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굳게 닫힌 철문 안의 정신장애인, 휠체어에서 내려와 사지를 끌고 기어다니며 ˝우리도 사람˝이라 외치는 신체장애인들 뒤로 작은 케이지 안에 갇힌 돼지와 소, 닭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장애인과 우리가 먹는 동물들이 평생 이동권을 박탈당한 채 살다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이 무참할만큼 눈 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아흔 세살이 될 때까지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아온 주인공은 소설에서 ‘그녀‘로서만 존재하던 이는 마지막 남은 한 명을 만나러 가는 길에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과거가 현재와 연결되는 듯 했기에, 이 역사는 피해 생존자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결해야 할 책무라 말하는 것 같았다.
˝아직도 연약한 믿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작가의 말 290쪽) 박상영은 끝내 믿음에 대하여 말한다.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지고 되살아난다. 나 역시 인류애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다시 사람에서 희망을 찾게 되곤 한다. 그건 박상영이 말하는 일종의 ‘연약한 믿음‘이 아닐까? ˝일상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가닿기를 바란다.˝(작가의 말 290쪽)는 박상영의 소망처럼 이 책은 내게 그렇게 와닿았는데, 이후 다른 이들에게도 가닿기를 바란다.
피상적이고 깊이가 없다. 마치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200일동안 일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심지어 일기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었는데, 뭐가 됐건 플랫폼 노동의 실태를 책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건 유의미하니까 그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