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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세상이야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57
하야시 기린 지음, 쇼노 나오코 그림, 황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저는 히야시 기린, 쇼노 나오코 작가님의 <그 소문 들었어?>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 학생들이랑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도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가님들의 신작 그림책인 <동그라미 세상이야>도 많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작가님들은 우리 사회에 문제를 위트있게 이끌어내어 재미있게 꼬집어 주었습니다.
동그라미 가게에 아침부터 손님이 북적이고 모든 동물들은 동그라미에 푹 빠져버렸죠. 누가 먼저인지 모르지만 동물들은 동그라미만 찾았고 동그라미의 인기는 매일 매일 치솟았죠. 무엇이든 동그랗다면 찾고 잘 팔리니 욕심이 생긴 동물들은 쉴 새 없이 동그란 물건을 내어 놓았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동그라미의 인기는 한 순간에 거품처럼 식어버리고 세모들의 세상이 왔습니다. 이제는 모든 동물들이 세모에 열광하죠.
TV,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까워지고 SNS가 우리 옆에 함께 하게 되면서 유행의 회전은 더욱 빨라진 듯 합니다. SNS 유명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물건의 인기는 하루 아침에 급 상승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식어버리기도 합니다. 장소는 어떨까요? 드라마나 특정 장소가 나오고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글이 SNS 올라오면 사람들은 순식간에 관심이 그 쪽으로 쏠려 그 장소는 명소가 되어 유행처럼 번지고 그 장소는 북새통을 이루게 됩니다.
그것이 내가 정말로 찾고 있는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인지 모른채 다른 사람들이 찾으니까 좋고 예쁘고 멋있는거야라고 나의 객관적인 시각은 배제되고 판단하지 못한 채 타인들에 이끌려 따라가게 되어 버리죠.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과연 유행에 민감해져 남들이 있는건 무조건 사고, 보고, 먹는 것이 나에게 좋은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 내가 진정으로 좋다고 생각하고 판단해서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동그라미를 좋아하던 동물들처럼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맹목적으로 나도 모르게 따라가고 있던 것들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을 따라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해보고, 보고, 느끼며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동그라미가 좋다고 할 떄 나에게는 오히려 네모가 더 맞고 좋은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림책이지만 우리의 현 시대를 위트있게 반영해 표현하고 있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