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스콜라 창작 그림책 38
허정윤 지음, 이명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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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에 도로에 싸늘하게 누워있던 흰색 고양이를 스쳐지나가며 머리가 쭈뼛쭈뼛 섰고 미안한 마음이 한 가득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펴니 보는 순간 마음이 콩닥콩닥 조마조마 했습니다. 고양이의 몸짓이 애처로워서. 누군가가 구해주길 바라면서. 그러면서 뒤로 빠져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누가 구해주겠지. 제발 구해줘.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저의 모습입니다. 누구에게나 아침시간은 일분일초가 급합니다. 특히 비오는 날은 더 지각할 가능성이 커져서 마음이 급하지요. 이런 마음이 한가득한 도로에 어린 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잃고는 자동차 바퀴들 사이를 하염없이 피해 다니며 길을 건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고양이를 보고도 모두 지각이라도 할까 자신의 걱정되는 마음을 고이 접어둡니다. 지각을 할까 구해줄 용기는 없지만 저 도로를 헤메는 작은 생명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같아 보입니다. 저 또한 저 자리에 있었다면 저 분들과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괜히 내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비록 모두 지각을 하였지만 누군가의 용기있는 선택에 모두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선택의 상황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 있어서 용기를 선뜻 내지 못하고 주저해서 그 시간을 후회로 만들지는 않았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용기를 낸다면 마음이 이렇게 편해지는 것을 나 스스로가 다른 것들을 핑계로 나의 마음을 되려 불편하게 하고 그 상황들을 외면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늘은 지각해도 좋은 날입니다.”라는 문장이 와 닿습니다. 지각을 하더라도 하나의 생명과 같이 갈 수 있다면 두 가지의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기 때문에 더 와 닿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지각해도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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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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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화들이 친구의 우정에 관해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친구의 우정과 죽음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동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인 동화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흔치 않은 일. 친구의 죽음. 이 책은 친구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친구의 빈자리가 주는 슬픔을 극복하는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친구를 어떻게 보내주는지가 담겨져있다. 책에 나오는 6학년 친구들은 처음 겪어본 친구의 죽음 앞에서 모두 어떻게 슬픔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며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모두 소영이를 제대로 보내주고 싶다는 마음, 소영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은 같다. 이 마음이 친구들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던 소영이가 없어도 소영이의 존재로 인해 다시 친구들을 이어주었다. 각자 소영이를 떠올리는 모습은 다르지만 소영이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진정으로 보내주는 법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해내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무겁다고 해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 어른들의 판단 하에 장례식장에도 못 가게 하는 것, 죽음이라는 단어를 피하게 하는 것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 책처럼 제대로 친구의 기억을 다른 친구들과 나누며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에서 벗어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동화였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일 때마다 다르게 빛나는 소영이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살아 있는 소영이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웃으면서, 그리워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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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릴리 범범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지음, 이육남 그림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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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이 큰 그림책을 만나면 부담스러웠는데

이 그림책은 판형이 큼에도 부담스럽기보다는 시원시원한대?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열었을 때 꼭 내 옆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크고 진한 글씨때문인가

아님 흑색, 노랑, 빨강으로 이루어진 시원시원한 그림 때문인진 모르겠다.

그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내용도 내 옆구리를 툭툭치며 '멋진 나도 있는걸' 하고 더욱 그림책에 몰입하게 한다.

생기기는 전래동화를 들려줄 법한 책으로 생겼는데

요즘 세대에 일어나고 있는 가까운 이야기라 신기했다.

부모님에게 받은 것 없이 자가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요즘 세대

힘들게 이것저것 끌어모아 집을 샀더니 요즘 자주 뉴스에 등장하는 부동산 사기의 주인공

이 이야기를 그림책에서 만날 줄이야

이야기에 덩실덩실 호랑이 삽화까지 더해지니 책의 재미가 한층 돋보인다.

저학년 아이들은 깊은 내용을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신명나는 피리가락에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고학년 아이들은 요즘 세태와 비교하며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어른들에게는 다시 한 번 교훈을 주는 그림책이라

아이와 어른 함께 읽기에 좋은 그림책인 듯 하다. 

 

삘릴리 삐리리리 삘릴리 삐리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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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에게 Dear 그림책
한지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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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두 손이 담겨있는데

이렇게 강렬하기 있나요?

세상의 모든 오른손과 왼손을 대변해주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넘기다가 나의 오른손을 바라보게 됩니다.

'맞네. 그간 고생을 많이 시킨 것 같네. 내가 오른손에게 너무 시키기만 한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어 오른손을 쓰담쓰담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또 페이지를 넘기는데 

부들부들 매니큐어를 들고 나름 고군분투하며 애쓰는 왼손의 모습을 보니

얼마전 나의 왼손의 모습과 같아 웃음이 났습니다.

만약 그림책처럼 오른손이 다친다면 

나 또한 왼손을 두고 똑같은 말을 할 듯해

괜스레 왼손에게 미안해져 

이번엔 왼손을 쓰담쓰담 해주었습니다. 

아이들과 독서활동으로

먼저

왼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오른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두손으로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활동으로는 왼손의 입장에서 오른손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을 통해

왼손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입장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합니다.

대신 편지는 왼손의 입장을 담는 것이니 왼손으로 써야겠지요 ㅎㅎ

책을 다 읽고 나니 키보드 위에 올려져 있는

나의 양 손에게 괜스레 미안해집니다.

오늘은 양손 모두에게 마사지를 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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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인간 - 비누 인간 두 번째 이야기 파란 이야기 8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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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인간' 방미진 작가님의 두번째 이야기, '진화인간'이 출간되었어요.

도서관에서 4,5학년 친구들이 많이 빌려가곤 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비누인간' 책을 접했었는데

어쩜 소재가 신선하던지 고학년 친구들이 재밌게 볼 내용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리즈라니 ㅎㅎ비누인간의 결말에 만족하던 저였고, 더 이상 나올 이야기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일이죠?

'진화인간' 역시 작가님에게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실 수 있는거죠? ㅎㅎㅎ

'비누인간', '진화인간' 모두 소재도 신선하고 내용도 좋지만

제가 좋아하는 조원희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책 내용이 돋보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ㅎㅎ

'진화인간'은 '비누인간'소탕 떄 살아남았던 다엘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비누인간'을 읽고 읽는다면 스토리의 흐름을 알아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다엘이 몸을 살기 위해 몸을 피하게 된 곳도 다엘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다엘은 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존재,  그리고 비누인간의 진실에 대해 진실을 파헤쳐 나갑니다. 

그런 다엘이 안쓰럽기도 했고,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을 찾아가며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우리 내 삶과 같지만 그래도 피하지 않는 모습에서 그리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서 다엘은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엘이 결국 알게 된 비누인간의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진화인간은 또 무엇을 뜻하는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해주세요.

너무 재미있어서 책장이 휙휙 넘어가 금방 읽을 수 있어요.

고학년 친구(4~6학년)에게 추천합니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친구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작가님의 이 다음 세번째 이야기 '도플 인간' 또한 두근두근 기다려집니다.

사람. 사람이다. 나는 진화된 사람이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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