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님은 87년 인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다. 이 책은 영어로 쓰였고, 10개가 넘는 나라에 판권이 팔렸다. 개인적으로는 파친코보다 더 흡입력이 있었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소설.

책은 프롤로그로 시작해
1918-1919
1925-1937
1941-1948
1964년
에필로그로 끝난다.

식량이 없어 먹거리를 구하러 겨울 산에 들어간 한 사냥꾼이 죽기 직전 일본인 군대 무리와 연을 맺는다. 서로의 목숨빚을 진 그들의 인연을 시작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주인공 옥희는 가난한 집의 장녀로 기생집에 팔려간다. 은실이 운영하는 그 곳에는 기생들 외에도 은실의 딸인 월향과 연화도 있다. 엄마를 빼닮아 어여쁜 월향이 일본인 간부의 강제 추행으로 처녀성을 빼앗김은 물론 임신까지 하게 되자, 은실은 경성에 있는 동생 단이에게 월향, 연화 그리고 옥희까지 보내기로 한다.
단이를 사랑하지만 기생과 결혼할 수가 없어 도망친 성수. 성수의 친구이자 독립운동을 하는 명보.
사냥꾼의 아들로 태어나 경성에서 거지들 무리의 우두머리로 지내는 정호. 몰락한 양반가의 장남으로 인력거꾼으로 살아가는 현철.
돈을 쫓는 이토, 충실한 일본의 군인으로 살아가는 야마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시간의 세계 밖에 남겨진다는 것은 ‘넌 아무 의미도 없어’라는 말을 몸에 새겨놓는 듯한 특별한 종류의 고문이었다.

- 거의 예외 없이, 다들 너무 당연하다는 듯 제 스스로를 정직한 인물로 여긴다는 점은 오랫동안 명보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을 때면 깜짞 놀랄 만큼 영리하고 교활해졌으며, 너무도 약삭빠르게 머리를 굴리느라 심지어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 주변의 모든 곳에서 삶은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계속 나아가는 중이었고, 그들의 삶 역시 다른 모든 것이 존재하는 세상 안에서 나아가고 있었다. 모든 존재가 공기처럼 가볍게 서로에 가 닿으며 투명하게 반짝이는 지문을 남겼다.

- 정말로 야만적이고 짐승 같은 행동으로 그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건 언제나 인간들이었다.

+ 미꾸라지 너 진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의 일곱 조각
은모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30대를 살고 있는 친구 셋의 이야기다. 은하, 민주, 성지. 이 셋이 7가지 우주에서 각각의 삶을 산다.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우주의 비밀 방정식이 적힌 티셔츠가 나오지만 차원을 넘나들진 못하고 각자의 우주에서만 산다.
주인공을 주변인들도 거의 비슷하게 등장하고, 상황이나 성격, 고민, 세계관이나 가치관들도 유사하다. 노답인 가족 중 혼자만 정신을 차리고 버티는 은하, 만년 조연의 삶을 살아가는 성지, 동성애 연인과 아름다운 사랑으로 닿지 못하고 늘 부족함을 안고 있는 민주.

순서와 상관없겠지만 우리가 접하는 일곱번째 우주에선 이들이 조금 성장한다. 각자의 상황에서 나를 위한 방법, 그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어떤 문제점에 대해 똑바로 인지하고 풀어가려는 용기가 주어진 주인공들로 거듭나고 있다고 느껴졌다. 10번째 우주쯤에선 우리가 기대했던 해피앤딩의 삶으로 변모했을 거라 추측해 본다.

- 284p 마지막 페이지에 2/3을 차지하는 긴~~ 한 문장에서 작품의 색을 느낄 수 있다. (너무 길어 쓸 수가 없음)

+ 작가는 늦은 나이 데뷔인 편인데 한 번도 자신이 작가의 삶을 살지 않을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글에 대한 소재가 무궁무진한 작가님. 끝없이 쏟아져 나올 작가님의 작품이 기대된다.

+ 표지가 노란색이여야만 했다.
+ 마음의 호신술 요거 연마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가녀장의시대
#이슬아_글
#이야기장수

<313p> <별점 : 4>

이슬아 작가의 첫 장편소설.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구분이 어려웠다. 작가님의 현실과 거의 비슷한 상황과 인물이라 자꾸 현실이라 착각을 하게 만든다.

작가로 성공한 딸이 집의 가장이자 사장이다. 성인(딸)이 되어 떨어져 살던 3가족(엄빠,딸)은 작가로 성공한 딸이 출판사를 오픈하면서 엄마는 정직원으로 아빠는 계약직 직원으로 고용되면서 한 집에서 함께 산다.
직장과 집. 가족과 동료의 역할이 모두 혼합되어 있는 이 독특한 곳에서 한편의 시트콤이 펼쳐진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추천
#신간도서추천

- 일단 자기 자신이랑 사이좋게 지내야 해.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자기 자신이랑 헤어질 수는 없잖아.

