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언어들
김기석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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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언어들
#김기석
#복있는사람

<365p>

신앙생활하는 이들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그들의 위선에 분노하며 그 부조화의 뿌리를 보고 싶어서 신악을 공부했다는 김기석 목사님이 오랜 목회를 마치고 써 낸 고백의 언어다. 그 긴 기간 치열하게 공부했지만 여전히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담긴 책이다.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어디 가서 말하기 창피할 정도의 상태이기에 말하고 다닐 수도 없었다. 여전히 그러한 상태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조금씩 나는 왜 여전히 교회의 언저리에 머물고 있으며, 내가 믿고 싶은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앙 서적은 이미 믿는 자라는 기본 전재가 깔린 책들이라 자괴감을 얻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오래 목회를 하신 분도, 이렇게 훌륭한 분도 여전히 치열하게 믿고 싶어 노력한다는 말 자체가 큰 위로가 됐고, 인간의 언어와 사고로 이해되지 않는 성경 말씀에 의심을 품고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그런 부분에 의문을 던지고 답을 얻어야 하는 사람도 있는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책은 총 5강으로 나뉜다. 그의 서술 방식엔 이건 성경에 관한 이야기인가? 인문학 서적인가?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다. 차례를 살펴봐도 길가메시 서사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목적이 아닌 수단, 거룩의 정치학과 자비의 정치학 등을 읽을 수 있다. 😳😮

참고 문헌이 어마어마하다. 1강에선 칸트의 3종 책을 간명하게 요약하시더니, 2장에선 오디세우스가 주인공인가? 싶다. 🤣 신화, 문학, 철학, 역사, 그림, 언어(한자와 히브리어, 라틴어, 독일어? 등) 문사철에서만 그치지 않는 그의 지식 스펙트럼이 함께 어우러진 종교 서적이라니.. 이건 뭐 국보급이다.

이 많은 참고 문헌에 그림까지 더했으니, 출판사도 고생이 많으셨겠다. ^^;;;

이 책에 대한 요약은 책의 마지막에 적힌 글로 대신하는 것이 맞겠다.

딱딱하고 교리적인 산문의 언어가 아니라 시적 언어로 우리 삶과 역사의 이면에서 지속되고 있는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교자다. 시와 산문, 현대문학과 동서 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이되, 화려한 문하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아픈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 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뚫어 보는 통찰과 영적 감수성이 스며 있다. -책의 뒤 날개 중-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이시대최고의인문학자 #신앙서적인가인문서적인가 #어려운책요약본 #고전요약서 #북스타그램

머뭇거림은 타자관계에서는 여백을 주기 위한 것이고, 자기관계에서는 성찰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입니다. 153p

죄란 타자와 더불어 살아감에 있어서 자기한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를 세계의 중심에 놓으려는 무한 욕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타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일에서 발생합니다. 221p

고대 이집트 그림에서 깃털로 표상되고 있는 것 = 마아트 : 이집트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주 질서의 핵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진실 균형, 질서, 조화, 정의, 도덕성의 표상
: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돈이 많고, 얼마나 큰 권력을 누렸는지 보다 어떠한 사람이었는지가 심판의 기준이 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앞서 말한 가치들을 잘 구현하며 살 때 그의 영혼은 가벼워지고, 심판을 거쳐 낙원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깃털보다 가벼워야 합니다. 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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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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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할머니약국 #협찬도서
#하루마에이코
#이정미_옮김
#willma

<159p>

100세가 넘은 분이 현직 약사라고요?
소설 아니고 에세이라고요?


모든 일은 다 하루하루 배움의 연속인가 봅니다. 그래서 손님을 대하는 틈틈이 컴퓨터를 켜 두고 새로 나온 약의 이름을 알아볼 때가 많습니다. 약사인 이상 약에 관한 최신 정보를 놓쳐서는 안 되기에,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이 항상 저를 자극합니다. 20p

❛화상 회의 참석이 가능한 약사 님 ❜ 👍👍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변화에 불안을 품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순전히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사실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그저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 일과 마주하기만 하면 됩니다.
// 반성합니다… 🥲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고 발전하는 일과 나이는 무관합니다. 24p



대를 이어 하고 있는 ❛히루마 약국 ❜
23년 태생인 저자는 전쟁을 관통했다. 당시 도쿄에 살고 있었기에, 피난을 떠났었고 다시 돌아온 고향은 폐허였다. 허허벌판에 약국을 저자의 아버지가 세웠고 그 약국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며느리, 손자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4대째 이어지고 있는 약국)
가업을 잇기 위해 자식들에게 약사를 강요했나? 싶지만,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약사의 길을 택한 자손들.

