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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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계산 착오였어.

당신은 처음부터 결정했어. 게이타와 함께한 육 년이란 세월보다 ‘핏줄’을 선택하기로.

그런 건 아니야….

당신, 게이타가 우리 애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기억해! 어떻게 모를 수 있냐고 당신 탓으로 돌리려고 했지. 그런데 바뀐 날짜가 7월 31일이니까 나도 게이타가 바뀐 걸 못 알아챘어. 그때는 미안했어….

아니야. 그런 말이 아니라고! 당신은 이렇게 말했어. ‘역시 그런 거였어.’라고 ‘역시’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 당신은 게이타가 당신처럼 우수하지 못하고 강하지 않은 걸 처음부터 믿을 수가 없었던 거지. 그 한마디는 평생 못 잊어.

노노미야 게이타. 만 6세. 초등 입학 시험을 앞두고 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게이타의 아빠인 료타는 42살 키도 크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생김새도 수려하다. 거기에 대기업 팀장으로 맡은 일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곧 부장으로 승진이 될 예정이다. 그런 그의 삶에 파문이 이는 일이 생겼다.
아내가 임신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바빴기에 친정 근처의 시골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했었다. 출산 후 미도리는 과다 출혈로 정신이 없어 출산 후 몇일이 지나 아이를 안을 수 있었고, 료타도 일과 병원을 오가느라 출산 당시에 아이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런데… 출산 당시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도쿄의 한복판 고층 맨션에서 거주하며 곧 이름난 학교 입학을 앞 둔 아들 게이타. 료타가 만든 규칙을 잘 지켜가며 자란 덕분인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꽤 얌전한 아이와 차분하고 내조를 잘하는 미도리가 있는 가정.

그에 비해 그들의 친자를 키운다는 가정은 아주 오래된 차에 허름한 집. 전파상을 하는 아빠와 일하러 다니는 엄마. 그리고 고집이 쎈 류세이와 밑으로 동생이 둘이나 더 있는 집이다.
6년간 내 자녀로 살았던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니…
바람직한 가정 교육을 시켜가며 키운 내 아이를 저런 집으로 보내고, 그 집에서 자란 아이를 데리고 와야한다니..

처음엔 두 가족이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다
주말마다 서로의 집을 바꿔 생활하기 시작한 두 아이 게이타와 류세이.
20주 이상을 서로의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동안에도 료타는 일이 우선이라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그런 시간을 보내던 중 부장에게 얻은 힌트는
두 아이를 모두 데려다 키우는 것인데…

물질적 풍요. 아버지의 규칙에 부합되는 삶을 살아가야하는 집이지만, 경제적으로도 남들이 보기에도 ‘행복’해 보이는 집.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진심으로 어울려 놀아주는 부모. 마음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부모가 있는 집.

아이들이 원하는 가정은 어딜까?
아이 교환.
가능한 일일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영화원작소설 #아버지가되는과정 #가독성좋은도서추천 #북스타그램 #책소통환영

<스포 포함>

- 노노미야 가족은 삼각형이었다. 료타와 미도리와 게이타가 그리는 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이다 미도리와 게이타가 연결된 밑변은 짧다. 아주 짧다. 그리고 꼭짓점인 료타는 너무 먼 곳에 있다. 그래도 좋았다. 삐뚫어졌어도, 불안정해 보여도 그것이 노노미야 가족이었다. 미도리는 그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게이타를 류세이로 ‘변경’한다면 그 삼각형은 붕괴된다. 료타는 붕괴라는 생각조차 없다. 삼각형을 유지하는게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168p

게이타, 미안해. 아빠가 네가 보고 싶어서 약속을 깨고 만나러 와버렸어.
아빠는 아빠도 아니야.
그렇지. 하지만 육 년 동안은… 육년 동안은 아빠였어. 많이 부족하긴 했어도 아빠였잖니.
장미꽃, 잃어버려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
카메라… 그 카메라로 사진도 많이 찍어줬던데.
게이타, 그리고 피아노 말인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는데 야단쳐서 미안해. 사실은 아빠도 어릴 때 피아노를 중간에 그만뒀거든.
게이타, 이젠 미션 따윈 끝났어.

부모도 잘못하면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료타의 좌천이 가정을 돌보는 시간이 되어 참 다행이다.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사람이 된 료타가 오랜 기간 엄마의 자리를 지켜준 노부코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었기를 ..

영화가 너무 궁금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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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 세상을 내 편으로 삼는 법
오후 지음 / 생각의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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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작가는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라는 책으로 만났다. 과학을 이런 시각으로 이리 재미있게 설명하는 사람이 있구나. 문과인이 말하는 과학은 이야기로 태어나 문과인인 나를 흥미로운 과학은 세계로 이끌었다. 저자의 책으로 과학 입문서를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달까? (이후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쏟어져서 재미난 과학 입문서들이 많아졌다.)

