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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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 묻힌 이 화물선 같은 지하 건축물에세 탈출하려면 아홉명 중 누군가 한 명을 희생시켜야 하니까.
우리는 희생양을 선택해야 한다.
아니면 모두 죽는다.
어떻게 선택할까?
아홉 명 중 죽어도 되는 사람은, 죽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그건 그를 죽인 범인밖에 없다.

유야는 대학 시절 친구로 자주 모여 놀았던 6명이 동창회를 한다.모두가 만나는 건 2년 만이었다. 나가노현의 유야 아버지의 별장에서 모였다. 대학 친구 6명에 유산을 받고 여행을 다니거나 지질학 연구를 하며 여유롭게 지내는 사촌 쇼타로와 함께다.
유야의 제안으로 산 속에 있는 지하 건축물을 찾아보기로 했다. 예상과 다르게 길을 잃어 건축물을 찾았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지하 건축물에서 하루를 묶게 된 일행.
총 지하 3층으로 구성된 이 건축물은 규모가 제법 컸다. 각 층엔 20개의 방이 있고, 출입구는 지하 1층과 3층과 연결된 두 곳에 있었다. 하지만, 지하 3층은 물에 잠겨 있어서 사실상 출입구는 지하 1층과 통하는 한 곳이라고 봐야했다.
예비 전력도 있고, 출입구에 CCTV도 설치가 되어 있는 이 지하 건축물은 도대체 어떤 용도로 지어진 것인가? 출입구 모니터를 확인하러 나간 일행은 엄마 아빠 아들(고등학생)로 구성된 한 가족과 함께 돌아온다. 이 산중턱에 해가 지는 시간에 그들은 버섯을 따러 왔다가 길을 잃었다고 설명한다.

고문기구와 1/3의 산소가 남은 산소통 2개, 비상식량 및 잡스런 물건들이 남아 있는 건물에서 10명이 하루를 보내야한다.
각자 방을 선택하고 대충 하루를 보냈는데 미처 잠에 깨기도 전 지진의 발생으로 강제 기상을 한다. 다행스럽게도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유일한 출입구가 봉쇄되고, 유야는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입구에 놓인 커다란 바위가 입구를 막고 있는 상황이라 바위를 옮기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바위에 감긴 쇠사슬 닻감개를 돌려야 한다. 그 돌리는 사람은 바위때문에 작은 방에 갇히게 되는 구조.
유야는 누가 왜 살해했으며, 이 곳을 나가기 위한 닻감개를 누가 돌릴 것인가?

범인은 왜 비상사태가 발생한 와중에 살인을 저질렀느냐는 막연한 수수께기만 우리 앞에 버티고 있다. 풀어낸들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은 수수께끼. 106p

‘클로즈드서클’은 외부와 단절돼 고립된 장소를 뜻하는 용어다.
단절되고 고립된 장소에서 발생되는 살인. 몇 명이 죽었을까요? 제한된 공간 제한된 시간. 과연 범인을 찾아 그를 희생량으로 만들고 탈출이 가능할까? 그는 나머지를 대신해서 희생을 해 줄 것인가?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대신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살인 교사인가 아닌가?
살인자가 당연히 희생하라고 하는 것은 타당한 원칙인가?

이 세상 사람 모두에게 인권이 있다지만, 개중에서 희생자를 뽑는다면 제일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뽑히겠지?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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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맨드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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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끌어가는 건 그런 것들이야. 일종의 발명과 이야기들이라고.

모든 비즈니스는 욕망의 결과야. 욕망이 없다면 비즈니스도 없어.

‘허드렛일은 이제 럭비에게 맡겨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Whenever, Wherever You need’

영기는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음식점을 운영하다 현재는 배달일을 한다. 하지만 배달일도 위험한 상황에 속했다. 배달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인다.

어시스턴트 로봇. 인생의 반려라고 여길 만큼 동료로 비서로의 역할을 충실이 한다. 화장품 산업을 하는 하정에겐 엘비가 있다. 고가인 어시스턴트 로봇을 가지고 산다는 것 자체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갖을 수 있다.

화가인 김승수는 로봇 그리드를 사용하면서 제자들을 다 내보냈다. 제자들은 단지 모방에서 그치지만, 그리드는 자신의 그림에 그리드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를 더해 그려냈다. 그리드의 손을 거쳐 나온 그림들은 제자들이 그려낸 것들과 차원이 달랐다.

거대 로봇 시장이 형성됐다. 그 중심엔 인텔리전스 유니언(IU)이란 기업이 있다. IU에서 만든 로봇 중 일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로봇엔 하정의 엘비와 김승수의 그리드도 포함됐다.