가족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보다는 생기발랄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기.
그것도 한발 앞서 살아가는 이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49p
//말보다 몇 배 강한 행동의 힘.

❛잃어버린 것이나 절망에 향해 있는 시선을 남아있는 빛으로 돌려 보라 ❜ 38p



아침엔 효소, 저녁엔 맥주 🍺를 마시는 약사 님
파스를 사는 손님이 혹시 혼자 살아서 붙이기 힘들까 봐 ❝파스 여기서 붙이고 가실래요? ❞를 묻는 사람. / 아마도 할머니 약사 분이시라 가능한 제안일 수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게 주어진 역할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153p

너무 멀리 바라보거나, 나의 쓸모에 대한 집착보다 삶의 의미를 잠시 제쳐 두고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순간도 있구나.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에세이추천 #위로도서 #현인의다정한말 #삶이지칠때읽는책 #오늘에감사 #북스타그램 #헤세드서평단

아침에 눈을 떴음에 감사하다고 말해 보세요. 오늘이 왔다는 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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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찬와이 지음, 문현선 옮김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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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만나는 일을 좋아한다.

우산 혁명 :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15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덩샤오핑 시절)에 반환된다. 중국의 특별 행정구로 자체적으로 나라가 운영될 것으로 약속되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간선제 예정//친중파 당선이 용이한 구조)를 주민 투표로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최루탄과 과도한 진압을 우산으로 막은 것을 두고 우산 혁명이라 불리게 된다.

1997년 6월 25일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일주일 전. 탄커이는 처음으로 실연을 맞본다. 하지만 곧 극복한다. 바로 그날 12살 차이 나는 동생 탄커러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탄커러가 좋았다. 당시엔 몰랐지만 엄마의 산후 우울증으로 동생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을 탄커이가 할 수 있었다. 아빠의 사진 덕분에 둘의 사진이 많이 남았다.
엄마가 꽤 오랜 기간 산후우울증을 앓다 회복하여 탄커러를 제대로 돌보게 되며 질투심을 느낀다. 부모는 자주 싸웠다. 그런 순간 커러는 내 품을 달려왔다. 하지만 커이도 때론 엄하게 굴었다. 그런 모든 일들은 커러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일까?

아빠는 외삼촌과 함께 연 약국으로 바빠졌고, 생각보다 돈벌이가 잘 되면서 엄마까지 바빠졌다. 커이는 대학에 진학하며 독립했고 엄마 아빠와 벌어진 사이를 좁힐 기회가 없었다. 커러는 우리 집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하는 커이와는 달리 부모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끝없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커러는 학교가 아닌 시민광장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커러가 걱정이 된 커이도 애드미럴티에 더 자주 나가게 됐다. 일과 시민과장을 오가며 사는 일.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일이었다. 그렇게 더 자주 커러와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커러는 더 이상 커이 곁에만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부모에게서 일찍 떠나온 커이가 부모에게 품은 감정과 커이와의 감정에도 온도차가 있었고, 대학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떨어져 있었던 시간만큼의 커이를 다 알 수는 없었다.

다 막고 있는 줄 알았다. 커이만큼은 나쁜 것을 보고 듣지 않고 바른 아이로 자라라는 훈육을 잘 받아들여 자란 줄 알았다. 부모의 싸움, 이혼, 그 와중에도 바름을 가르치는 엄격한 누나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격동기인 나라에서 성장했던 커러는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앓고 있었다.

