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지음, 한은주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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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8개의 유명한 사립대학이 있다. 브라운,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하버드, 펜실베니아, 프린스턴, 예일 대학이 그곳이다. 이들 8개 대학을 미국에서는 아이비리그라고 부른다.
아이비리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대학들이고, 많은 학생이 아이비리그 진학을 꿈꾼다. 이러한 열망은 아이비리그 진학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쭉은 시인의 사회> 무대인 ‘웰튼 아카데미’는 미국 내에서 아이비리그 진학률이 가장 높은 사립 고등학교 가운데 하나로 해마다 졸업생 70% 이상이 아이비리그로 진학한다. <옮긴이의 말 중>

1990년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상 각본상을 받았고, 이후 낸시 클레인바움이 각색한 소설이다.

2024년 대한민국의 이야기와 겹치는 것이 가장 소름이다. 🥶🥶🥶

‘전통’, ‘명예’, ‘규율’, ‘최고’ 가 모토인 미국의 최고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웰튼은 군대인가? 학교인가?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인가? 공부하는 기계가 있는 곳인가?
아이들의 의견을 묻는 부모도 선생은 없다.
아이들의 진로와 목표는 부모에 의해 정해지고, 그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이 학교다.
그 목표에 확실하게 도달하기 위해 평균값을 도출하고 그걸 아이들에게 적용시키는 곳. 그 법칙을 그대로 수용하여 행해야 하는 것만이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국어 선생님 한 분의 정년퇴임으로 이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옥스퍼드를 무려 장학금을 받으며 다닌 우수한 선생이 부임한다.
그런데 선생이 아니라 선장이라고 부르라 하고, 다른 선생님과는 다른 교수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학교에 규율 규칙을 벗어나는 행동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오래된책추천 #다시읽어도슬퍼 #90년대영화이야기가현실이라니 #독서모임도서 #카르페디엠 #가독성좋은도서

“이 사람들 가운데 한평생 소년 시절의 꿈을 마음껏 펼쳐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 지난 세월을 아쉬워하며 세상을 떠나 무덤 속으로 사라져 갔을 것이다. 능력이, 시간이 없어서 그랬을까? 천만에! 그들은 성공이라는 전지전능한 신을 뒤좇는 데 급급해서, 소년 시절 품었던 꿈을 헛되이 써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지금은 땅속에서 수선화의 비료 신세로 떨어지고 만 것이지.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면 이들이 여러분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자 들어봐! 어서 와서 들어 봐!” 61p

“ 그래, 전쟁 말이야! 지금 여러분 각자의 영혼은 위기에 처해 있다. 이따위 ‘호로 플로이’들이 해대는 고리타분한 말을 외우기나 하고 앉아 있으면 열매도 못 맺고 그대로 썩어 죽어가는 과일나무가 되고 말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주체적인 인간으로 당당히 승리해야 한다! 선택은 여러분이 해야 한다.! 여러분이!“ 89p

이 실험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어느 누구든 상대가 존재하는 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스스로 믿음을 지켜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만일 너희들 가운데 ‘나는 그들과 다르게 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라. ‘왜 내가 박수를 쳤던가?’하고 말이야! 182p

“저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224p

이 책을 초등 6학년 때 딸아이에게 던졌다가 욕을 한 바가지 먹음.
너무 미안했다. 오래전 영화만 보고 좋았던 기억으로 아이에게 건넸는데 이걸 아이가 읽으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읽고 나 욕먹어도 싸네. 싶었;;;
이런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 학교와 가정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하루에도 12번 변하는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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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페이퍼백)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_페이퍼백 에디션 5
에밀리 브론테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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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쇼 가문의 주인은 길거리에 나앉아 굶주리는 아이를 데려온다. 그토록 긍휼이 넘치는 사람이라니.
벙어리처럼 거의 말도 못 하는 아이는 이 거처에서 주인의 죽은 아들 이름을 부여받으며 사랑을 받고 자란다. 주어온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서였을까? 죽은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한 대신이었을까? 자신의 자녀인 흰들리와 캐서린은 아버지에게 폭력을 경험하고 냉정함을 경험한다.
흰들리와 히스클리프를 적으로 만든 것은 어쩌면 부의 태도가 아닐까?
그런 상황에서도 히스클리프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캐서린