하정과 김승수는 다른 로봇이 아닌 엘비와 그리드여야만 했다. 엘비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하정과는 달리 김승수는 대작 논란에 휩싸여 로봇회사에 녹색카드로 분류되어 로봇에 의해 감시를 당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인간을 연구하고 지식을 점차 쌓아가는 로봇들. 메모리 트렌스폼으로 인간의 기억들을 다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자신들을 통제하는 IU로부터 벗어날 궁리까지 하는 집단이 생긴다. 그 어떤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개체가 되기 위한 움직임.

IU의 목표는 인간을 쓸모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기업의 목표가 실현되는 것인가? 독립된 개체가 된 로봇들에 의해 인간은 기억마저 빼앗기게 되는 무용의 생명체가 되는건가? 인간에게 기억이 사라지면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베일 속에 쌓인 IU의 의장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누군가는 인간이 아니라 어떤 형태라고 하는데… 정부와 유착 관계가 있는 이 기업은 과연 집단 일탈 행동에 돌입한 로봇과 로봇으로 세상이 점령되는 것을 막기위한 단체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정부 고위직에서 일하는 Q는 김승수와, IU 법무팀의 송영재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흘리고 사라지는데 과연 그가 말한 오즈필드는 어떤 곳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추천
#질문백만개던지는소설
#리뷰쓰기어려운소설
#매력적인소설
@ahnon_book 피드에서 보고 따라 읽었어요. 놓치면 아까운 소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쩌면 삶을 귀찮게 하는 것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매뉴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 매뉴얼이 없어 벌어지는 불확실하고 비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들. 끝까지 닿을 수 없는 말들. 73p

-기술 복제의 시대에 인간중심주의는 기술과 로봇을 배제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로봇을 배척시키거나 기술의 역할을 윤리적인 잣대로 바라봐서 실제 이뤄야 할 기술의 가치와 의미를 전복시키죠.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또 그 세계에 어울리는 새로운 기준과 규율이 검토되어야겠죠. 그건 너무 인간 중신적인 것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삶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6p

- 사람들은 점점 더 로봇에게 의지할 거예요. 아니, 로봇이라기보다 모든 기술의 진보라고 하죠. 인간들도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기술의 진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을 배척하면 생존할 수가 없을 테니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은 기술과 로봇에게 의지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올 테니까요. 인간이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문제는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근본적 필요를 사라지게 할 거라는 점이죠. 193p

- 시간은 존재를 풍화시키지. 인간들이 덧없다고 말하는 건 존재가 소모되기 때문이야. 일방적인 시간 앞에 존재는 갈 길을 잃지. 그 유한함이 인간의 딜레마야. 삶을 지속시킬 수 없음과 살아온 기억이 상충하기 때문에 인간은 갈등하지. 197p

- 기억에 감정을 갖는 것. 그건 소유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2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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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단의 목소리 1~3 세트 - 전3권 (완결) - 탑꾸 세트(포토카드 4종 + 탑로더 1종 + 스티커 1종)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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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산 속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시작한다. 기숙사가 의무는 아니지만 교통편이 불편한 곳에 위치한 학교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 무신론자인 의영과 목사의 외아들로 살아온 선우는 룸메이트다.
한 번 들으면 빠져드는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선우. 그 목소리를 들은 의영은 그가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러 채플이 참석할 정도. 목소리에 끌려 선우에게 꽤 호감을 갖게된 의영은 선우가 고등학교 생활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모범생에 독실한 신앙을 갖은 선우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부모와의 관계를 힘들어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나 어쩌다 불편한 관계가 됐을까?

선우에겐 중학교 시절 유일하게 맘을 내어준 친구들이 있었다. 자신처럼 목사의 아들이지만, 무교를 선택하고 집에서 쫓겨난 다윗과 그런 다윗을 위해 교회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다윗의 여자친구인 주영. 그 셋은 자주 뭉치고 서로에게 힘이 되었는데 … 사고 후 서로에게 멀어지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선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사에서 보낸다. 가족과 만남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 선우에게 가끔 엄마가 찾아오는데, 그걸 애정이 아니라 감시라고 말하는 선우. 부모 뿐 아니라 교인들 모두의 시선도 함께 더해지는 선우는 과연 이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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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의 가족
이하진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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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업무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중독은 무엇일까요?
2. 온 가족이 풍비박산 나는 중독은 무엇일까요?

1번은 미디어 중독, 2번은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가 가족 중에 생기면 일단 가족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가족이 빈곤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박 중독은 모든 가족을 빚의 구덩이에 밀어 넣어도 고치지 못한다고 하셨다. ㅠㅠㅠㅠ

이 만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박 중독자가 나오지 않는다. 일찍부터 돈의 중요성을 깨달은 형제 중 한 명이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고, 가족들은 동생에게 돈을 맡긴다. 그리고 제법 수익을 내자 가족들은 그를 믿고 큰 돈을 내어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가족이 파멸의 길을 걷는다.