나에게 오후작가는 똑똑이의 삐딱한 시선? B급 감성? 으로 여겨진다. 청개구리 속성을 갖은 내가 아주 즐겁게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너무 정직하고 바른 글은 너무 많으니까~ 이런 삐딱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통찰력은 나에게 호기심을 일으키고 웃음을 줌과 동시에 감탄도 준다. (이래서 이 작가의 책을 다 읽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함정 ㅋ 나에겐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으니까~ /이런게 오후 작가님 스타일이라고 우겨본다.)

#서평도서

저자는 이 책의 시작을 ‘안티 자기계발서’로 떠올리고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성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공이란 것이 얼마나 우연적인가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그런 책. 이 책에서 언급한 방식을 동일하게 사용하고도 실패한 사례를 주변에서, 그리고 각자의 인생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확히 반대의 입장에서 책을 한 권 쓰라고 해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비아냥만으로는 책 한 권을 채울 수 없었기에 막상 완성된 결과물은 예상과 달랐다. 아무리 비난해도 자기계발서에도 배울 점은 있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비아냥, 흉내, 메타적인 관점, 교훈이 마구 뒤섞인 잡탕과 같은 책이 나왔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책 한 권에서 배움과 허상을 동시에 간파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배운다는 의미는 하나의 지식이 아니라 생각의 방식일 것이다. <에필로그 중>

📍미국판 봉이 김선달 - 마이크 세사리오
신규 사업자가 끼어들기 어려운 생수 산업에 스타트업 업체가 ‘슈퍼볼’에 광고까지 😮 생수 이름에 ‘데스’를 붙이고 로고에 ‘해골’을 그려 넣었는데 성공~
‘스트레이트 에지’ - 하드코어 펑크 팬 중에 거친 삶을 거부하는 이들을 일컷는 말.

📍어그로꾼 애드류 테이트 vs 그레타 튠베리
엔드류 테이트
안녕, 튠베리. 난 33대의 차를 가지고 있어. 내 부가티는 16기통 에진을 가지고 있지. 페라리 두 대 역시 비슷하게 기름을 먹어. 그런데 이건 시작일 뿐이야. 네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내 자동차 리스트와 그 차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지 알려 줄게.

튠베리
고마워. 아래 이메일로 보내줘.
smallkickenergy@getalife.com
(작은성기에너지@현생좀살자.com)

이에 앤드류는 피자 박스를 앞에 두고 다시 글을 남겼고, 당시 여성들을 강압해 음란물을 제작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수배 중인 그는 그 피자 박스에 적힌 상호를 보고 경찰에 체포.
✔️나대도 선함을 장착하고 나대자!

📍 2017 일반인 대상 대한민국의 발명품 설문
1. 훈민정음 2. 거북선 3. 금속활자 4. 온돌 5. 커피믹스 ?
요즘 친구들 2,2,2 / 2.2.1 의 뜻이 뭔지 알까

최근 지인들과 호칭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지랄하고 결혼했는데도 미스김이래!
그런데 이양 김양에서 그나마 진화한거잖아요. 라는 대화를 나눴더랬다.
~~양과 미스 ~~ 은 2,2,2 / 2,2,1 등이 기본이었지.
✔️ 대기업 비서실에서는 이때 쌍화차에 계란까지 띄웠을까?

📍섞으면 새로워진다. 출판계 버젼.
니체 vs 칸트 책의 제목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선악의 저편> <이 사람을 보라 >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칸트 <순수이성비판> <윤리형이상학 정초><형이상학 서설><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기초원리>
칸트는 제목만으로도 접근성이 떨어지는군..;;;
칸트의 책은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안티크리스트>는 일단 제목만 들어도 불경하다. 사람들은 이런걸 꼭 보고 싶어하거든. 202p

✨이 책의 인세는 주변의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책 지원해주신 @tp.book 과 @chloe_withbook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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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홈
문지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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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홈> 문지혁

절필할 결심 후 빵빵 터지는 문지혁 작가님.
이렇게 뚝딱 또 한 권의 책을 쓰시다니 👍

니 글은 너무 모범생 같아..라는 말을 들었다는데…
보통의 사람들
그저 이 세상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지내고 싶은 우리들은 타인의 시선으로 보기에 대체로 모범생스러운 부분이 있을텐데 그 내면들의 복잡함을 타인이 어찌 다 읽겠나?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인 요소들이 역시나 몇방울씩 떨어져 있다.
유학생이거나 아직 미국에 안착하지 못한 이방인의 정체성을 갖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이야기.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한국보다 미국에 답이 있을 것 같아서, 미국에서 공부하면 길이 생길 것 같아서 등의 이유이지만 그들은 미국에서 과연 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출발한 걸까?