주인이 죽고 삐뚤어진 마음을 갖은 언쇼가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이 되곤 집은 안식처가 아니라 긴장이 연속되는 장소로 변한다. 흰들리의 아내가 죽음은 이 광포에 박차를 가하게 도화선이 된다. 그런 상황을 처음엔 잘 견디나? 싶었던 히스클리프는 차곡차곡 앙심의 크기를 키운다.

히스클리프가 좋지만 결혼은 유순한 린턴하라고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캐서린은 교양 있는 린턴 가로 시집을 간다. 뼈대가 크고 건강함이 타고났지만, 마음은 건강하지 못한 언쇼 가문의 캐서린과 뼈대가 작고 연약지만 유순하고 교양 있는 린턴가의 만남.
평화로울까?

악의와도 친해질 수 있었던 캐서린.
약의 앞에서도 대참을 보여주던 캐서린.
그녀의 발랄함은 어릴 때부터 도가 지나쳤었고, 그 누구도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이쁘면 다 용서가 되는 것인가? 😖
그렇게 그녀는 린턴가의 사모님이 되었다. 나름 평범한 나날을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돌아왔다.
히스클리프.

맞춤형 괴롭힘을 연구하는 히스클리프.
이 집요함으로 사업을 했으면 대성했을 각인데..
너는 어찌 이 집요함을 앙심을 푸는 것으로 쓴 것인가?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좋아함을 간직하고 있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언쇼를 괴롭히기 위해 워더링 하이츠에 들어가 그의 아들을 공략한다.
골격이 좋은 그에겐 무지함을 안겨 괴롭히고,
캐서린의 시누를 꼬셔 결혼하며 린턴가도 괴롭히고
언쇼가와 연이 있는 모두! 나의 응징을 받아랏!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나?
잘못된 양육은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가?
그들 곁엔 왜 올바른 어른이 하나도 없는가?
조지프 나는 당신이 악인들보다 더 밉기도 했어!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3대비극 #독서모임도서 #장편도서

@book.jenny.co.kr 선물로 받은 지가 언제인가요? 저 이제서야 읽었네요. ^^;;;; 밑줄 가득. 제 감정 가득 기록하며 읽었어요. 좋은 책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소장각(제 의견을 책에 너무 많이 적어뒀어요.)

결국에는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하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유순하고 관대한 사람이 위세 부리는 사람보다 정당하게 이기적일 뿐이지요. 피차 나의 이해가 상대의 주된 관심사에서 밀려났다고 느끼게 되면서 린턴 부부의 행복도 끝나고 말았습니다. 163p
이기적과 정당하게라는 말이 함께 쓰이는구나.

배반과 폭력은 양끝에 날이 달린 창이라 적보다 나를 더 깊이 찌르기 싶상이거든요. 305p

둘 다 아내를 사랑했고 자식에 대한 애착도 강했는데 어째서 같은 길을 가지 않았는지,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당최 알 수가 없더군요. 320p

누구나 첫걸음부터 떼야 하고, 문턱에 걸려 비틀대는 과정도 거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스승이 도와주지 않고 비웃기만 했다면 우린 여전히 비틀대고 있겠지요. 522p

스승이 없이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
읽으며 내내 너무 힘들었다.
그들의 행동과 말은 독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휴…
비극의 대표로 꼽히는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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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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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5년이나 근무하는 동안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는 그래고르.
5시에 기차를 탄다고??
그럼 몇 시에 일어나는거야?
영업사원인 그레고르는 일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할 수가 없다.
잠깐의 수면 시간.. (이것도 너무 적어 😰) 밥 먹을 시간은 있는건가?

집에서 돈을 버는 유일한 사람. 회사에서 무리한 일을 시키는 것을 다 감당하는 사람.
그 자신을 명명할 이외의 것은 전혀 없는 이건 사람의 삶인가? 기계의 삶인가? 싶은 삶.