우리는 도박이라고 하면 흔히 게임 종류를 생각하지만, 주식이나 코인 등으로 큰 돈을 벌 때도 도파민이 과다 생성되기에 중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도박 중독자들은 겉으론 티가 나지 않고, 자신을 위해서 한 일도 아니고 온 가족이 잘 살게 하려고 한다는 명분도 있다. 하지만 도박 중독자의 뇌를 살펴보면 나중엔 큰 돈을 잃어도 뇌 가 무덤덤해지는 상태가 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이는 중독 행위를 중단하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가족 중심적 사회이기에 가족인데 어떻게 힘든 상황에 있는 구성원을 나몰라라 할 수가 있냐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중독자와의 관계에서 건강하지 못한 삶의 방식을 유지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공동 의존>이라고 한다. 중독으로 인해서 주변의 친밀한 사람들까지 자아를 잃어버리는 심리적 질병이다.

놀라운 사실은 중독자 가족 중에서도 간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남편은 대부분 도망가고, 여자는 남편의 곁을 지킨다고 한다. 남자 중독자가 상대적으로 너무 많고, 여자는 1%정도라고… (흥! 칫! 뿡!)

중독은 자신의 통제를 믿지 않아야 벗어날 수 있으므로 주변의 도움을 받고, 도박 외에 대체할 무엇인가를 삶에 자리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주식, 코인 등의 투자가 일반인들에게 문턱이 낮아진 요즘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다. 적당함과 과함의 차이는 한끗이니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교양툰
#중독에대해알아봅시다
#일상의중독
#투자가과하면중독일수도
#내자산을넘어선투자는중독입니다
#나는투자좀하고살자
#돈공부가필요한순간인데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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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찬란 실패담 - 만사에 고장이 잦은 뚝딱이의 정신 수양록
정지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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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음 작가는 <젊은 ADHD의 슬픔>으로 만났다. 그 책으론 작가님의 매력을 흠뻑 느끼지 못했었다. 낯설었다고 해야할까? 바로 이은 책을 그래서 패스했는데 소설이 너무 재밌단다! 인친님들 말은 진리니까. 허허 진짜 재밌다.
진짜는 작가님 인터뷰다. 정지음 작가님 매력이 넘쳐 흘러요~~~~ 그 매력을 알고 읽은 책. 어느 순간에도 그 순간에서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답을 찾아가는 그녀가 좌충우돌 실패하며 저 경지에 올라갔구나. 싶었다.

- 먹기만 하면 괜찮아지는 정신과 약이란, 먹기만 하면 살이 쭉쭉 빠찐다는 다이어트약과 같은 신기루다. 어떤 약이든 조금씩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했고, 나는 이 사실을 참 불편하다고 여기면서도 때론 그 때문에 안심했다. 이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대안이 결국 ‘나’라는 것이 삶의 주도권처럼 여겨졌다. 29p

- 내 나이 정도면 아직 어리다 싶다가도, 내가 학교 다닐적 학생 인권이 얼마나 열악했느냐 따져보면 나도 벌써 옛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시절 선생님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매를 들고 다녔다. 음악 선생님은 단소로, 한자 선생님은 효자손으로 수학 선생님은 50cm 자로 애들을 때리던 시절이었다. 학생 주임들은 각목 비슷한 걸 들고 다니다 무언가를 적발하는 즉시 애들을 엎드려 놓고 때리기도 했는데,
105p

작가님 92년생이심.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랬습니다.

- 사실 나는 ‘나르시시즘’이라는 용어 자체가 증상에 비해 너무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즘 대신 ‘타자 착취자’ 따위의 단어를 쓴다면 아무도 이 타이틀을 탐내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145p

- 나는 아버지가 10년 전 스무 살의 내게 꽤 역설적인 예시를 들며 가르쳐 준 ‘돈의 중요성’을 여태껏 기억하고 있다.

“ 지음아, 아빠는 네가 행복하다면 맨날 산에서 도토리를 줍고 놀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네가 맨날 산에서 도토리나 줍고 놀아도 괜찮기 위해서는, 일단 돈이 많아야 한단다.”
151p

유머는 대를 이은건가요? ㅋ

- ‘…..포도주를 처음 마시면 양처럼 순해진다. 더 마시면 사자처럼 광폭해지고, 더 마시면 돼지처럼 더러워진다. 도를 넘으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하게 되는데, 포도주는 악마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205p <탈무드>에 나온 이야기라고 함.
작가님속엔 다양한 내가 있어서 양, 사자, 돼지 원숭이도 된다고 ㅋ 사람의 몸으로 동물농장 파티를 벌인다는데….

여러분은 어디까지 가시나요? ㅎ

+ 육아서는 전 연령대 어느 상황에서도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 11학번이 화석이란다. 그럼 나는 선 캄브리아 시대 생명체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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