📍에어메이드 바이오 그래피
42년생 이호철은 주인공의 장인이다. 20살에 미국에 건너와 성실하게 많은 일을 했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아내가 사망한 후 노년의 나이에 다시 한국행을 선택했다. 자녀가 말려도 듣지 않고 떠난 한국에서 그는 병으로 삶의 끝을 향하고 있다. 그런 그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한국행의 기록을 하는 주인공. 하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2주를 격리해야 하고, 주인공의 휴가는 고작 15일쯤…
결국 홈 페이드 바이오그래피가 에어 메이드가 되었다는 이야기.

📍고잉홈
시카고에서 뉴욕의 집에 가야하는데 마침 차를 태워주고 가는 내내 이야기만 하면 돈까지 준다는 제안.
Ai가 나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소설을 만든다는데… 기왕 만드는 소설 나도 소설을 말해주지 뭐

📍핑크팰리스
결혼기념일을 기념으로 떠난 유서 깊은 호텔. 유서 깊은 호텔엔 언제나 괴담이 있기 마련이지.

📍 크리스마스 캐러셀
위픽으로 만났던 이야기. 구글과 애플이 GoD가 된 세상. 그녀의 대담함에 이번에도 놀람.

📍골드 브라스 세탁소
손님에게 친절까지는 아니지만 이토록 시니컬한 주인이라니.
다정하게 다가오는 놈과 시니컬하고 냉한 세탁소 주인의 온도차

📍뷰잉
외국의 장례를 뷰잉이라고 한다.
바비스 버거 팰리스의 햄버거 감자튀김 어니언링의 맛이 무척 궁금해짐.

📍Nighthaks
Cut : 무언가 절단할 때 쓰이는 용어지만 주인공에겐 사진을 찍을 때 쓰는 용어.
일년의 마지막 날 아내의 손목에 큰 자상을 입고 응급실을 약국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딜가서 해결해야 하나?를 고민해야 하는 그. 그에게 익숙한 cut은 이런 고민이 아닌데…

📍뜰 안의 별
자신 안의 고민을 끌어 안고 계속 공부로만 버티는 주인공. 공부한다고 답 나오는거 아닌거 알지?

📍우리들의 파이널 컷
부모가 돈이 좀 있지만 정신지체인 사람과 결혼한 엄마. 미국행 후 아빠에게 한국으로 다시 가라고 권한다. 아빠는 한국으로 그리고 시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동안 받지만 그게 끊긴 후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는데…
아빠 찾아 삼만리 ~ 도대체 우리 부모는 어떻게 결혼을 한거지? 분명 나라는 존재가 있으니 사랑을 한 것인가?

저거 다 즉흥연주인 거 아시죠? 그래서 재즈는 악보가 없다는 거. 절대로 똑같은 연주라는 게 존재할 수가 없는 거죠. 임프로비제이션. 훌륭한 메타포예요. 우리 인생처럼요. - P151

알 수 없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포의 대상이지. 닫힌 문 너머, 골목의 끝, 내일 일어날 일 같은 것들 말이야.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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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 치고 - 살아온 자잘한 흔적
박주영 지음 / 모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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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치고
#박주영
#모로 #서평도서

<304p><별점 : 4.3>
사심 담에 5점 이상!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시
따스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
자기계발서 보다 더 나를 일으켜 세우고 닮고 싶은 에세이
타인의 목소리를 간결하게 쓴 르포
좋은 음악과 영화를 거름망에 걸러 최고만 건져낸
그런 글들이다.
나를 울고 웃게 그리고 따스하게 만들어준 책.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단숨에 따스함에 물들이는 책이다.

전작 <어떤 양형의 이유>와 <법정의 얼굴들>에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판사라는 직업군의 색을 가득 담아 쓰셨다면, 이 책은 박주영 개인을 만나는 시간이다. 전작들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작가의 다양한 문학적 소양과 선함이 개인적인 글들로 한껏 드러난다.

접고 줄치고 싶은 부분이 거의 전부였다고…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에세이추천 #세련된글추천 #북스타그램 #신간도서추천 #서평도서 #사랑이넘치는글

그리움은 사랑의 잔열이다. 30p

인생의 버킷리스트는 ’to do’가 아니라 ‘to feel’ 리스트다. 이별을 목전에 둔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감각하는 일 외에 바라는 게 없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보고, 더 껴안고, 더 곁에 있고 싶다. 15초가 아니라 단 1초라도 고통과 슬픔 없는 일상을 만끽하고 싶다. 92p

