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 주의보 -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를 경계하며 바보 시리즈 3
현병호 지음 / 씽크스마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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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
지성, 지식인, 주지주의를 적대하는 태도와 불신을 말하며, 주로 교육, 철학, 문학, 예술, 과학이 쓸데없고 경멸스럽다는 조롱의 형태로 나타난다. / 출처 : 위키백과


최근에도 백신 괴담, 사이비 종교 등으로 국내 정세가 시끄러웠다. 저자는 음모론, 유사과학 등 사회를 좀먹는 반지성주의의 실태를 조명하며 연구결과와 실제 사례를 근거로 그러한 지식권력으로 누가 힘을 얻는지에 우리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병원에서 의료진을 마주했을 때 괜히 주눅 드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유사과학은 그 주눅 든 마음의 주름살을 펴주면서 기존 권위를 부정하게 만들고(21쪽), 우리의 에고를 강화하지만 이것은 숨겨진 진실을 알게 돼 스스로 주체성을 회복했다는 착각에 불과(22쪽) 하다고 비판하면서 반지성주의는 ˝지식 권력에 대한 경계심과 그 권력을 해체함으로써 스스로 권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7쪽)고 말한다.

합리적 의심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맹목적 신뢰가 바로 반지성주의였음을, 넘쳐나는 정보 속에 나조차도 시나브로 반지성주의에 빠져들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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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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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낳아주고 싶어, 낳아서 처음부터 키워주고 싶어요. 그러면 분명히 구해줄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엄마와 딸 그 관계에서 오가는 감정들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 그것은 애증이라는 납작한 단어로 표현될 수 없다.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 삶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나 때문이라는 사실에 묘한 자책을 하게 되곤 한다.

˝엄마의 아픔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옮겨져 오고˝(38쪽), ˝엄마와의 경계가 매우 모호해서 언제나 피부까지 공유하는 것 같은˝(38쪽) 딸들은 언제나 엄마에게 양가감정을 느끼지만 끝내 그 고통을 외면할 수 없기 마련이다.

우짱은 결혼도 임신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엄마를 낳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사랑해 주기 위해서. 그 말로 모든 딸들이 엄마에게 가진 미안함과 연민을 표현하는데, 여태 읽은 책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코끝이 시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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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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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中
˝공감 없는 이해는 자주 잔인해지고, 이해가 결여된 공감은 종종 공허해집니다.˝

열 편의 짧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씩은 보고 들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이미 너무 현실적이어서 이게 실제인지 허구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의 내용이 한 인물만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서 독자는 내가 어느 편에 서야 하나 막막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단편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입체적이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고 했던가.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풍경은 어떤가?

p.378 사람은 대부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그른 것을 옳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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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가 - 그리고 경제적 독립에 대한 논의들
크리스틴 R. 고드시 지음, 김희연 옮김 / 이학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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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자본주의를 죽인다.


성 경제학 이론에서 섹스는 교환적 성격을 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냉전시대 동/서독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제시하며 설득력을 더하는데, 이를 통해 가사노동과 양육의 사회화 그리고 경제적 독립이 갖춰진 사회에서는 섹스를 시장의 단순한 교환상품으로 전락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저자는 개인의 사적영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와 경제를 바꿔내는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투쟁의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인 정치적 행위인 투표부터 지역의 독서모임이나 사회단체와 정당에 가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제안한다.

인상적인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에 매혹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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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1-05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제목만 보고 ㅋㅋㅋ 읽어보고 싶었는 데, 양천재님이 별 다섯개 주시니까 완전 끌리는 데요?

니니 2022-01-05 19:10   좋아요 1 | URL
사실 내용이 새로울 것은 없긴했어요. 공쟝쟝님은 페미니즘 도서를 많이 읽으셨으니 더 그러실 것 같아요. 좋은 문장들이 도처에 있어서 메모를 많이 해두었네요 ㅋㅋ 그 중 하나가 첫 문장, ˝사랑이 자본주의를 죽인다.˝ 한 번 읽어보셔요 금방 읽으실듯!!!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2-01-05 19:56   좋아요 1 | URL
앗! 네네 양천재님두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_< 올해도 즐거운 독서생활 함께해요!
 
아무튼, 비건 - 당신도 연결되었나요? 아무튼 시리즈 17
김한민 지음 / 위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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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페스코와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친구들을 둔 내게 동물권과 비거니즘은 오래 전 부터 익숙한 개념이었다. 당연히 공장식 축산업 안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착취의 실상도 여러 책과 영상들을 접하며 목격했다.

순돌이를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동물들은 먹고 입고 걸쳤던 나. 그러면서도 동물권은 보장받아야 마땅하다고 연설 늘어놓기를 수년째. 이 책을 읽으며 여태 만났던 영상 속 동물들과 우리 순돌이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 죄책감에 몸서리 쳤다. 몇 해 전부터 동물 털이 아닌 웰론 소재의 패딩을 구입해 입지만, 그것만으로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새해 목표 설정하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새해 목표를 만들었다. 동물을 먹지 않는 것으로. 수십 년 동안의 식습관이 있으니 단숨에 뿅 하고 비건이 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가까스로 비건 지향 페스코가 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일단은 이 책의 저자가 사용한 방식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이 책이 결심을 하게 만들었냐는 물음에는 사실 글쎄. 다만, 더 이상 미루거나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태 둔감한 척 해온 스스로에 대한 환멸과 죄책감이 크다. 나의 유희와 쾌락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공장식 축산업에 더는 가담하지 않겠다. ˝당신도 연결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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