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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안녕이라그랬어
#김애란
#문학동네
<317p><별점 : 4.5>
나에게 한국문학에서 단편의 지존이라 여겨지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 중 한 분이 바로 김애란 작가
일상에서 누구나가 겪고 있을 아픔을 이렇게도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니… 이번 작품도 역시 소리가 나왔다. 기대에 비해 실망이 있을 법도한데, 여전히 엄지를 들게 만드시는 작가.
📍홈파티
전에 읽을 때 무시하고 읽었던 작품 속 언급되는 희곡 <보이체크>
실존 인물로 쓰인 희곡이며, 독일문학에서 처음으로 하층민이 주인공으로 쓰임. 가난한 군인 보이체크는 돈을 벌기 위해 완두콩만 먹는 실험에 참여. 그의 연인 과부는 군악대장과 바람을 피고, 환각 증세에 시달리는 보이체크가 그의 연인을 살해하는 이야기.
근근히 삶을 꾸리며 살아갈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배우 이연은 후배의 요청으로 홈 파티에 참석한다. 그릇을 되물림할 정도의 부의 되물림이 있는 호스트 오대표와 명상센터 소장 서, 성형외과 의사 박, 변호사 김은 모두 귀티가 났다. 이연에 대한 배려로 그들의 과거 연극했던 경험들의 이야기가 오가고, 자립 청소년의 대출 상상력과 금융 감수성에 대한 대화까지 흐르는데..
그들은 서로에게서 무얼 원했던 것일까?
📍숲속 작은 집
한 달 살기로 찾은 숙소이기에 시내에서 꽤 떨어진 단독주택을 예약했다. 처음엔 잘 관리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하나씩 흐트르진 것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팁이 문제인걸까? 팁을 주는 것에도 예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은주는 고심하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팁이 전달됐고, 다시 깨끗함이 유지됐다. 팁과 함께 성의를 표하는 글까지 남기느라 애쓴 은주와 이런 일에 쿨하게 반응하는 지호의 온도차. 이 온도는 그들의 삶을 내내 따라다닐텐데..
📍좋은 이웃
연민의 대상이던 시우네가 반짝이는 세계로 가버렸다. 흔쾌히가 되지 않는 마음
📍이물감
이혼한 전 처의 SNS를 염탐하는 남자.
같이 살 때 공감하지 못했던 희수의 마음을 자기가 당하고 느끼고, 희수가 자신의 삶을 잘 꾸리는 것처럼 보이니 관심을 보이는 남자… 남 주긴 아깝운가?
📍레몬케이크
독립서점 어려워요. ㅠㅠ
📍안녕이라 그랬어.
우리말의 ‘안녕’에는 ‘반갑다’는 뜻과 ‘잘 가’라는 뜻 말고도 또다른 의미가 있어.
‘평안하시냐’는 혹은 ‘평안하시라’는 뜻.
(중략)
고향에서 엄마와 나 오직 두 사람만의 관계로 세계가 쪼그라들자 그 많은 언어가 그리워졌다. 실수하고, 변명하고, 거짓말하고, 반문하고, 더러 표 안 나게 유혹하고, 티나게 매혹하고, 긍정하고, 의심하고, 호흥하는 사회적 몸짓이.
오늘도 사회적 몸짓에 지친 누군가에게 그런 몸짓을 갈망하는 누군가도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길.
📍빗망울처럼
안방의 누수. 동생의 도움으로 누수를 해결하고 벽지까지 다시 바르는 마음. 전세 사기로 과하게 애쓰다 떠난 수호 곁으로 가려는 지수. 뚝뚝 흐르는 물이 멈추고 벽지로 전보다 더 깨끗해지는 것처럼 언제가 지수의 눈의 눈물도 마르고 마음에도 한 겹의 단단함이 덮여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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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도 세상 소식에 귀를 열어두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주변에 폐 끼치는 존재는 되지 않으리라 괴신했다. 실제로 기태의 젊은 시절 꿈은 훌륭한 어른은 못 돼도 산뜻한 중년은 되는 거였다. 청결한 옷을 입고, 타인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젊은 세대를 지지하고, 주면의 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 (중략) 기태는 자신을 둘러싼 좌표는 그대로되 ‘나’라는 점만 이동하리라 착각했었다. 점과 더불어 좌표도 같이 움직이는데다 다른 그래프와 충돌하며 곡선과 직선이 찌그러지고 휠 거라 예상 못한 까닭이었다. 17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