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
도제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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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도제희 | 끌리는 에세이 쓰는 법을 위한 글쓰기수업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의 저자 도제희 작가의 신간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는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남들이 읽고 싶은 매력적이고 끌리는 에세이 쓰는 법을 설명한 책이다. 책에는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예문을 첨부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독자들이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글쓰기의 두려움을 낮추기 애썼다.

 

'그냥 내가 쓰면 다 에세이 아닌가?', '내 느낌대로 쓰면 되는 거 아닌가?', '각자 개인 이야기 쓰는 건데, 나쁜 에세이가 어디 있고 좋은 에세이가 어디 있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도제희 작가가 말하는 에세이의 정의는 무엇이며, 그중에서도 좋은 에세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에세이란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순간을 포착해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끌어내는 글"이라고 정의했다. 좋은 에세이는 타깃 독자가 뚜렷하고, 소재가 참신하고, 표현력이 좋고, 솔직하고, 정보가 들어 있고, 통찰력이 있고, 유머도 있는 글이라고 말한다.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는 저자가 말하는 좋은 에세이를 쓰기 위한 글쓰기수업 교재다.

 

내가 진행하는 글쓰기 모임에서는 각자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한 다음, 그 주제를 모아놓고 투표를 진행한다. 주변 지인들에게 이 수많은 주제 중에 어떤 주제가 가장 호기심이 가는지 물어본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쓴다. '내가 이런 글을 딱 쓰면 모두가 좋아하겠지?'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대체로 그렇지 않다. 쓰는 마음과 읽히는 마음이 이렇게 다르다.

 

글쓰기 앞에서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쓸지를 정하는 게 바로 주제인데, 미래의 독자 마음을 얻기가 이렇게나 힘들다. 도제희 작가는 독자에게 왜 내 글을 읽어야 하는지 당위성을 제공하지 못했다면, 내 글에 보편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라고 말한다. 보편성을 획득하는 여러 방법 중에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에세이 안에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적인 내 이야기에 보편성이 추가되었을 때, 내 마음대로 쓰고 나만 읽는 일기에서 독자들에게 읽히는 에세이가 된다.

 

저자는 '풍부한 어휘와 문법에 충실한 문장이 가득한 글''비문투성이지만 재미있고 통찰력 있는 글' 중에서 두 번째 글이 더 좋은 글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한다. 하루에도 무수한 글이 쏟아져 나오고, 글뿐만 아니라 각종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서 유익한 정보도 없는데 심지어 재미까지 없다면 그 누구도 내 글을 읽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에서는 내 글에 유머를 더하는 꿀팁에서부터 표현력을 높이기 위하여 좋은 문장을 쓰는 요령, 매력적인 첫 문장과 끝 문장 만드는 법, 한편의 글을 쓰고 나서 글에 대한 평가를 나누는 합평 노하우, 내가 쓴 에세이로 훗날 브런치 작가 등록이나 출간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이 담겨있다.

 

나는 우리 모두가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 생각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은 누구나 다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방법 중에 글쓰기는 무척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모든 글의 시작은 결국 내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며, 그 글은 바로 에세이가 될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는 지금 당장 방구석에서 한 줄, 한 문단,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는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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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나라 경제툰 - 만화로 배우는 돈의 원리 한빛비즈 교양툰 21
무선혜드셋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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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나라 경제툰 | 만화로 배우는 경제 초등상식 | 네이버 웹툰 도전만화 최고별점

만화책으로 즐기는 공부

 

"현상아, 여기 봐봐. 여기 고등어봉초밥 5개가 있지? 이 중에 아빠가 2개를 먹을 거야. 그럼 우리 현상이는 몇 개를 먹을 수 있을까?“

 

"현상아, 잘 생각해 봐. 여기 낙지호롱구이가 12개 있어. 아빠랑 엄마랑 현상이가 모두 똑같은 개수의 낙지호롱구이를 먹는다면, 우리 현상이는 몇 개를 먹게 될까?“

 

"5 빼기 2?", "12 나누기 3?" 이런 식으로 뺄셈과 나눗셈을 숫자와 기호로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너무 어려워한다. 고등어봉초밥을 먹어가며 실제 몇 개가 남았는지 눈앞에서 보여주거나 직접 낙지호롱구이를 나눠주면서 아이에게 몇 개의 낙지호롱구이가 돌아가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유가 안성맞춤이다. 거기다 재미난 캐릭터가 나오면 아이들의 집중도는 쭈욱 올라간다. 웃긴 캐릭터가 나오고 다양한 비유가 담긴 책이 바로 만화다.

