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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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낳아주고 싶어, 낳아서 처음부터 키워주고 싶어요. 그러면 분명히 구해줄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엄마와 딸 그 관계에서 오가는 감정들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 그것은 애증이라는 납작한 단어로 표현될 수 없다.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 삶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나 때문이라는 사실에 묘한 자책을 하게 되곤 한다.

˝엄마의 아픔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옮겨져 오고˝(38쪽), ˝엄마와의 경계가 매우 모호해서 언제나 피부까지 공유하는 것 같은˝(38쪽) 딸들은 언제나 엄마에게 양가감정을 느끼지만 끝내 그 고통을 외면할 수 없기 마련이다.

우짱은 결혼도 임신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엄마를 낳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사랑해 주기 위해서. 그 말로 모든 딸들이 엄마에게 가진 미안함과 연민을 표현하는데, 여태 읽은 책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문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코끝이 시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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