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
홍은전 지음 / 봄날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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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활동했고, 문제를 겪는 사람에게, 저항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ㅏ람이다. 이 책은 문제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 저항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칼럼 글을 묶은 책이다.

책의 제목으로 그의 글의 색을 알려준다.
그냥 사람.
그저 그냥 나도 사람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적어도 사람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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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들이 말한다. 너무 늦었다고 질문을 포기하거나 축소시킬 때, 우리는 재난을 향해 ‘일보 전진’하는 것이라고. 그리하여 재난이 묻는다. 지하도로는 꼭 필요한가, 자동차는 마구 찍어내면서 도로는 마구 뚫어대면서, 교통량은 언제 줄이겠다는 것인가. 자동차를 줄이려면 자동차를 규젷면 된다. 지하도로를 뚫으면 환기구든, 출입로든 매연은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반드시 피해를 입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분명 사고가 난다. 지하 80미터 아래 도로가 사고에 취약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나. 아니, 우리는 그것을 감히 상상 할 수나 있는가. 대답은 우리의 몫이다. 96p

✔️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몸을 사리며 적당히 삐겁하게 내 곁에서 오래 살아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대해 얼마간의 책임이 있고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다. 213p

촘촘하게 과속하는 세상에서 촘촘하게 고통이 전가된다. 제 속도를 고집하며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일은 욕먹기 십상이므로 사람들은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를 몰아붙인다. 더 이상 고통을 전가할 곳 없는 이들이 벼랑 끝에 매달려 있고 위로받지 못한 영혼들이 스스로 몸을 던진다. 죽음이 일상이 되었으나 책임을 추궁하는 일은 부질없다. 위로나 용서는 돈이 합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최저가로 남의 인생을 망치고도 지체없이 시동을 건다. 산 사람은 달려야 한다. - P44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위험 속에 산다." 위험하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명백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어떤 위험은 명백히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바깥에 있다. 일어날 위험에 대한 대비와 일어난 사고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의 이루고 살아가는 이유 아닌가. 나는 중화상 사고의 생존자들에게 ‘그만큼 살게 해준 것을 고마워하라’고 말하는 사회가 아니라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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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이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4
로이스 로리 지음, 강나은 옮김 / 비룡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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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헤아리며>, <기억 전달자>로 두 번의 뉴베리상을 받은 로이스 로리의 작품.
이 작품은 특이하게 3편의 논픽션과 두 편의 픽션으로 구성된다.

1952년 5월, 독일 북부 빈데비 지역에서 뼈가 발견된다. 토단 속에서 발견된 이 뼈는 사람의 뼈로 확인되고, 1세기 것으로 밝혀진다. ‘늪지 미라’ 오랜 세월 토단 늪에 묻혀 있다가 발견된 시신은 ‘빈데비 아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작가는 이 미라를 보고 이 아이의 삶을 상상한다.
한 번은 주체적인 삶을 도전하는 여성 아이로, 한 번은 건강하지 못한 신체를 타고난 남자 아이로.

당시 여성은 출산을 해야하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였다. 노동력이 가장 큰 힘이었던 시대에 끝없는 출산이 그들의 삶이었다. 이를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그걸 거부하고 전사가 되려고 했던 에스트릴트의 이야기.

파리크는 대장장이의 심부름꾼으로 산다. 엄마는 파리크를 낳다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지위가 높은 전사였지만 파리크를 키우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생계비를 건내고 멀리 떠돌아 다녔다. 파리크의 뒤틀린 척추를 보는 것도 힘들어서 그랬을까?

10대로 보이는 미라에서 퍼진 작가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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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트릴트는 머리카락을 가다듬고 숨을 깊이 쉬면서, 자기의 인생이 바뀔 그날까지 남은 날을 헤어렸다. 에스트릴트의 인생뿐 아니라 마을 여자 아이들 모두의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 에스트릴트의 여동생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여자아이들의 인생까지도. 95p

📄 가엾은 에스트릴트는 자신과 자매들, 다음 세대의 여자아이들이 더 낭느 삶을 살기를 바랐을 뿐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그와 같은 죄명으로 그와 같은 운명을 맞았다.
파리크는 어떨까? 오늘날 사회였다면 파리크와 같은 아이가 갈 곳이 있었을 것이고, 사람들은 파리크의 신체적 한게만 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과 예리한 정신도 알아보았을 것이다. 183p