매일 죽음과 싸우는 나날
지독한 우울증과 버티는 하루하루

그건 홍콩 그 자체였고,
커러의 삶이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우산혁명 #홍콩민주화시위 #첨밀밀각본기획 #타이완소설 #장편소설추천 #역사소설 #북스타그램

가족끼리는 빙빙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지만, 사랑이 없는 솔직함은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관계 속에 책임만 남아 모든 논쟁이 공평한지 아닌지만 따지게 되면 전부 잿더미가 될 뿐이다. 99p

유치원에서 배운 일들을 잊지 마. 시간 보는 법과 서로 다른 지폐와 동전 구분하는 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남들과 장난감을 다투지 않고 공유하고 친구한테 ❝미안해. ❞, ❝고마워. ❞, ❝사랑해. ❞라고 기꺼이 말하는 것. 그게 뭐겠어? 그게 시간이고 돈이고 사랑 아니겠어? 133p

120시간에 불과했지만 홍콩은 이미 예전의 홍콩이 아니었다. 엄마는 놓친부분을 영원히 만회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엄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조각을 잃어버렸다. 그걸 놓친 사람들은 군중이 직접 체험한 흥분과 경이를 평생 상상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이 작은 섬에서 15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 그 닷새로 사람들은 각기 다른 홍콩에 사는 것처럼 갈렸다. 168p

처음에는 그냥 아무려면 어떠냐는 생각이었어. 어차피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까 너무 따지지 말자고. 어쨌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좀 편안하게 만들어 주자고. 그게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했어. 거리의 사람들은 좀 봐봐. 하나같이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잖아. 그래, 여기는 홍콩이니까. 하지만 조금 전 아주머니만 해도 여전히 남한테 웃어 주잖아. 나는 사람 기분을 달래 주는 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찌푸린 사람들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야. 기분을 잘 맞춰 준다기보다 장난을 좋아한다고 할까. 나는 이미 카뮈의 『 이방인 』 속 마지막 부분처럼 “세상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지경에 이른 것 같아. 설령 지더라도 소위 말하는 현실과 운명을 비웃고 싶어.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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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없는 것 하영 연대기 3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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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없는것 #하영3부작
#서미애
#에릭시르

사랑이를 키우며 공부를 시작한 선경의 삶은 분주하다. 그의 공백을 희주 부부가 채워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 20살이 되자마자 하영은 선경과 사랑이를 떠났다.

LA에서 베키와의 일이 없었다면 이렇게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았을 것이다. 살기 빡빡한 도시. 하지만 도시가 주는 익명성은 하영이라는 개인을 숨기기에 좋은 요건을 갖췄다. 아르바이트하는 카페로 어떤 남성이 찾아와 호텔 주소를 알려주고 찾아올 것을 제안한다. 뭘 믿고 저렇게 쿨하게 돌아서는가?

한 여학생을 관찰해서 알려주기만 하면 쾌적한 집과 두둑한 보수를 준단다.
가까워지면 더 좋지만 그저 관찰이 주된 업무란다.
다만, 엄마가 시킨 일이라는 것만 발설하지 말란다.

살기 빡빡한 이 도시에서 이렇게 달콤한 제안은 거절할 수가 없다.

내가 관찰을 하는 것인가? 관찰을 당하는 것인가? 🧐
누가 누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인지..

알고 보니 나를 콕! 찍어 관찰하고 있었던 것은 ‘세나’였다.
그래서 유진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거였군.
하영이 아니라 유진으로 사는 삶에 자신의 속에 사는 악마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주는 세나가 등장했다.

자신을 괴롭히거나 거슬리는 이의 측근을 없애서 괴롭게 하는 아이.
그 아이는 어쩌다 괴물이 된 것인가?

달콤함을 유지할 것인가?
괴물과 멀어질 것인가?

사랑이의 무해한 사랑이 그녀를 변화시킨 것인가?
멀이 지기로 결심하고 가인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뜻밖의 행운을 거머쥔다.
예술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한 갤러리 관장이 그녀의 그림을 높이 평가한다.
전시회를 하게 되고, 세상에 가인이라는 신인 화가가 소개된다.

그의 앞에 다시 나타난 베키, 세나, 그리고 한 관장.
경찰을 들먹이는 베키
자신이 떠났음에 분노를 품은 세나
그런 분노를 가르친 한 관장.

