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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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고 따뜻한 괴담집? 다른 작품들보다 덜 호러스럽다는 느낌.
전체적으로 모든 작품에 외로움이 깔려있다. 외로움때문에 호러가 외로움으로 따스함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

*할루우 키즈
축제에 부모가 참석하지 않은 아이가 그대로 사라졌다.

*고기와 석류
남편은 내 돌봄을 받고 죽어 장례를 치뤄줬다. 아들은 타국으로 떠났고 연락도 없다. 평생 누군가를 돌보며 산 화자는 홀로 남았다. 자신의 죽음을 누군가가 지켜봐주면 하는. 마음에 위험한 시도를 한다.

*릴리의 손
다른 시간으로 가는 ‘틈’이 생긴다. 그 틈에 릴리가 빠졌다. 나의 손과 함께이면 좋겠다.

*새해엔 쿠스쿠스
사랑하는 자녀를 낳은 것인가? 자기 만족을 충족시킬 무언가를 낳은 것인가?

*가장 작은 신
먼지의 신

*나쁜 꿈과 함께
몬스터 주식회사 조예은 버젼?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고양이들이 사라진다.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가난한 집에 태어난 딸은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다. 도끼로 위협을 받으며 훈육을 받고 자란 남편은 잦은 외출을 하고, 아내인 주인공과의 어떤 친밀함도 없다. 그런 남편은 때때로 피비린내를 풍기는데…

- 그래도, 엄마가 말했었거든.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이해 못 하면 뭐 어때. 내가 있는 것만으로 이해 같은 거 없어도 힘이 된다는데. 결국 지금 누구랑 있느냐가 중요한 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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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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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단편

*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태양 제3 행성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 생물은 식물과 세균이다. 사람은 그 식물과 세균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미생물의 일종이다. 이 미생물은 동족을 파괴하는데 필요한 무기를 갖추는데 엄청난 비용을 들인다. 그런데 이 미생물이 피라는걸 뽑는 행위를 한다. 그것을 자신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준다? 왜? 동족을 파괴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쓰는 행위를 하는 이들이 왜? 무엇때문에? 헌혈 후 그들이 얻는 것이라곤 증서와 빵이 전부인데…. 아무래도 그 빵이 원인가보다. 빵을 가져와 정밀분석 해봐야겠다.

* 이상한 녹정 이야기
신라 시대 작가이자 학자인 최치원이 득도를 하고 신선이 되었다. 그 제자가 현존한다.

* 슈퍼 사이버 펑크 120
공공기관에서 서류 발급 받으려다 속 터졌던 기억.

* 지상 최후의 사람일까요.
출산률 절벽의 시대.

- 사람은 자신의 삶을, 혹은 자신의 삶이었던 것을 살아가면서 외로워하고 있었다.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이 행복한 것을 보고 얻은 시기심에 망가져 있었고,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힘을 기울였던 일이 허망하게 실패해버린 좌절 때문에 쇠약해져 있었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억지로 자신을 꾸민 허세 때문에 얼마나 더 부끄러웠는지 깨달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신이 사실은 그렇게 보잘것없을 리는 없다고 마음 속 깊이 믿는 일이 얼마나 멍청한지도 깨달았다.

- 육아 로봇과 자동 보육 장비가 완전히 실용화된 후에도 사람들이 결국 자식을 기르는 것을 점차 거부하게 된 것은 1명의 사람을 바람직한 상태가 되도록 잘 키운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책임을 많이 지는 일이라고 점차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을 세상에 더 태어나게 했는데 그 사람이 불행하거나 비도덕적인 삶을 살게 되면 부모의 책임이니까, 그런 무거운 책임을 지는 일을 꺼려하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공인인증서로만 인증을 받아 회원가입이 가능했던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있어서 분노했었는데, 작가님의 책으로 위로받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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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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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타일
#김금희_연작소설
#창비



7개의 단편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페파로니에서 왔어>, <놀이터는 24시>에서 만났던 작품이 하나씩 포함되어 있다. 덕분에 전에 만났던 작품들과 다시 만났다.
바로 전 작품이 고통의 깊이가 깊어서 아직도 여파가 컸기에, 감정의 기복이 큰 책은 피하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런 측면에도 훌륭한 선택이 됐다.