📄 역사(history)라는 단어를 쪼개면 ‘사람의 이야기(his story)가 된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역사란 정확히 사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사람들이 그 일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떻게 반응했는지, 그날에 사람들ㅇ느 무엇을 느꼈고 그 전날, 그 전날의 전날에는 어떻게 느꼈는지, 그것이 모두 역사다. 186p


✔️ 늪지 마라란 토단 지대의 특징인 높은 산서으이 물, 낮은 온도, 적은 산소 함량으로 인해 부패가 느려져 보존이 잘된 시신. 빈데비 아이는 16세 남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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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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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야, 이제 그만 백호를 용서해 주면 안 되겠니?”
“난 네가 백호를 용서해 주면, 엄마별을 볼 수 있게 될 것 같아.”

“모르겠어. 용서를 … 어떻게 하는 건지.”
“상대가 빌지도 않은 용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용서는 백호가 용서를 빌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엄마별 때문에 하는 거야. 엄마별이 너무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너무 소중하니까.” 195p

백두산 인근의 호랑이 마을은 예전엔 호랑이와도 사이좋게 지냈다고 한다. 이 지역에 임금이 무관들과 행차해서 호랑이 사냥을 한 후로 호랑이와 인간은 적이 되어 이제 함부로 산에 오를 수 없게 됐다.

호랑이 마을에 낯선 사람이 찾아든다. 백호를 잡겠다는 황 포수와 그의 아들 용이. 아내와 아이를 백호에게 잃은 그들은 복수를 위해 이 마을 찾았고 당분간 이곳에 머물기를 요청한다.

촌장은 착하고 착한 손녀딸 순이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순이는 황포수와 용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한다. 마을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던 훌쩍이도 그들이 지내는 움막을 드나든다. 다정한 순이에게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용이. 그런 다정한 만남을 잠시 황포수와 용이는 호랑이를 잡으러 산에 올라간다. 백호가 아니라면 마을에 폐를 끼치는 육발이라도 잡겠다면서..

육발이를 잡고 내려온 황포수와 용이. 그렇게 함께 오래 살면 좋으련만, 정보 수집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네 아이들이 황포수와 용이의 무기를 들고 사라진 일로 둘은 마을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이 떠나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마을엔 일본군이 찾아오는데, 처음으로 살육의 환경에서 벗어난 일본군은 이곳에서 살리는 일을 경험하고 마음을 풀지만, 자신이 보고한 인구조사표를 토대로 자신이 마음을 움직인 순이를 착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순이는 처음부터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그저 호랑이 마을에서 태어나, 어른들을 공경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착하게 살아왔을 뿐입니다. 그런 죄 없는 여인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광기만 남은 이곳, 나쁜 남자들의 욕시으로 아수라장이 된 전쟁터로 몰아넣어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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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빌지 않아도 용서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 복수보다 용서가 더 큰 힘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의 초반부터 풀어둔다. 호랑이와 공존하며 살아갔던 멀지 않은 과거의 이야기. 동화 속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음을..

공중에 떠 있는 새끼 제비는 누가 마을 사람이고, 누가 일본군인지 더 이상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흰 옷을 입은 마을 사람들이나, 짙은 색 제복을 입은 일본군들이나 모두 진흙 범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논바닥에는 일본군도 호랑이 마을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쓰러진 별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새끼 제비는 알고 있습니다. 저들은 해낼 것입니다. 합심해서 송장처럼 쓰러졌던 벼를 모두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그러면 생명이 끊어져 가던 벼가 살아나겠지요. 다시 살아난 벼 이삭은 더 많은 쌀을 알갱이를 품어 키울 것입니다. 그 쌀 알갱이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어 지치고 배고픈 누군가의 생명을 지탱해 줄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들 살아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생명일지라도 살아 있는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단초가 되니까요.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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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리어 왕 - 160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한우리 옮김 / 더스토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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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3대 비극 <모비딕> <폭풍의 언덕><리어왕>
그 마지막 여정.

