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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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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p>
나는 그 사람을 늘 선생님이라 불렀다. 그러니 여기서도 그저 선생님이라 쓸 뿐, 본명을 밝히지 않겠다. 9p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마음>은 1914년 저자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집필한 작품이다. 일본 근대문학의 정수라 불리는 작품은 화자인 나와 그가 선생님이라 부르는 사람의 이야기다.
여름방학을 틈타 해수욕장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그는 나(학생)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선생에게 종종 서운함을 느꼈지만, 선생님과 멀어지고 싶지 않았던 화자.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사람에게 나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경고하는 선생.
학기가 시작되고 계속 선생님 떠올랐고 선생을 이따금 찾아가게 된다. 인간 교류가 거의 없어 보이는 선생은 나의 방문을 크게 환대하지도 저어하지도 않는다. 둘 다 외로운 사람이지만 자신은 나이가 들어 가만히 있을 수 있지만, 젊어서 그럴 수 없는 나라는 존재를 이해한다는 듯이 그의 방문을 거부하지 않는다. 선생의 댁엔 부부와 하녀뿐이었고, 갈 때마다 차분한 분위기었다. 딱 한 번을 빼곤..
❝돈이지요, 돈. 돈을 보면 어떤 군자라도 바로 악인이 되고 마니까. ❞
선생이 흥분한 모습을 보는 게 처음이었다. 돈에 구애받는 삶을 살지 않는 선생은 어째서 이리 돈에 민감한 것일까? 아버지의 병환 소식이 재산 분배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과 이런 흥분의 기원은 무엇일까?
졸업 후 고향에 돌아갔을 때 그가 마주한 것은 아버지의 병과 졸업 축하 파티였다. 불행과 다행이 그를 반겼는데 끔찍하게 싫었던 졸업 파티는 폐하의 붕어 소식으로 미뤄졌지만, 선생을 통해 직장 알선을 하라는 요구가 계속되었고, 아버지의 병세가 점점 심해졌다. 종종 선생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답장은 오지 않고 있었다. 임신 중인 여동생 대신 제부와 형이 고향 집에 왔지만, 가까운 곳에서 아버지를 케어할 사람은 조금이라도 먼저 함께 살고 있었던 나에게 전가되었다.
의사가 오갈 정도로 아버지의 병세가 짙어졌을 때 선생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라고 하기에 꽤 두꺼운 엄청난 양이었다.
……나는 올여름 당신에게서 두세 차례 편지를 받았습니다. 도쿄에서 적당한 일자리를 얻고 싶으니 잘 부탁한다고 쓰여 있던 건, 아마 두 번째 받은 편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는 그 편지를 읽고 뭐라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최소한 답장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당신의 부탁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나는 비겁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비겁한 사람들처럼 번민했습니다. (중략)
그리고 나는 쓰고 싶습니다. 의무와도 별개로 내 과거를 쓰고 싶습니다. 168-170p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부모를 여의고, 작은 아버지와 틀어진 일, 도쿄에서 독립하면서 하숙 생활을 한 이야기. 힘든 상황에 있던 K와의 인연과 지금까지 갖고 있는 마음의 짐이 담긴 두꺼운 편지엔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선생의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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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ida_library #이키다서평단
@lee.sunglim 도서지원 고맙습니다.
나는 스스로 품격을 중시해야 한다는 교육에서 비롯된 자존심과 그 자존심을 배반하고 궁금증을 못 이기는 내 모습을 동시에 그들 앞에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웃었습니다. 그것이 비웃음이 아니라 호의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오의인 척 보이려 한 것인지, 나는 그 자리에서 해석할 여유조차 없이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211p
육체든 정신이든 우리의 모든 능력은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발달하기도 했고 파괴하기도 하지만, 어느 쪽이든 자극은 점차 강해지기 마련이라서, 차분히 생각하지 않으면 매우 험악한 쪽으로 향하면서도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조차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위험이 생깁니다. 23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