* 은하의 밤
은하는 예능국 작가다. 자연다큐를 하고 싶었지만, 사회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선택은 쉽지 않다. 유방암으로 치료받으며, 오빠와 새언니에게 돈이 필요할 때만 찾아지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다. 고독한 투병 생활을 마치고 남미를 다녀오고 합류한 팀의 맴버는밀려난 아나운서 오태만, 지민 피디, 막내작가 소봄이다. ‘능력자’라는 이전 작품에서 뜻하지 않게 대학시절 연인인 ‘현우’와 만나게 됐는데 망한 작품에 무언가 더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데이, 이브닝, 나이트
영화를 전공하던 한가을은 휴학하고 ‘정신병동’에서 알바를 한다. 좋아하는 선배의 일에 잠심 참여하려 병동에서 친해진 안미진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 월계동 옥주
상실을 메우지 못하고 베이징으로 떠난 옥주.

* 하바나 눈사람 클럽
어릴적 아빠랑 살았던 부산에 다시 돌아왔다. 이곳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 기간에도 단골로 이용하는 사람들 덕에 그럭저럭 유지하고 있다. 단골의 주선으로 한 남자를 소개 받기로 했는데, 그녀의 첫사랑과 이름이 같기 때문.

* 첫눈으로
소봄의 이야기

* 당신 개 좀 안아봐도 될까요
부모의 이혼 후 언니 오빠와는 달리 미성년자였던 세미를 위해 엄마는 강아지 ‘설기’를 데려왔다. 그렇게 자신의 곁에 20여년 있었던 설기가 떠났다.

* 크리스마스에는
지민과 현우의 이야기

- 직장인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있다면 한가한 상사이고 더 두려운 존재라면 기러기 상태라 사적으로도 한가한 상사가 아닐까.


- 이 밤은 어떤 용서도 구원도 ‘수거’도 필요하지 않은 그저 흔한 은하의 크리스마스였다.

- 조직 속 인간들에게는 그렇게 부족한 능력을 노력으로 상쇄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매정하고 냉정해지는 특질이 있었다. 타인의 역량 부족은 결국 자기들 무게가 될 텐데 대놓고 미워도 못하게 감정적 부담까지 지우는 셈이니까.

+ 내돈내산 책은 늘 뒤로 밀리는데 이 책은 꼭! 이 시즌에 읽고 싶었다. 이 시즌에 어울리는 작품이니 겨울을 넘기지 말고 읽으시면 좋겠다. 혹여 시기를 놓치시면, 감정의 힘듦의 독서 후에 읽기 좋으니 기억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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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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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을 간접경험하는 책이다. 얼마전에 읽은 <재능의 불시착>처럼 이 책도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그래서 더 고통스럽다.

책은 한 고등학생 여자 아이가 자신에게 친절한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이야기다. 그것이 이 책의 주요지만, 화자의 일기 형식으로 기록된 책은 아이의 고통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사실 책은 처음부터 불안한 기운을 풍긴다. 그 남자의 등장과 함께 이미 뒷일을 예상할 수 있다. 아이는 처음부터 그의 모든 호의를 당연하듯 받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던 제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그런 일을 당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상상하며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 일 후에 사람들은 갖가지 말을 만들어냈다. 상처가 없어서, 신고를 직접 해서,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일상을 살아내서 피해자인 제야에게 말에 말이 더해졌다.
나쁜짖을 한 사람은 나쁜 일을 생각보다 쉽게 걷어낼 수 있었다. 그가 저지른 나쁨까지 제야에게 덧씌워지기도 했다.
모두가 시키는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을 지키는 사람으로 살려는 제야가 너무 멋있어서 눈물이 났다. 부모도 지키지 못한 ‘젊은’, ‘여자’, 혼자’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애쓰는 제야를 잊을 수 없을거다.

- 은비를 생각하면 은비가 당했다는 일도 같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기억에서조차 은비는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 어째서 내가 의심받는가. 어째서 내가 증거를 대야 하는가. 어째서 내가 설명해야 하는가. 어째서 내가 사라져야 하나.

- 친절하고 비열할 수 있다. 다정하고 잔인할 수 있다. 진실하고 천박할 수 있다. 그게 사람이다.

