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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평점 :
이 작가님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니! 그리고 책 값이 만원. 이렇게 가성비 좋은 책이 어디 있을까요?
작가님들 색이 다르니 한 권을 읽었는데 다가오는 느낌이 여러개라 좋았다. 포도밭은 가슴 시리고, 진주는 답답했고, 홈파티는 짜증났고, 일탈은 불안하고, 다리는 아슬아슬하고, 환한 날들은 쓸쓸하고 따스했다.
개인적으론 편해영 작가님의 작품과 백수린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좋았다.
- 포도밭 편지 / 백수린
여상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청춘들의 이야기다. 고졸의 타이틀을 달고 사회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애쓰는 그녀들의 이야기. ‘아무도 죽지 마’라는 마지막 외침을 잊을 수가 없다.
- 진주의 결말 / 김연수
치매 아버지를 죽이고, 방화까지 한 용의자인 한 여자가 유명 티비 프로에 나온 범죄심리학자에게 편지를 보낸다. 전문가의 해석과 진실은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
- 홈 파티 / 김애란
소설의 화자인 배우인 이연은 후배 성민의 권유로 한 모임에 초대를 받는다. 사회에서 꽤나 인정받는 직업을 갖은 사람들이 대학 반년짜리 최고경영 과정에서 만났고 소모임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들과의 인연이 언젠가 쓸모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과연 실현될까?
- 일시적인 일탈 / 정한아
외톨이 학부모 K와 유일하게 친해진 주인공은 K의 작업실을 공유한다. 여러번 고사했으나 한 번 맛 본 작업실의 공기는 그녀를 그 공간 속에 빠지게 한다. 사고로 K가 죽고, 그 공간을 더 누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주인공은 그곳에서 자신 외의 존재를 감지한다.
-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 논문도 소설도 되지 않는 한 남자가 기적과도 같은 우연한 만남에 자신이 계획한 기이한 경험을 공유하자고 권한다. 다리를 건너는 것. 그 다리를 건너는 경험을 하면 성수대교를 주제로 쓰는 그의 논문과 소설은 완성될 수 있을까?
- 아주 환한 날들 / 백수린
딸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남편은 죽고 홀로 사는 주인공은 계획적인 삶을 산다. 혼자 외롭냐는 질문을 자주 듣지만 정작 본인은 계획을 실행하기에 바빠 그런 감정을 느낄 틈이 없다. 그녀의 일상에 사위의 부탁으로 앵무새가 들어오고, 일상과 감정에 변화가 일어난다.
- 사람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선생님도 저를 이해하려고 애썻을 뿐이지 이해하진 못하셨잖아요. 누군가를 이해하려 한다고 말할 때 선생님은 정말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 진주의 결말 중
- 상대에게 직접 가하는 힘이라기보다 스스로를 향한 통제력이라 할까, 오랜 시간 ‘판단’과 ‘선택’이 몸에 밴 이들이 뿜어내는 단단하고 날렵한 기운이었다. / 홈 파티 중
-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중
+ 소슬하다 : 으스스하고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