일벌레에서 외형마저 벌레가 된 사건으로 그는 강제 휴식이 주어진다.
인간의 몸과 다른 몸에 적응하느라 몸을 일으키기도 걷기도 힘듦이 주어졌지만,
그의 바뀐 겉모습에 가족들을 경악을 금치 못하며 문을 닫는다.

힘들고 힘든 삶에서도 고생을 더해 ’너는 하고 싶은 거 다 해.‘ 해주려고 했던 여동생이 약간의 도움을 주기는 한다. 방을 청소하고 먹을 것을 넣어주는 정도? 하지만 누구도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그의 상태를 보살피려 들지 않는다.

강제 휴식이 주어진 그레고르에게 주어진 것은 시선이다.
인간에게 던지지기 어려운 시선들을 받아내야만 한다.

점점 말라가는 그레고르.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단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은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 맞을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고전추천 #단편추천 #누구나내용은다아는이야기 #북스타그램

그래고르는 조금 더 앞으로 기어나갔다. 그리고 혹시나 그녀와 눈길이 마주칠 수 있을까 하여 머리를 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이렇게도 음악에 감동을 받는데도 그가 과연 동물이란 말인가? 긍게는 마치 자신이 열망하던 미지의 어떤 양식에 이르는 길이 열리는 것 같았다. 106p

“아버지, 엄마!“ 여동생이 먼저 입을열며 식탁을 내리쳤다. ”더이상 이렇게 살 순 없어요. 두 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깨달았어요. 저는 저런 괴물 앞에서 오빠의 이름을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말쓰드리고 싶은 건 오직 한 가지, 우리가 저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그동안 저것을 돌보고 참아내기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어요. 우리를 조금이라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111p

단식과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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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읽기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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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여 읽기
책은 나, 사람 세상을 읽는 광학기구이기 때문
집중해서 읽지 않는다면 책 말고 아니 책조차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작가님의 책 캉탕 - 세상의 끝을 이야기하는 것.
끝까지 가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두려워하는 것이 또 있을까?” 23p
시간이 ‘그대’를 찾아낸다.

공부가 ‘일’로 여겨지는 시대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구나.
그만 놀고 일해라~가 기본이었던 가까운 과거.

✔️미래는 누군가의 꿈속에서 꾸어지는 것
✔️사랑이 시작될 때 불안이 시작되는 것은 사랑이 기본적으로 영원을 향한 열망이기 때문이다. 영원을 담보로 하는 모험이 사랑이기 때문

🪻말과 번역 : 말하는 것 = 생각의 구현
‘말하기’가 금지되고 ‘알아듣기’만 강요될 때 그곳에 인간은 없다. 98p

🪻환한 여둠
<고도를 기다리며>을 제대로 해석해 주셔서 감사~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산다. 사람은 자기에게 허락된 기다림을 산다. 118p
내일은 내일이니까 내일에 오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구나.

🪻꿈과 해석
무엇을 되풀이 생각함으로써 사람은 붙잡힌다.
선지자를 뜻하는 히브리어 Nani의 어원은 babu ‘부르다’
Nabi는 ‘부름을 받은 자’로 해석
‘예언자’라는 칭호인 이들의 핵심은 미래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들은 말, ‘신의 말’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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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자를 보호하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사랑이 누군가의 꿈속에 있다. 그 꿈이 없었담녀 우리는 자동차도 텔레비전도 없이, 약자와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약육강식의 본능대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은 누군가 대신 꿈꿔서 내놓은 것들이다. 지금 누군가 꿈꾸고 있는 것을 미래의 사람들이 누릴 것이다. 당장 써먹을 수 없다고 꿈꾸기를 포기하면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없다. 44p

- 영원한 사랑은 없다. 영원한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잃어버릴 두려움 없이’ 사랑할 수 없다. 잃어버릴 두려움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90p

- 상대방을 닮아가게 하는 것은 사랑의 기능이 아니고 생각의 기능이다. 사랑하느라 생각하든 미워하느라 생각하든 마찬가지다. 생각은 그 대상과의 일치를 지향한다. 사람은 생각한 것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러니까, 어쩌면, 필요한 것은 기도.