 

개미나라 경제툰은 작가 '무선혜드셋'이 쓰고 그린 경제 만화책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종이로 만든 만화책보다 휴대폰으로 보는 웹툰이 더 익숙하다. 그럼 흐름에 맞춰 개미나라 경제툰역시 만화책으로 나오기 이전에 네이버 웹툰 베스트 도전만화에서 연재된 웹툰이다. 네이버 베스트도전만화 최고 별점을 받고,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연재 채널에서 누적 조회수 400만을 기록한 인기 웹툰이 이번에 종이책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의 주인공은 개미다. 개인투자자를 칭하는 개미가 등장한다고 해서 주식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경제의 중심에 있는 돈의 탄생에서부터 시장, 은행, 회사가 생겨나게 된 이유와 그들의 역할, 돈이 오고 가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세금, 채권, 선물, 옵션에 관한 이야기, 돈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모습을 다룬 경제 호황기, 대공황, 사회주의 이야기까지. 어쩌면 어른들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를 쉬운 예시와 비유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개미나라 경제툰은 열심히 모자를 만드는 개미의 등장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모자를 만들어 먹고 싶은 음식과 물물교환을 시작하다가 모자보다는 교환 가치가 높은 사탕을 모으기 시작하는 개미가 등장한다. 바로 화폐의 탄생이다. 그리고 각자 모은 사탕, 뻥튀기, 소떡소떡을 한자리에서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때로는 먹을 수도 없는 독버섯에 관상용으로 보기 좋다는 가치를 입혀 투기 과열과 거품 붕괴를 이야기한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활용하여 경제를 이야기하니 쏙쏙 이해된다.

 

얕고 넓은 경제 상식을 다뤘다고 해서 깊이가 없느냐? 그렇지 않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잠깐 상식> 코너가 있다. 이곳에서는 각 챕터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보충 설명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부도, 동인도 회사, 튤립 버블, 광란의 20년대, 미국의 브레턴우즈 체제처럼 지난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까지 소개한다. 단순히 만화 속 개미왕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깊이가 있다고 재미가 없느냐? 그렇지 않다. 여왕개미와 거미와 꿀벌이 등장했다고 해서 만화책이 아니라 웃음이 담겨 있어야 진짜 만화책이다. 개미나라 경제툰에는 작가 특유의 유머가 곳곳에 숨어있다. 작가가 그린 개미들도 귀엽지만, 개미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며 티키타카 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훗날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직접 쓰고 버는 돈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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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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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황유나 |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아름답게 빛나는 위로책

 

에세이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저자 황유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며, 누군가의 엄마, 아내, , 동료, 친구, 팀장, 직원, 이웃이다. 저자의 삶이 우리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뿐 아니라 누구나 겪어 봤을 19가지 에피소드가 책 속에 담겨있다. 물론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하는 특별한 경험도 있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겪는 상처의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모두가 다 같은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저자도 겪고 나도 겪는 상황 속에서 저자는 어떻게 대처했으며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대처했느냐이다. 덩달아 몸소 어려움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인생조언이 따라온다. 그로 인해 느끼는 공감과 위로는 덤이다.

 

평소 책이야기를 할 때, 표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표지는 그저 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예쁘고 거창해도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는 조금 달랐다. 베이지색 벽지로 둘러싸인 방 너머로 하얗게 내린 눈과 눈이 덮인 초록색 나무가 보였다. 추운 밖과는 대조적으로 김이 나는 커피와 함께 갈색 책상과 의자에서 펜으로 글을 쓰고 있는 한 여성이 보였다. 아마도 저자의 모습을 그린 듯 했다.

 

책 표지만으로도 저자가 겪은 고통과 아픔을 어떤 식으로 치유하는지를 단번에 보여주고 있었다. 덩달아 스스로 치유한 시간의 결과물이 바로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라는 이 한 권의 책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남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은 처지에 지쳐있는 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몸소 이겨내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에는 '사건의 지평선'에 관한 이야기가 짧게 등장한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별은 점점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언젠가는 관측 불가능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저자는 사건의 지평선을 이야기하며 우리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건 너무 당연하다. 다만 "SAVE" 버튼을 눌렀느냐 안 눌렀느냐로 기억의 유무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좋았던 기억이 평생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은 생각보다 깊은 자국으로 남는다. 그런 와중에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일상은 하루만 지나도 쉽게 잊힌다.