하영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하영3부작 #여름엔스릴러 #가독성좋은도서 #장편추천 #타임킬러 #펼치면덮지못함 #잘못된양육 #악마는길러지는것 #한국문학

❝선경아, 아이 키울 때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기준이야. 엄마가 ㅁ여확한 기준이 있어야 해.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아이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엄마가 허용하는 선과 범위를 분명히 알려줘야 해.❞

❝아이가 실망해도? ❞

❝실망하겠지. 하지만 좌절이 곧 훈육이야. 아무리 원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세상에는 지켜야 할 룰이 있다는 걸 배워야지. 그리고 일관성.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다 마음이 약해진 엄마가 말을 바꾸면 아이는 혼란을 겪게 돼. 뭘 하면 되고 뭘 하면 안 되는지, 엄마가 헷갈리게 하면 안 돼.❞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그만해. 넌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 네가 미안하다고 물러나는 순간 아이는 네 죄책감ㅇ르 건드려서 더 많은 걸 요구할 거야. 애들이 얼마나 눈치가 빠른 줄 알아? 다른 애들과 비교하지 마. 결핍도 배워야 해. 친구와 내 삶이 다르다는 것도 배워야지.❞

46~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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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리코더 - 못하는데 어째서 이리도 즐거울까 아무튼 시리즈 76
황선우 지음 / 코난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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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시리즈를 볼 때마다 놀란다. 어떻게 주제 하나로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쓰시지? 얼마나 좋으면 200페이지쯤 되는 분량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글을 쓰시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들었다. 이렇게 고퀄로 쓰시느라 시간이 걸린 거였어.

❛취미 부자 ❜
주변에서 종종 그런 분들을 만난다. 부럽다. 멋있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내가 꾸준히 즐길 취미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았다. 욕심을 버릴 것. 취미도 남들과 비교하는 순간, 시작부터 고수에 이르고 싶은 마음에 즐길 여유를 잃는다. 자신이 번 피 같은 돈을 내고 이 돈의 가치를 백 배 뽑아내리라 덤비는 어른보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아이들이 더 길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터다.

나에게 팟캐스트의 세계를 열어준 <여. 둘. 톡>의 두 주인공 중 한 분인 황선우 작가는 내가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성정을 지녔다. 흩트려진 공간을 스트레스받지 않고 지낼 수 있고, 깔끔하고 명료한 사고?, 감정을 잘 다스린다고 해야 할까? T의 특성 중 내가 닮고 싶은 부분만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전적으로 팟캐스트를 통해 느낀 것이므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말과 글은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보여주기에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글이 아닌 말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아주 믿을만하지 않은가?)

황선우 작가는 패션 매거진을 만드는 일을 거의 20년 했고, 인터뷰 진행 후 글로 남기는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월급을 받으며 글 쓰는 일을 20년이나 수련한 사람이니 글의 퀄리티는 이미 보증된 것. 음악을 사랑하고, 클래식 공연(조성진, 임윤찬 등의 공연 / 티케팅의 여신/아마 한화 구장 표도 구하실 수 있을 듯)을 즐기며, 몸을 쓰는 취미와 악기, 꽃꽂이등을 즐긴다.

김하나 작가의 선물로 시작된 리코더 불기는 그녀의 오랜 즐거움이다. 대한민국에서 공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했던 악기이기에 친숙함은 무엇하랴? 그런데 리코더로 이런 음악도 연주가 가능하다고?는 놀랄 타임이다. 가장 놀랐던 일은 우쿨렐레(김하나) 리코더(황선우) 목탁(김혼비)의 조합으로 뉴진스 노래를 연주했던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의 북토크였다. (유선생을 통해 봤어요…) 이건 뭐 전 세계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연주와 조합이다. AI 시대에 유행하는 최신의 노래를 이 조합으로 연주하다니!!

리코더 이야기에 로마 제국이 나온다. 궁금하시죠? 🤓
영화와 음악 이야기는 빠질 수 없고,
그녀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
삶의 지혜
책의 명문 등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얇아 들고 다니기도 좋고, 끊어 읽기도 좋고 심지어 표지도 예쁘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리코더감성 #에세이추천 #아무튼시리즈 #일상에세이 #취미 #잔잔한위로 #북스타그램 #들고다니기좋은책

목관악기 woodwind 나무를 통과한 바람이 진동하며 소리를 낸다. 86p

훌륭한 음악만 골라 듣는 청취자로 살아온 어른의 귀로 형편없는 자신의 연주를 견디는 일이 연습의 큰 괴로움이었다. <반짝반짝 작은 별>은 충분히 반짝이지 않고 <노래는 즐겁다>는 서글프게 들리며 <환희의 송가>는 처절함의 송가로 들렸다. 하지만 쑥쑥 눈에 띄게 성장하는 신록과는 다르게 어느 날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이파리를 발견하는 느린 희열도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1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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