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딩, 턴
서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홀딩턴을 한꺼번에 읽었다. 자세히 보니 홀딩(holding), 턴(turn)

여자들이 가득한 회사에서 남자를 만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동료와 스윙댄스 동아리를 가입한 지원. 그곳에서 동료는 남자가 아닌 춤에 꽂혔고, 지원은 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 영진과 만난다.
회사에 힘든 일이 계속되서인지 미지근한 연애의 온도를 유지하던 중 영진이 건낸 음악으로 위로를 받은 지원은 영진과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결혼으로 인해 둘 사이가 일상으로 바뀌고 사소한 문제들로 다툼이 잦아지고 냉전은 길어지는데…
외출 후 바로 발을 닦지 않는 것, 변기 뚜껑을 올리지 않고 사용하는 것 등 사소함이 쌓여 그 두께가 커져가는 이 부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한국문학추천

- 지원은 영진의 알았어,가 지긋지긋했다. 그는 알았다는 말을 곧잘 했지만 행동으로 옮긴 적은 거의 없었다. 그 대답은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것, 지금을 지나가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 무엇이 저 사람을 저 사람으로 만드는가. 자신이 보는 것은 저 사람의 몇 퍼센트에 해당할까. 그들은 실체이면서 총제인 채로 춤을 추지만 지원에게는 아직 실루엣이나 평면, 어떤 이미지에 불과했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지, 호감과 무감, 경계와 불호로 가르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모호했다.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긴다 싶으면 그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러느냐는 자문이 생겼고 좀 더 알게 되면 그 앎이 초반에 생긴 호감을 지워나갔다. 어떤 앎은 무감을 호감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애당초 무감한 사람을 알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없었다.

- 연애가 멋진 신발을 신은 사람과 같이 걷는 거라면 결혼생활은 양말도 벗은 맨발을 보여주는 것이다. 발톱은 어떤 모양으로 생겼으며 발뒤꿈치가 얼마나 갈라졌는지까지도 적나라하게 들켜버리는 것. 그것이 편안함과 친밀감을 가져올 수도 있고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로 남처럼 사는 부부와 딸, 아들 구성원의 20평대 전세에 사는 한 가족. 치킨 냄새를 풍기고 집에 들어오지만, 한 번도 가족을 위해 사오지 않는 남편과 달리 아이와 약속이라며 선물로 치킨을 들고 오는 앞동 이웃.
늦은 시간 귀가에 제대로 씻지도 않고 자는 남편이 오래도록 물소리를 낸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목격한 장면은 피를 닦고 있는 남편. 그리고 피가 묻은 칼. 그 일 후로 이른 귀가를 하던 남편은 출근 후 사라졌다.

아이들을 홀로 키우기 위해 애쓰며 사는 정하. 큰 딸 하원이 대학에 입학하던 날 딸은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는 앞동의 아저씨와 재혼을 제안한다. 남편이 사라지고 3주 후 앞동 남자의 아내가 사망해서 홀로 지낸 지가 10년. 아들, 딸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든든한 지원군을 바랐던 것인지 엄마의 재혼을 자신들의 독립을 바라는데..

남편의 실종 열흘쯤 후 호프집 살인사건이 보도된다. 실종된 남편은 어디로 간 것일까?
남편의 그 모습을 보고 피의 흔적을 지운 그녀는 공범이 되는 것인가?
계속 그녀를 지켜보며 돌봐주던 앞집의 남자는 왜 그렇게 호의적으로 보살피는걸까?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가독성좋은소설추천

- 각기 다른 퍼즐에서 떨어져 나간 한 조각이 완벽하게 맞아 들어갈 확률은 낮다. 그건 퍼즐 조각일 뿐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우성 씨와 나는 퍼즐 조각이 아닌 인간들이다. 인간이기에 상대방의 굴곡과 틈에 알맞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젊은 나이 사별한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와 형제가 사람인가?
견디고 버티며 살던 그녀의 삶이 한 번 피지도 못하고 져 버릴까 맘 조리며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대를 문화혁명의 시기에 살아내야 했던 3아이의 아버지인 허삼관이 피를 팔아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
전작 <인생>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어쩐지 이 책은 불편한 부분이 많아 자주 멈춰야했다. 과거의 그 시절을 지금의 시각으로 이해하기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소설로 좀 과하게 표현된 부분도 있지 싶다. 그런데 인생에 비해 그 부분이 읽기 불편했다. 중반이 넘어서야 가장의 이야기로 읽히며 쉼없이 읽어진다.

