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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최은영 작가님의 #쇼코의미소 #밝은밤 모두 좋았다. 그렇지만 작가님 정말 글을 잘 쓰신다. 믿고 읽는 작가님!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젠 작가님은 나에게 최소 천재, 만재, 억재 이상이다. 이 책 읽어 보셨다구요? 그럼 제 말이 동의하시죠?
개인적으로 단편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짧은 이야기들이 여러개 들어가 있어서 작품마다 충분한 몰입이 불가능한 독서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데 이 책은 제외!
모든 작품이 하나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감정을 확! 터트리지 않고 슬며시 차오르게 만든다. 나의 감정은 <아리다>로 귀결됐다.
내게 무해할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상처받는 이야기들. 그 감정을 얼마나 섬세하게 잘 그렸는지 책을 뚫고 전해진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글이 가능한 것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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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 난 분명 너를 좋아하는데 내 마음이 자꾸 저기로
🎈601, 602 : 자고로 시집을 왔으면 남자 아이를 낳아야지.
🎈지나가는 밤 : 해외에서 학위를 받느라 바쁜 윤희와 한국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 주희. 서로가 떨어질 당시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말을 내뱉고 헤어진 터라 좀처럼 살가운 자매로 지내지 못한다. 좀처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매가 오 년 반 만에 만났다.
🎈모래로 지은 집 : 천리안을 통해 익명으로 알고 지냈던 아이 셋이 오프라인으로 만났다. 그 시절 공무, 모래, 나비라는 닉네임을 쓰던 아이들. 넉넉한 환경에서 자란 모래, 말도 안되는 규칙을 갖은 군인 출신 아버지를 둔 공무, 사는게 바쁜 나비.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서로에게 속마음을 다 내어주지 않는 이들
🎈고백 : 완전 절친인 고등생 주나, 진희, 미주. 너무나 친했기에 자신의 속내를 고백한 진희. 그런 진희의 고백을 받아주지 못했던 두 아이.
🎈아치디에서 : 부모 그늘에서 빈둥거리며 살던 랄도와 악착같이 삶을 살아내는 하민. 그 둘은 타국에서 만나 서로에게 의지하지만 ..
- 어쩌면 그때 그녀는 자기에게 그 모든 게 다 사랑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그 말이 거짓이고 얕은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위로조차 할 수 없었던 외로운 사람에게 어떤 비난을 할 수 있을까.
- 나비는 세상 모든 이름없는 고양이들의 이름이라고. 그냥 길 가는 고양이에게 나비야, 하고 부르는 목소리들이 좋아서 나비라고 했다고. 화를 내면서, 악을 쓰면서 나비야, 나비야, 하진 않잖아, 라고.
-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그 손으로 상대를 때리고 그 입술로 가슴을 무너뜨리는 말을 주고받아.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 나는 ‘살다’라는 동사에 ‘열심히’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hard’는 보통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이는 말이 아닌가. ’hardworking’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사는 게 일하는 건 아니니까.
+ 재독할 때는 한 편씩 천천히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