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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지음, 백지민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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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dasanbooks
<448p>
9월의 첫 번째 토요일에 시작되는 15일간의 휴가
“이번에도 보그너예요?”
그들의 휴가지는 언제나 보그너였다.
휴가를 가기 위한 준비는 ’행군 명령‘이라 명했다.
이웃에게 키우는 동물들을 부탁하고, 집안을 정리하고, 짐을 꾸리는 일을 분담해서 하는 일을 하는 순간부터 휴가는 시작이다.
이 가족의 휴가는 날짜도, 장소도 늘 같다. 여름휴가가 맞아? 싶은 날짜인 여름의 끝을 잡고 떠나는 일정. 이미 다 큰 20살 17살의 딸과 아들까지 함께하는 여름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는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은 그 어떤 절정의 서사가 있는 책을 읽을 때보다 요동쳤다.
이미 성인인 아이 둘에 막내. 아이 셋과 함께하는 휴가에 이 부모 너무도 조바심이 크다. 휴가 가려는 준비를 하는데 이미 나는 탈진할 것만 같다. 짐을 싸고 보름간의 집을 비우는 데 필요한 것들을 부탁하고 정리하는 것이 이리도 힘든 일인가? 아.. 이 두 부부 불안 강박증 아냐??로 시작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그렇지 않은가? 평온함에 가려진 우리의 머릿속은?
그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을 위해 매일 처리하는 일들을 꼼꼼하게 기록한다면 이런 기분이 들겠구나 싶었다. 이 주인공 부부들이 좀 과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나 혼자만의 여행보다 몇 배나 더 신중하게 예방책을 세우는 편이 대부분일 테니..
저렇게 큰 아이들이 가족과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이 지나칠 만큼 세심한 두 부부의 노력은 아이들의 행동과 말에서 결실을 거둔다.
한참 또래와 어울리고 휴가지 바닷가에서 한껏 풀어져 멋대로 행동할 법할 나이의 아이들은 언제나 가족의 루틴에 자신들을 맞춘다. 그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가족이 1순위임을 품게 하는 데엔 두 부부의 넘치는 사랑과 존중이 씨앗이었음을 알게 했다. 너무 노후되고 낡은 허깃 부인의 씨뷰 숙소를 늘 이용하는 것도 그 다정함 중의 하나였다.
철저하게 가족들의 평안함을 위한 두 부부의 노력은 그것을 업무로 받아들일 만큼 피곤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그냥 한껏 풀어져 좀 쉬어도 된다고요! 소리가 올라오기도 했지만, 그런 노력들이 일상의 평온을 만들어내는 것을 알기에 이 부부의 애씀이 뭉클했다.
이 책에서 최고의 이벤트는 그들의 휴가의 하루를 앗아간 아부지 회사 우수 고객의 초대 사건인데.. 돈 자랑 하던 부부에게 이들 가족이 취한 행동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그동안 조금 지질해 보였던 스티븐스 부부와 그 아이들의 예의 바른 태도에 멋짐 백 개를 날렸다지~
이 평온한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접었는지…😳 읽고 덮은 후 놀란 나. (네가 접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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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
사람들에게 시간은 미적대면서 거의 뚝 멈추어 있는가 하면, 재빨리 내달리고, 절벽을 뛰어넘듯 훌쩍 사라지거나, 다시금 미적댈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약간의 슬픔을 품고서 알았던 것은, 시간이 종국에는 늘 따라잡는다는 것이다. 오늘 시간은 마치 안개 속의 기관차처럼 더듬듯이 이동했지만, 이제 휴가는 시시각각 속도를 더해갈 터였고, 이 나날들은 작은 도로변 기차역들처럼 번득여 지나갈 터였다. 보름만 있으면 그는 마지막 저녁에 이 방에 앉아서, 휴가의 첫날밤이 어쩜 이토록 어제 같은지를 생각하고 있을 터였다. 허비된 시간에 대한 회한에 가득 차서 말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건 바보 같았다. 시와 분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모든 순간이 그 나름의 흥밋거리로 꽉꽉 들어차 있는 몇백 시간이자 몇천 분이다. 207p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은 기억이 꼭 붙들 수 있는 예리한 윤곽을 남기지 않는다. 이야기된 말들이나 작은 몸짓, 생각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며, 다만 시간에 영향받지 않고 깊은 감사함만이 계속 머물 뿐이다. 340p
◆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강력 추천
◆ 조지 오엘과 프란츠 카프카를 출간한 빅터 콜란츠가 발탁한 데뷔작
◆ 가디언,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 추천
휴가지에서 게임 추천 : 지나가는 무리의 관계 알아맞히기. 이모 발견하기 ㅎ 1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