없는 솔직함은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관계 속에 책임만 남아 모든 논쟁이 공평한지 아닌지만 따지게 되면 전부 잿더미가 될 뿐이다. 99p

유치원에서 배운 일들을 잊지 마. 시간 보는 법과 서로 다른 지폐와 동전 구분하는 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남들과 장난감을 다투지 않고 공유하고 친구한테 ❝미안해. ❞, ❝고마워. ❞, ❝사랑해. ❞라고 기꺼이 말하는 것. 그게 뭐겠어? 그게 시간이고 돈이고 사랑 아니겠어? 133p

120시간에 불과했지만 홍콩은 이미 예전의 홍콩이 아니었다. 엄마는 놓친부분을 영원히 만회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엄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조각을 잃어버렸다. 그걸 놓친 사람들은 군중이 직접 체험한 흥분과 경이를 평생 상상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이 작은 섬에서 15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 그 닷새로 사람들은 각기 다른 홍콩에 사는 것처럼 갈렸다. 168p

처음에는 그냥 아무려면 어떠냐는 생각이었어. 어차피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까 너무 따지지 말자고. 어쨌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좀 편안하게 만들어 주자고. 그게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했어. 거리의 사람들은 좀 봐봐. 하나같이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잖아. 그래, 여기는 홍콩이니까. 하지만 조금 전 아주머니만 해도 여전히 남한테 웃어 주잖아. 나는 사람 기분을 달래 주는 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찌푸린 사람들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야. 기분을 잘 맞춰 준다기보다 장난을 좋아한다고 할까. 나는 이미 카뮈의 『 이방인 』 속 마지막 부분처럼 “세상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지경에 이른 것 같아. 설령 지더라도 소위 말하는 현실과 운명을 비웃고 싶어.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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