- 가족의 유산 중 좋은 것만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그들로부터 멀리 갈 수 있을까. 혹은 가까이 머물면서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에게 정중한 타인인 채로 말이다. 슬아가 아직 탐구중인 그 일을 미래의 아이는 좀더 수월히 해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남편은 돈을 벌고 나머지 모든 일은 여자가 맡아서 해야했던 가부장 시대 말고, 만약 자녀가 그 역할을 하게 되면 발생하는 흥미로운 질서들에 대한 생각으로 쓰셨다고 했다. 하지만 이 흥미로운 질서에 가부장제에 대한 복수가 포함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해서 좀 씁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읽는 내내는 티비에서 ‘시트콤’이란 장르가 처음 방영됐을 때 받았던 그 느낌!이었다. 낯섦을 넘어서면 끊을 수 없는 매력을 만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초록/자주]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표지 2종 중 랜덤)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
#박신영_글
#27편의명작으로탐색하는낯선세계사
#바틀비

<서평도서>

<375p> <별점 : 4.5>

#백마탄왕자들은왜그렇게떠돌아다닐까 의 2편이라고 생각되는 책이다.
전작을 무척 흥미롭게 읽은 사람이라 서평단을 신청했다. (인기 피드가 많았을텐데 소수 인원을 뽑는 서평단에 나를 뽑아주신 이유는 아마도 전작을 흥미롭게 읽었다는 이유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추측)
@withbartleby @checkilout_book
감사합니다.

전작은 동화를 기반으로 세계사의 지식을 알려주는 형태였다면, 이번 책은 시대에 맞는 세계사의 설명에서 차용되는 동화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백마탄이 동화에서 장치들을 세계사적 지식으로 설명하여 동화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면, 이번 책은 시대 흐름으로 기록되기에 세계사적 지식 + 동화를 깊게 이해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질문들을 정리하자면,
1장 유럽의 형성, 유럽인의 탄생.
-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왜 그렇게 많이 씨를 뿌리고 다니는지?
- 사자가 없는 유럽에서 사자는 어떻게 왕으로 등극했을까?
- 동화에서 3째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 이유?

2장 중세 문명과 민중의 삶
- 장화신은 고양이의 복장은 ?
- 크리스마스 선물은 왜 산타가 주는거지?
- 동물들은 왜 브레멘으로 가는가?
- 신데렐라를 12시 전에 오라고 한 이유?

3장 대항해시대, 패권의 흐름
- 네델란드의 둑을 막은 소년 영웅의 이야기의 진실은?
- 해적 전성기 시대의 해적은 해적인가? 아닌가?
- 제인에어의 버사는 왜 다락방에 갇힌거지?

4장 산업혁명과 근대화
- <백설공주>난쟁이들은 무슨 일을 하러 다녔는가?
- 영국 철도 미스터리 소설이 많은 이유?
- 동화 속 마녀는 왜 벌 받지 않지?

5장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 대기근하면 아일랜드 감자기근을 말한다. 이유는?
- 영국의 미친 티파티의 여파
- 반지 원정대와 히틀러의 상관관계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세계사책추천
#동화와함께읽는세계사
#우리가몰랐던동화이야기

유홍준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내가 읽은 동화는 동화를 20프로도 이해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이런 이유로 그런 장치가 있었던 것이구나! 이제 이해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도비 is free”를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하다니! 도비의 양말과 <가난한 구두장이> 동화에서 옷 선물을 받고 떠난 난쟁이가 같은 맥락이라니!
#책읽아웃 강화길 작가편에서 김하나 작가님께서 <제인 에어>의 버사 관점으로 쓴 작품을 이야기 하셨었는데 이 책을 읽고 들으니 그게 어떤 이야기일지 추측이 가능하게 되었다. (어찌나 신나던지….)
아이들의 영어 독해지문에서 나왔던 수많은 잡식들도 이 책에서 만나 제대로 정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에게 추천하는 도서다.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2호(초등 5학년)과 함께 읽었으니 초등생 독서 가능함은 실험 완료.

이 책은 책키라웃과 바틀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뭐 먹지? - 권여선 음식 산문집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권여선 작가님은 소설만 쓰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책이 있었네요?
어릴적 편식이 심했던 작가님이 술을 시작하면서 음식의 스팩트럼을 넓히셨다고 한다. 봄,여름,가을, 겨울, 환절기에 작가님이 주로 해서 드시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
그러데 어린 시절 편식은 고기만 드시지 않았다는 것. 고기는 닭튀김의 가슴살 정도? 불에 구운 소고기까지만 드셨고 나머진 모두 거부하셨다는데 어릴적 나의 입맛과 거의 같다. 나는 여기서 불에 구운 소고기도 제외.
커서 입맛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음식을 살펴보면 과거에 즐겼던 것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하고 싶어 빌려왔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너무 많아. 내가 좋아하지만 절대 하지 않는 식재료. 고구마순, 무청시레기. (줄기를 언제 다 벗기고 있냐고요.ㅠ ) 작가님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정성스럽고 맛깔난 음식을 해서 드신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음식산문집추천
#무청시레기들어간갈치조림이적기인시기

- 밥 먹을 때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개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음식을 즐길 권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각자의 혀에는 각자가 먹고 살아온 이력이 담겨 있다. 그래서 혀의 개성은 절대적이며, 그 개성은 평균적으로 봉합되지 않는다.

+ 작가님의 식탁에 초대 받고 싶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