- 나는 나로 살기 위해 내게 소중한 것들도 같이 내려놓기로 했어. 시작한다는 건 그런 거야. 내게 좋은 것만 쥐고 싫은 것은 버리고 그럴 수는 없어.

+ 성폭행 담당 형사분께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반항으로 목숨을 잃는 것보다 그냥 폭행을 당하는 것이 낫다고. 세상이 왜 자꾸 목숨을 하찮게 여기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라고 내몰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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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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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두 개의 작품은 2014년 ‘세월호’의 아픔이 있던 해에 기록되었고, 나머지 작품은 ‘코로나’가 한참인 때에 집필되었다.
모든 작품에 ‘죽음’이 관통한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의 서술이다.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서인지 죽음이 무겁게만 다가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표제작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와 ‘난주의 바다 앞에서’가 인상 깊었다.

* 이토록 평범한 미래
엄마의 죽음으로 아빠와 세상에 대한 원망을 품은 지민은 주인공과 동반 자살을 약속했다. 그 전에 엄마의 소설이 궁금한 민주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외삼촌을 찾아간다. SF나 판타지로 분류될 소설이었으나, 첫 문장이 ‘1972년 10월을 우리는 시간의 끝이라고 불렀다’라는 이유로 군부가 판매를 금지 시켰다고 했다.
둘의 동반 자살 예정을 들은 외삼촌은 이 20대 둘을 붙잡고 엄마 소설 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번의 삶이 흐르는 내용인 소설을.. 미래의 결과를 아는 자들의 삶이 그들에게 펼쳐질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사람인 것처럼.

* 난주의 바다 앞에서
병마와 싸우던 아이를 잃고 삶을 살아내기가 힘들었던 한 여인이 과거의 여인이 자신의 삶을 버림으로 자식을 살리려 했던 바다를 만나 삶을 이어간다.
정난주 : 장약용과 정약전이 그녀의 삼촌들이고 이승훈을 고모부로 둔 조선시대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가의 신동 소년과 결혼한 남들이 부러워할 모든 조건을 갖춘 삶을 살던 여인. 정조가 죽고 그의 집안은 천주교 학살로 몰락한다. 그녀의 남편ㅇ느 가장 흉악한 반역자가 되어 사진가 찢기는 극형을 당하고 가족은 모두 노비로 전략한다. 그런 삶을 이어주기 싫었던 한 여인은 자식을 몰래 바닷가에 버리고 죽음을 택하지만 이후로 37년을 살아내 할머니로 삶을 마감한다.

* 진주의 결말 : 바로 전 2022년 김승옥 문학상에서 기록했으므로 패스

* 엄마 없는 아이
대학 연극 동아리. 엄마를 잃은 두 청춘.

*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누군가의 죽음의 끝에서 건져내 준 음악.

* 사랑의 단상
요약 어려움 ㅡ,.ㅡ

*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첫번째 작품과 묘하게 이어지는 단편. 누군가의 기억이 전해지면서 길어지는 삶의 여정.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할아버지가 기억하고 살아내는 삶에 자신의 삶이 더해진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추천
#멋진문장을원하시나요?

- 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입니다.

- 그가 늘믿어온 대로 인생의 지혜가 아이러니의 형식으로만 말해질 수 있다면,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었다.

- 어느 시점부터인가 줄곧 나를,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나를 기억하게 된 일에 대해서 생각했어. 나는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동안에도 나를 기억한 사람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

- 정신의 삶은 자가 자신으로부터도 멀어지는 고독의 삶을 뜻하지. 개별성에서 멀어진 뒤에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은 얼마간 서로 겹쳐져 있다는 거야. 시간적으로도 겹쳐지고, 공간적으로도 겹쳐지지. 그렇기 때문에 육체의 삶이 끝나고 난 뒤에도 정신의 삶은 조금 더 지속된다네. 우리가 육체로 팔십 년ㅇ르 산다면, 정신으로는 과거로 팔십 년, 미래로 팔십 년을 더 살 수 있다네. 그러므로 우리 정신의 삶은 이백사십 년에 걸쳐 이어진다고 말할 수 있지. 이백사십 년ㅇ르 경험할 수 있땀녀 누구라도 미래를 낙관할 수밖에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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