우연한 기회에 피를 팔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안 허삼관은 피를 팔아 결혼한다. 둘 사이 아들 셋을 낳고 살았으나, 첫째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 사실로 허삼관과 그의 아내 그리고 첫째 일락의 수난이 이어진다.
어디에 가도 자신을 아들로 받아주지 않는 일락이 방씨네 아들을 부상 입히는 사건으로 치료비를 내기 위해 허삼관은 두번째로 피를 팔게 된다.
가정에 위기가 닥치면 피를 팔러 가는 허삼관. 가족이 굶주릴 때, 아이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 피를 팔아서 돈을 마련하는 허삼관의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장편소설추천

“일락이더러 가랬더니 이락이한테 미루고, 이락이는 또 삼락이한테 미루고, 삼락이 이 콩알만 한 녀석은 밥그릇을 내려놓자마자 그림자도 안 보이니…… 밥 먹이고 옷 사 입히고 돈 쓸 때는 아들이 셋이나 되는데, 엄마한테 밥을 들고 갈 아들 녀석은 한 놈도 없네 그려.”

부모의 무게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불편한 부분도 많았지만, 부부로 부모로의 삶을 보여주는 서사가 울컥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을 헤엄치는 법 - 이연 그림 에세이
이연 지음 / 푸른숲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너무 유명해지신 분이지만 한참 힘든 시기의 이야기이다.
퇴사를 결심하는 과정도, 퇴사 후 경제적인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는지가 그림과 글로 기록되어 있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위로를주는책

- “너는 데일 카네기가 되어라. 다른사람의 한계에 신경 쓰지 마라. 너는 자기 자신 이와의 것은 될 수 없다.”

-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잔가지를 잘 치는 거야. 가지가 너무 많으면 나무가 옆으로만 자라고, 방향을 잃거든. 나는 옆으로 커지는 나무가 아니라 높고 곧게 자라는 나무가 되고 싶어.”

📍
누군가 이 책을 들고 있는 나에게 물었다.
수영하는 이야기야?
수영도 삶도 헤엄치는 이야기~ 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때론 수영하기 위해 온 몸에 힘을 주고 애쓰지만 너무 더딘 속도로 나아간다. 그런 애쓰는 과정에서 우린 힘을 덜 쓰며 나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고, 앞 사람과 부딪치지 않고 기다려 주는 법도, 조금 느려도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가끔은 천장을 보고 누워 둥둥 떠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는 것만 같아서 위로를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아무튼 시리즈 49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슬아 작가님 에세이를 이렇게 잘 쓰시는 분이시군요. 그 전에 읽은 책들도 물론 좋긴 했는데, 이건 엑기스 같은 느낌이랄까? 남주님이 원픽으로 꼽으신 이유를 알았다는~

아주 어린 이슬아는 어른들 틈에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데.. 이 어린이는 가사를 해석한다. 어린 아이가 사고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석한 내용이 재밌다. 작가님은 떡잎부터 달랐구나. 노래 가사가 어떤 뜻인지 해석하려 했다니!
초등 친구들끼리 노래방도 다니고, 불멸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최선을 다해 노래한다. 당시의 노래 가사의 내용이 백혈병(요거 단골 ㅋ), 유학 최소 입원? 🤣🤣🤣
NK님 노래가 QR로 제공되었다면 좋았을텐데… 싶음.



+ 후에 이그노벨상을 받은 일본의 이노우에가 발명한 노래방 기계 : 가라오케 (가라 + 오케스트라) 특허를 내셨어야….;;

- 아이는 어쩜 그리도 어른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장 많이 자라는지. 교육이란 건 어쩜 그리도 의도치 않게 일어나는지. 어른들이 나를 깜빢 잊은 사각지대에서 노래가 내 몸과 마음과 영혼에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깔깔거리며 웃다가 뭉클하기도 애잔함과 다정함까지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감정 복합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