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을 보살피다 / 김지연 수동이 할아버지의 묘소에 다녀오자고 했다. 한때 사랑했던 할아버지. 베트남 전 참전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잘 쓰지 못했지만, 자전거를 태워주던 할아버지와 언제쯤부터 멀어졌다. 성인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세계가 점점 더 밖으로 뻗어나가는 때니까. 수동이 사라지고, 길을 잃었다. 한참 만에 도착한 곳엔 양식장 비슷한 공간이었는데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일을 마치면 마을에 데려다준다고 했다. 지칠 만큼 일을 하고 있는데 수동이 자신을 찾아냈다. 그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막냇삼촌이란다.수동은 그를 알고 있었다. 그럼 그의 도움을 청해야 맞는 게 아닌가? 수동은 그냥 가자고 화수의 손을 끌었다. 그 순간 남자는 화를 내기 시작했고, 화수와 수동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에 이대로 나갔다간 얼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수건으로 몸을 말리라며 안내한 컨테이너에 둘을 가둬버렸다. 🥶🥶🥶 화수가 경험한 두 번의 죽음과 닿은 경험은 그녀의 한참 후의 미래에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나에게 사랑의 대상인 할아버지에게 숨겨진 아들은 어떤 의미일까? 어른들의 관계엔 어떤 아픔이 숨어져 있길래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까지 적의를 드러내게 하는 것일까? 📍방랑, 파도 / 이서아 평온하게 그저 파도를 타는 일은 어떻게 보면 잔잔하고 평안을 상징하기도 다이내믹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주 간단히 파도가 오면 타면 되는 일. 무수히 이론을 되뇌지만, 막상 파도 앞에서 곱씹던 이론은 사라지고 단순히 파도에 올라타기만 하는 행위에 번번이 실패한다. 누군가의 인생의 관찰자일 때엔 수평적 오르내림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험난한 언덕을 오르내리고 지친 몸으로 휴식처를 찾는다. 삶의 마지막까지 책에 밑줄을 긋던 할머니는 유품을 찾으러 직접 오는 가족이 없고, 누군가는 떠나간 가족을 놓지 못해 품고 산다. 파도만 바라보면 험난해 보이지만 정작 그 속을 유영할 땐 평온함을 선사하는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어쩌다 이 마을에 머무는 나도 상처를 입고 다시 돌아온 백도 방황하는 삶을 잡은 반도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요양원의 어른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도 흐름에 올라타 살아가길..📍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함윤이 사이비 종교 단체가 하는 행위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러 가는 중 독수리를 만난다. 생각보다 커다란 모양에 놀란 노아. 위 직급의 녹원의 조언으로 자신의 이름 대신 엄마의 이름으로 인사를 했는데 하필 인사를 나눈 여자와 이름이 같았다. 기막힌 우연 그런 우연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자신들의 행사에 노아를 초대한다. 2주 후에 떠나니 민원 문제는 곧 해결될 것이며 떠나기 전날 밤에 큰 행사가 있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이었어요? ❞흥미롭고 확신에 차 보였던 그 사람들.❝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들 같았어요. ❞노아 눈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적❜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열심과 적, 불꽃과 냄새. 민원을 처리하러 오른 산에서 그들은 한 단체의 이야기에 주인공이 되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 #단편소설추천 #작가인터뷰포함 #선물도서 #한국문학 #북스타그램 #소설추천 #들고다니기좋은책 @daldal_kj 감사하달~ 나에게 여름을 선물한 달달님의 이 여름, 무탈한 완주를 바라옵니다. “그 사람들은 그게 업이야. 먹고 사는 일. 업은 생과 끈끈하게 얽혀 있어.”81p- 슬픔에 빠진 사람은 언제나 과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리기 때문에 - 내 뒤에서 몰려오는 파도의 리듬에 맞춰 보드를 힘껏 밀어주었던 그 하루에 대해 수도 없이 다시 생각할 것이다. 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