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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부끄럽지만 이 책이 내가 읽는 김영하 작가의 첫 번째 책이다. 유튜브 알쓸신잡과 대화의 희열 클립들을 보면서 김영하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특히 대화의 희열을 보면서 자신의 성공을 통해 얻은 영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최근에 아는 분이 개인 라디오 채널에 게스트로 초대해주었고, 주제가 여행이라서 나의 경험과 함께 곁들일 작가의 언어로 선택한 책.
독서를 마치면 독서노트를 작성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독서노트에 쓸 말이 없을 것 같아서 걱정했다. 100% 집중해서 읽은 느낌은 아니었기에. 하지만 기우였다. 두세 페이지로 끝날 것 같았던 독서노트가, 쓰다 보니 여덟 페이지를 넘어서 아홉 페이지까지 쓰게 된 것이다. 좋았던 구절과 이유를 세 장도 넘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여행 경험, 그리고 그에 따른 생각, 여행자가 여행지에 가서 가져야 할 태도 등을 다른 작가들의 언어와 함께 곁들여 200페이지 정도로 서술한 얇은(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책이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 옛사람들처럼 이 책의 글에서 쓰인 ‘여행’이라는 단어를 ‘인생’으로 바꾸어 쓴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즉,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인생 경험과 그에 따른 생각,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쓴 책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마무리하며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어차피 지구에 여행 온(태어난) 거 여행자처럼 열심히 즐기자고, 현재를 살면서 어릴 적 누군가로부터 환대를 받아온 만큼 베풀며 살자고. 그리고 홀연히 떠나자고.
(북플에서는 좋았던 구절을 찍어서 올리기만 했는데, 언젠가 독서노트에 쓴 생각들을 소개할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옮겨 적든, 아니면 새로운 글에 이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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