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BIB 출판영예상 Dear 그림책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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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는 순간 머리가 띵했다. 최근까지 한 고민의 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나도 관계에 있어서 궁금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나의 관계를 친구라고 칭해도 되는 건지 궁금한.

 

누드제본에 핫핑크 오징어, 먹물로 칠한 듯한 오징어가 인상적이었다. 검은색 먹물처럼 까맣고 찝찝함 속에 나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 화를 낼까. 아니다 내가 속이 괜히 좁은 것 같다. 결국에는 말도 못하고 내가 잘못한 건가까지 생각해지는 관계. 누구나 한번쯤은 있음 법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관계가 모호하고 불편한 관계로 관계의 정의는 남겨둔채 누군가의 결혼식장에서 하나의 기념사진이 되어준다는 부분은 맞아맞아를 연신하며 격한 공감을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느꼈던 서운하고 배신당한 느낌을 내가 제대로 설명하고 표현했다면 우리의 관계는 달라졌을까? 지금도 전처럼 수시로 연락하는 사이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한 쪽이 일방적으로 참아주고 양보하는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그리고 어릴 적 친하게 지냈다고 해서 나의 추억의 일부분을 함께 했다고 해서 그 관계가 영원히 유지될 수도 없다. 서로의 가치관과 생활이 커가면서 달라지니까. 시절 인연으로 작별인사를 하며 놓아주어야 하는 인연도 있는 것 같다. 먹물로 칠한 오징어가 한 가득 있던 페이지가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어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요즘 위로가 되어주었다.

 

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고,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야할지 궁금한 어른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 고민하는 관계가 혹시 나만 고민하고 있는 관계가 아닐까?

일찍 본다면 쓸데없는 축의금을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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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스콜라 창작 그림책 38
허정윤 지음, 이명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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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에 도로에 싸늘하게 누워있던 흰색 고양이를 스쳐지나가며 머리가 쭈뼛쭈뼛 섰고 미안한 마음이 한 가득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펴니 보는 순간 마음이 콩닥콩닥 조마조마 했습니다. 고양이의 몸짓이 애처로워서. 누군가가 구해주길 바라면서. 그러면서 뒤로 빠져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누가 구해주겠지. 제발 구해줘.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누구에게나 아침시간은 일분일초가 급합니다. 특히 비오는 날은 더 지각할 가능성이 커져서 마음이 급하지요. 이런 마음이 한가득한 도로에 어린 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잃고는 자동차 바퀴들 사이를 하염없이 피해 다니며 길을 건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고양이를 보고도 모두 지각이라도 할까 자신의 걱정되는 마음을 고이 접어둡니다. 지각을 할까 구해줄 용기는 없지만 저 도로를 헤메는 작은 생명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같아 보입니다. 저 또한 저 자리에 있었다면 저 분들과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괜히 내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비록 모두 지각을 하였지만 누군가의 용기있는 선택에 모두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선택의 상황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 있어서 용기를 선뜻 내지 못하고 주저해서 그 시간을 후회로 만들지는 않았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용기를 낸다면 마음이 이렇게 편해지는 것을 나 스스로가 다른 것들을 핑계로 나의 마음을 되려 불편하게 하고 그 상황들을 외면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늘은 지각해도 좋은 날입니다.”라는 문장이 와 닿습니다. 지각을 하더라도 하나의 생명과 같이 갈 수 있다면 두 가지의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기 때문에 더 와 닿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지각해도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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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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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화들이 친구의 우정에 관해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친구의 우정과 죽음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동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인 동화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흔치 않은 일. 친구의 죽음. 이 책은 친구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친구의 빈자리가 주는 슬픔을 극복하는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친구를 어떻게 보내주는지가 담겨져있다. 책에 나오는 6학년 친구들은 처음 겪어본 친구의 죽음 앞에서 모두 어떻게 슬픔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며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모두 소영이를 제대로 보내주고 싶다는 마음, 소영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은 같다. 이 마음이 친구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던 소영이가 없어도 소영이의 존재로 인해 다시 친구들을 이어주었다. 각자 소영이를 떠올리는 모습은 다르지만 소영이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진정으로 보내주는 법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해내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무겁다고 해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 어른들의 판단 하에 장례식장에도 못 가게 하는 것, 죽음이라는 단어를 피하게 하는 것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 책처럼 제대로 친구의 기억을 다른 친구들과 나누며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에서 벗어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동화였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일 때마다 다르게 빛나는 소영이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살아 있는 소영이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웃으면서, 그리워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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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릴리 범범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지음, 이육남 그림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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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이 큰 그림책을 만나면 부담스러웠는데

이 그림책은 판형이 큼에도 부담스럽기보다는 시원시원한대?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열었을 때 꼭 내 옆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크고 진한 글씨때문인가

아님 흑색, 노랑, 빨강으로 이루어진 시원시원한 그림 때문인진 모르겠다.

그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내용도 내 옆구리를 툭툭치며 '멋진 나도 있는걸' 하고 더욱 그림책에 몰입하게 한다.

생기기는 전래동화를 들려줄 법한 책으로 생겼는데

요즘 세대에 일어나고 있는 가까운 이야기라 신기했다.

부모님에게 받은 것 없이 자가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요즘 세대

힘들게 이것저것 끌어모아 집을 샀더니 요즘 자주 뉴스에 등장하는 부동산 사기의 주인공

이 이야기를 그림책에서 만날 줄이야

이야기에 덩실덩실 호랑이 삽화까지 더해지니 책의 재미가 한층 돋보인다.

저학년 아이들은 깊은 내용을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신명나는 피리가락에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고학년 아이들은 요즘 세태와 비교하며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어른들에게는 다시 한 번 교훈을 주는 그림책이라

아이와 어른 함께 읽기에 좋은 그림책인 듯 하다. 

 

삘릴리 삐리리리 삘릴리 삐리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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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에게 Dear 그림책
한지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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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두 손이 담겨있는데

이렇게 강렬하기 있나요?

세상의 모든 오른손과 왼손을 대변해주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넘기다가 나의 오른손을 바라보게 됩니다.

'맞네. 그간 고생을 많이 시킨 것 같네. 내가 오른손에게 너무 시키기만 한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 오른손을 쓰담쓰담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또 페이지를 넘기는데 

부들부들 매니큐어를 들고 나름 고군분투하며 애쓰는 왼손의 모습을 보니

얼마전 나의 왼손의 모습과 같아 웃음이 났습니다.

만약 그림책처럼 오른손이 다친다면 

나 또한 왼손을 두고 똑같은 말을 할 듯해

괜스레 왼손에게 미안해져 

이번엔 왼손을 쓰담쓰담 해주었습니다. 

아이들과 독서활동으로

먼저

왼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오른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두손으로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활동으로는 왼손의 입장에서 오른손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을 통해

왼손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입장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합니다.

대신 편지는 왼손의 입장을 담는 것이니 왼손으로 써야겠지요 ㅎㅎ

책을 다 읽고 나니 키보드 위에 올려져 있는

나의 양 손에게 괜스레 미안해집니다.

오늘은 양손 모두에게 마사지를 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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