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성정치 - 여혐 문화와 남성성 신화를 넘어 페미니즘 - 채식주의 비판 이론을 향해 이매진 컨텍스트 68
캐럴 J. 아담스 지음, 류현 옮김 / 이매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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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이기 이전에 생명의 하나로서 존재했던 동물을 지우는 것이, 여성을 억압하는 행위와 결이 같다. 고기를 먹는 행위 또한 권력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동물 착취가 만연한 현실에서 우리의 지향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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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웰 주식회사 욜로욜로 시리즈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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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으로부터 이미 증명된 바 있는 sf소설들을 아껴 읽기 위해 이 책 부터 읽었는데, 몇 시간만에 완독했다. sf소설의 매력이 이런 것이라면 더 읽어보고 싶을 정도!

빈곤한 노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명목으로 운영되지만 사실상 국가운영 안락사기관인 국립존엄보장센터, 좀비로 불리우는 질병에 감염된 환자를 죽이는 기업, 평행우주법칙을 바탕에 둔 시공간을 이동하는 사람의 이야기. 네개의 단편 모두 흥미로웠다. 재작년부터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등 과학에 관심이 생겨서인지, 더 흥미진진했다.

네 개의 단편은 모두 다른 등장인물과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되나 동시에 공통적으로 시간과 사랑, 생명을 관통한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존재함에도 부모-자식, 남-녀로 대표되는 천편일률적인 사랑만을 다루어서 아쉬웠다.

SF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독자에게 인간성을 보여주고 사랑으로 마무리됐다.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메세지를 우리에게 주고서. 과학과 사랑의 조합, 너무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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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
마이크 데이비스 외 지음 / 책갈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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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신음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감염병으로 수능과 개학이 연기되었고, 명절을 비롯한 각종 행사와 축제는 사라졌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을 앗아갔다.

코로나 19는 박쥐로부터 전염되었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사람들로 인해 박쥐는 집을 잃었다. 야생 박쥐가 갖고 있던 온갖 바이러스는 다른 동물들에게 전염됐고 곧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19로 변이되어 인간종의 생명까지 위협했다. 야생 박쥐가 감염병을 퍼트리도록 만든 것은 사람, 자본이었다. 박쥐는 죄가 없다.

박근혜가 메르스가 창궐했던 당시에 낙타를 때렸다면, 문재인은 코로나 19가 확산세를 보이자 신천지를 때렸다. 공공병원을 짓겠다던 문재인의 공약은 공염불이 됐다. 앞서 겪은 두 차례의 감염 재난으로도 반성이 없다.

방호복을 입고 있던 검사진 한 분이 시간을 물었다. ˝6시 10분이에요.˝ 그러자 검사진은 한숨을 쉬며 5시간 넘도록 화장실을 한 번도 못갔다고 답했다. 포항 시장은 전국 최초로 가구당 1명 코로나 19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충분한 인력 확보를 염두에 두고 진행한 행정인지 묻고싶다. 현재 재선 시장인 이강덕씨가 3선까지 가능한 시장을 또 하고싶거나 더 큰 정치적 야망을 꿈꾸며 강행한 것으로 보여질 뿐이다.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설사 끝나더라도 또 다른 감염병이 금세 발생할 것 같다. 분명한 건 자본주의가 계속 팽창하는 한 감염 재난은 언제든 반복된다. 재난 속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마땅히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국민 1인당 재난기본소득 지급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를 비롯해 세계적 감염병을 만든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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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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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라면 2021년 2월 5일 오늘 나는 캐나다에서 워홀러로서 막바지 시기를 보내고 있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팬데믹의 여파로 여전히 한국에 머물러 있는 내게 이 책은 사뭇 실재처럼 다가왔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 버닝썬사건,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 등 크고 작은 여성혐오 범죄가 연일 뉴스 머리를 채울 때, 자꾸만 죽어나가는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을 들을 때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영원한 2등 시민으로, 터무니 없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유급 휴가는 고사하고 법정 휴직도 제대로 못 쓴 채 자본의 노예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니. 나라에 충성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국민을 등한시하는 이 나라의 극악한 이중성을 도무지 견뎌내고 싶지 않았다.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주인공 ‘계나‘가 호주로 이민 간 이유로 ˝한국이 싫어서˝라고 말한 것에 격하게 공감했다.

언제 어디든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니, 한국 만큼 좋은 나라 없다고들 한다. 배달 노동자의 노고와 노동력 덕분에 가능한 거다. 신속하고 쾌적한 대중교통 역시 운전 노동자들의 고강도 노동을 요하는 맞교대 근무 덕에 가능한 거다. 이렇게 한국의 시스템은 노동자를 착취해서 작동한다.

계나는 재력, 학력, 체력(외모)이 있어야만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어찌됐든 캐나다행이 불발되고 여전히 한국에 남아 생활하고 있는 내가 한국을 혐오하며 도망치듯 호주로 떠나버린 계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운동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희망을 본다는 것, 그것이 운동의 출발이다. 이 책을 읽으며 주로 공감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 기득권으로 살 수 있는 요건 3가지 중 아무 것도 가진 것은 없어도 내게는 운동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 고무적으로 느껴졌다.

사실 아직 캐나다로 출국할 수 있는 기한이 약간 남아있긴 하지만,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창궐하고 있는 이 때에 출국할 길은 요원해보인다. 계나가 지금의 나라면, 그래도 호주로 떠났을까? 난 감염병을 핑계삼아 떠나지 못하는 걸까? 답은 모르겠다. 본래 회피 성향이 아닌데다 불합리한 건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계나처럼 휙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지도. 명확한 건 지금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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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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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표현하면 표현한다고, 감추면 감춘다고 세상이 정한 기준에 의해 저울질 당한다.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남몰래 갖고 있는 내면의 고민과 고통. 결국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견인해 준 것은 줄곧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주인공 의사 이라부였다.

아이같이 순수한 행동으로 주위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편견없는 시선으로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이라부의 모습을 보며 부럽기까지 했다.

일본 특유의 과장됨이나 곳곳에 묻어있는 여성혐오적인 표현들때문에 읽는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결국 다 읽었다. 솔직히 최근 몇 개월동안 읽은 책 중 가장 별로였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이 소설을 통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언제고 나를 믿는 것이 가장 큰 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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