내가 당신의 무한하심을 두려워하여 물러서는 일이 없도록 당신의 무한하신 말씀을 유한한 것으로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당신은 인간의 말을 당신의 말씀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그 말로 내게 말 건네셔야 합니다. 그런 말이라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칼 라이너의 기도) 170p

우리는 어떤 꿈을 꾸어 어떤 미래를 남려주고 싶은가?
나는 어떤 생각을 품고 내가 되려 하는가?

작가님 덕분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이해하게 되고, 데미안을 곱씹으며 더 깊은 이해가 가능했다.
남의 지식을 공짜로 얻은 기분까지 득템하게 되는 책.
참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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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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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도 미래도 없는 사람. 사람들의 이야기.
캐리어를 끌고 역사에 나타난 남자.
거리에서 살기엔 아직 너무도 젊다고 생각되는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처음에 역사에 나타난 모습은 여행객 같았겠지?
말끔한 옷에 캐리어를 끌고 나타났으니.

낮 동안 역사 주변을 떠돌며 인생이 제멋대로 흘러가버렸으면, 망가지고 부서졌으면? 하고 생각하는 남자.

지원센터 직원들은 그에게 절대로 술과 가까이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그의 유일한 재산? 인 캐리어도 잃고, 이젠 정말 철저하게 몸뚱이만 남은 처지는 역에서 지내는 다른 이들의 모습과 같아진다. 이름도 과거도 미래도 없는 사람들.

그 누구도 미래를 만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를 품고 사는 것과 잃어버린 것.
과거를 품고 사는 것과 과거를 지워버린 것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캐리어를 들고 간 여자를 찾았지만, 이곳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는 일은 없다.
하지만 그의 곁엔 자신보다 늙었지만 자신의 피를 뜨겁게 데우는 여자가 생겼다.
늘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밤이 되면 다정해지는 여자.
그 여자만 곁에 있다면?이라는 미래를 품어본다.
하지만 임신도 하지 않은 여자의 배는 불러가고,
여자는 그럼에도 술을 마실 수 있는 자리엔 어디에나 가 앉고, 그 옆에 남자 누구에게든 기대어 있다.

여자를 위해, 둘만의 공간을 위해 마련된 돈을 수중에 쥐면 이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원센터 직원의 큰 도움으로 쪽방에 자신들의 공간을 마련했지만,
남들의 시선이 피해진다는 것만을 빼곤 역사와 다를 바가 없다.
냉온방도 벌레와 청결도 역사와 비슷하거나 더 나쁘기도 하다.
심지어 옆방의 모든 잡음과 옆방과의 거리는 한없이 넓은 역사에 비교해 너무도 가까운 거리.
날 것의 시선이 있는 역사보다 어쩌면 더 많은 고통을 가둬두는 공간이라 느껴지는 쪽방.

그들에게 미래를 다시 품을 과거를 다시 찾을 기회가 찾아올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한국문학추천 #여운긴책 #인친추천도서 #장편소설추천 #나를잃지않는일

@im__jiho 피드 보고 따라서 읽었어요. 묵직한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이곳은 젊고 건강한 내게 가장 인색하고 야박하게 군다. 내가 가진 젊음을 대단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이나 젊은 나를 부러워하긴 마찬가지다. 마치 굉장한 걸 가진 것처럼 생각한다. 소진해야 할 젊음이 버겁도록 남았다는 게 얼마나 막막한 일인지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03p

거리에서 한번 잃은 것은 절대 되찾을 수 없다.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잃고 난 다음에는 또 다른 걸 잃어야 하고,
잃은 게 없을 때까지 잃고 또 잃고
마침내 다 잃은 내 모습을 상상하는 건 서글픈 일이다. 186p

너 가장 나쁜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아니?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 가장 나쁜 거다. 만족하게 하고 이대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버리면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건 서로를 망치는 거야. 1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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