매년 9월 13일은 법원의 날이다. 이날 헌신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법원의 위상을 드높인 분들에게 대법원장이 표창을 수여하는데, 최근 5년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2019년 이승윤 판사, 2020년 박주영 판사, 2021년 이대연 부장판사, 2022 윤희찬 부장판사, 2023 정의철 판사. 물론 상을 받고 돌아가신 게 아니라 돌아가신 분들께 드린 것인긴 하지만, 이 다섯 명 중 생존자는 나 혼자다. 나 역시 수상하고 석 달 보름 뒤에 쓰러졌다. 😭😭😭


좋은 책을 읽으면, 사랑, 평화, 자애, 즐거움, 행복, 지적 충만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반복 재생된다. 늘 이런 내용을 접하는 사람이 어떻게 폭력과 전쟁을 일삼을 수 있겠는가. 책은 인간이 절멸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156p

수백만 건의 판례로 딥러닝을 한 AI 판사가 사람 판사와 달리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다. 기존 판례의 변경이다.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을 판단할 순 있어도, 데이터 자체를 바꿀 순 없다. 바꾸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타인의 불행을 너무 많이 봐버렸다. 그걸 전부 담고 있을 수가 없어 이런저런 말을 하고 글을 썼지만, 솔직히 국면이 나아지리라는 것에 대한 전망은 없다. 아니, 자주 절망스럽다.
그럼에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가만히 있어도 죽고, 움직여도 죽는다면, 나는 한 발짝 앞에서 죽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잠시나마 이 매혹적인 별에서, 이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존재했던 의미를 어디서 찾겠는가. 한 걸음만이라도 더 나은 세상에서 죽고 싶다. 나는 적어도 희망을 껴안은 채 죽을 것이다. 231p

어떤 산이 명산인가. 가까운 산이다. 어떤 사랑이 최고인가. 지금 당장 하는 사랑이다. 구휼도 같다. 도울 일이 눈앞에 있고, 도울 능력이 되면 즉시 도와라. 구할 사람이 보이고 구할 수 있으면 즉시 구하라.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는 건 결국 돕거나 구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건초 같은 남자에게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동무이 절실하다. 사회복지는 공적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사적 사랑이 끝나면 고적 사랑이 신속하게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 산다. 256p

@morobooks 도서 지원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전작들도 좋았지만 이 책도 너무너무너무 좋네요!

판사님 건강이 완벽하게 회복되셔서
오래도록 따스한 판결문을 기록하는 판사로 남아주세요.
과한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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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법정 -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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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SF 라는 장르의 특성상 다양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에 사회를 비판하거나, 이대로 계속된다면? 이런 미래가 펼쳐질 것이니 미리 조심하자.라는 경고로 사용되기도 한다. 저자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 만난 다양한 문제50가지를 뽑아 책으로 만들었다.

로봇도 세금을 내야할까?
인공지능의 판단을 무조건 믿어야 할까?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는 누구 책임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유전자조작 아기는 허용되어야 할까?
트롤리 문제.
달의 소유 및 개발권은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
영생을 가져오는 기술이 가능하다면?
육체 개조 어디까지?
행복감을 조작하는 기술이 사람에게 이로울까?
현실과 가상현실 구분할 수 있을까?
기억 조작 기술은 허용되어야 하나?
생물을 어디까지 조작해도 되는가?
동면 장치
탄소중립을 위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 할까?
외계인과의 접촉은 어느 부서에서 담당해야 하나?

등의 문제가 짧은 상황극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후 저자의 생각이 기록되어 있다.(당연히 저자도 고민을 기술하는 것이지 답을 제시하진 못한다. 너무 어려운 문제들이니까)

예)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인공지능과 로봇의 사용 제한을 하면 사람들의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으나, 다른 나라의 경쟁업체들에 밀려 모든 사업이 망해 국가 경제가 망할 수도 있다.
✔️ 병든 몸으로 태어나는 아기를 고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그렇다면 저상과 비정상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할 것인가?

✔️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제도와 규정을 많이 만들수록 그 규정을 지키기 위한 장비를 갖출 수 있는 대기업만 살아남는다면 이는 바람직한가?

✔️ 기억 조작이 가능하다. 끔찍한 기억 삭제 경험하지 못한 것의 습득 주입. 악용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 기계에 사람 세포를 넣어 아기를 생산. 공동 육아를 한다면?
불평등이 사라진다. 아동학대나 양육환경 차이가 사라지기에 모두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육아 로봇의 약간의 차이를 둬서 개인의 개성까지 생성되게 할 수 있다면?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지금부터대비해야할질문 #북스타그램 #sf소설영화속질문 #함께고민해요

저자가 뽑은 문제들이 좋아 호기심에 따라 읽다가 너무 비슷한 구조에 중간에 지칠 수 있으니
이 책은 끊어서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자의 의견 부분의 글자 색(은색? 흐린 회색)은 읽기 너무 힘듦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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