비극엔 필수적 요소가 모자람이 탑재된 인간이 등장한다는 것.
많이 모자라야 비극에 다다를 수 있다.
어지간히 모자라면 극단적은 피할 수 있을텐데 많이 모자라기에 되돌릴 타이밍을 놓친다.

리어왕은 세 작품 중 가장 짧기에 되돌아갈 여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초반에 왕의 질문과 결정은 이미 그의 평소 모자람을 충분히 보여주고도 남는다.
나는 이제 어려운 일은 다 자식에게 맡기고 명예와 권위만 갖겠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효심이 깊은 딸에게 제일 큰 몫을 주겠다니…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상관관계는? 😳

그럼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딸을 알아 내느냐?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작정하고 사기치려는 사람한테 속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렵게요?
그렇게 즉흥적으로 그런 추상적은 질문을 던지고 객관적인 답을 들으려 하는 왕의 선택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 온다.

처음에 가장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그려지는 광대가 가장 멀쩡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스토리.
한여름 밤의 꿈에서 퍽이 익살스러웠다면, 여기선 광대의 대사가 킬포다.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보는 눈을 갖은 광대의 대사만이 우리의 속을 좀 시원하게 해준달까.

nothing이 nothing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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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반으로 나눠 속을 먹으면,
두 개의 계란 껍데기 왕관이 남지요.
당신이 왕관을 둘로 쪼개 나눠줬으니,
타야 할 나귀를 등에 지고 걷는 셈이죠.
황금 왕관을 건네줄 때 당신의 대머리 속에 지혜란 게 없었나 보지.
내가 하는 말이 바보의 말로 들린다면
그 생각을 한 사람이 먼제 매를 맞아야 해.
(노래한다)
광대들이 설 자리가 없다네.
똑똑한 것들이 바보가 되고
가진 지혜를 쓸 줄 모르니
그들이 하는 짓이라곤 바보 흉내뿐이라.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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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서사원 영미 소설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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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도 캐나다 노바스코사에 사는 원주민 가족은(아빠, 엄마, 벤, 메이, 찰리, 조, 루시)는 블루베리 농장으로 일하러 이동한다. 이들은 계절에 따라 일할 곳으로 꽤 먼 거리를 이주하며 지낸다. 루시가 4살때 이곳에서 루시가 증발한다. 막내의 옆에 있었던 몸이 허약한 조도 루시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계속 아이를 찾아 헤매지만 어디에도 아이의 흔적이 없다. 농장주의 채근으로 일하면서 계속 아이를 찾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캐나다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사라진 루시는 루시가 아닌 노마로 살아간다. 메인주에 사는 노마는 엄마의 독특한 사랑 가운데 자라난다. 판사인 아버지는 꽤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엄마는 지나친 과잉보호로 아이를 기른다. 부모와 다른 피부색과 가끔씩 어른들의 흘리는 말실수와 사진 등으로 노마는 자신의 입양아임을 인지하지만, 노마가 궁금증을 풀려는 어떤 시도만으로도 엄마는 머리를 싸메고 눕기에 그저 궁금증을 가슴 속에 묻고 지낸다.

루시 한 명을 잃은 것만으로도 슬픔을 극복하기 어려운 이 집에 찰리가 구타로 사망하는 일이 일어기도 하고, 메인주에서 꽤 자란 모습으로 스듯 지나가는 노마를 알아본 벤이 루시의 생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믿지 못하던 조는 죄책감에 달아나다가 큰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루시를 잃은 슬픔은 이 가족을 계속 고난 속으로 밀어 넣는다.

불안한 사랑 속에서 자란 노마는 다행스럽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준이모와 앨리스가 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마도 아이를 사산하면서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루시의 원가족은 상실의 슬픔이 늘 드리워 힘들고, 새 가족은 비밀을 간직하느라 힘든 공기가 흐른다.
언제쯤 이 어두움이 걷힐 수 있을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영미문학 #장편도서 #상실의이야기 #북스타그램

같은 상실의 이야기라도 납득이 되는 사정이 있고 그렇지 못한 것이 있는데 이 작품은 나에게 후자.
조의 방황도 가정을 이룬 후부터 이해하기 힘들었고,
노마의 양부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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