 

글을 쓰면 이런 감정을 느낀다. 글에 쓴 하나의 사건을 때로는 거대하게 확대시킬 수 있고, 때로는 조그맣게 축소시킬 수도 있다. 내 삶에 좀 더 가깝게 당길 수도 있고, 먼 곳으로 떠나보낼 수도 있다. 그러면 소소한 행복을 담은 추억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와 오래 기억에 남고, 화가 치밀어 올랐던 일이 내 곁에서 저 멀리 떨어져 굉장히 하찮은 일로 기억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크게, 어떨 때는 작게, 어떨 때는 평범하게 써내려간 글을 조금씩 모아 놓으면 마치 수많은 별이 모여 은하수를 이루듯 한편의 멋진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은하수를 쳐다보며 황홀경에 빠질 것이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가 우주에 있는 무수한 은하수 중 하나이며, 작가 스스로 누구나 하늘에 은하수를 새겨 넣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 책 읽고 공감과 위로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글을 우리 모두가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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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게임 - 유동성과 부의 재편
이낙원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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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게임 | 이낙원 | 고물가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법

 

우리가 흔히 인생이라는 게 힘든 일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 세상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기순환사이클이라고 하여 우리 경제는 회복 확장 후퇴 침체를 반복한다. 당연히 침체 다음에는 회복이다. 날씨의 흐름을 읽고 미리 김장을 준비하듯, 경제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미리미리 내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현직 외환딜러 이낙원 외환전문위원의 인플레이션 게임은 위아래로 출렁이는 유동성의 파도를 이해하고, 특히 인플레이션이라는 고물가 시대에서 내 자산을 지키는 법도 소개한다.

 

인플레이션 게임을 본격적으로 읽기 이전에 제일 뒷장부터 보길 추천한다. 책 뒤쪽에 <부록> 용어 해설이 있다. 책을 읽으면 인플레이션, 양적완화, 유동성, 기축통화 같은 용어가 끊임없이 나온다. 저자가 용어의 뜻을 친절하게 설명해두었다. 저자도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조금 무거워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머리말에서 밝힌다. 그렇기에 더욱더 기초적인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본격적인 내용에 접근해야 경제 흐름의 큰 그림이 눈에 보인다.

 

물가가 상승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는 인플레이션은 경제 교과서에만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정부는 재정정책을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금리 인하를 위해 양적완화에 힘썼고, 그렇게 풀린 유동성은 실물자산시장으로 고스란히 유입되어 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이 모두 폭등하는 인플레이션 발생하였다. 거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는 더욱 악화하였다.

 

경제방송을 보면 금리 인상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만을 놓고, 주가는 어떻게 흐를지,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바뀔지, 어떤 섹터가 오르고 어떤 섹터가 내릴지, 유가는 어떻게 될지를 이야기한다. 그건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게임역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 혹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때마다 정부, 가게, 기업, 금융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럼 우리는 회복, 확장, 후퇴, 침체라는 경기순환사이클 중에 지금 어느 계절을 보내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방법이다. 인플레이션 게임에서는 헤지(Hedge) 자산을 보유하라고 말한다. 해지는 어떤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이와는 움직임이 반대되는 또 다른 거래 행위를 뜻한다. 헤지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은 아니다. 극심한 가격 변동에서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다. 변동은 최소화하면서 물가 상승분만큼은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게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다. 저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공급이 한정된 유한자산인 부동산과 주식을 대표로 꼽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 경제에 좌우된다. 그만큼 미국은 거대하다. 거친 파도 위에 돛단배가 아닌 거대한 유람선에 탑승해야 안전하다. 저자는 우리나라 주식보다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다는 미국 대표 지수인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ETF(Exchange Trade Fund) 투자를 권한다. 다만, 매수·매도 시점에 따라 환차손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 달러 원 환율이 초장기 평균 환율 기준으로 너무 높지 않을 때가 매수 적기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실물자산 중 공급이 어렵고 희소성 높은 상품이 바로 부동산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저금리를 유지했을 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걸 우리는 기억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한다면, 수도권 도심 주택 수요는 탄탄하며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은 상승하리라 전망한다. 때가 되었을 때, 때가 왔는지 모르고, 때를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 자산의 가치는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 게임에서는 투자를 위한 준비와 조건을 미리 알려주기에 우리는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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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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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육처럼 |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 고등학생 추천도서

 

프랑스 교육처럼은 프랑스 교육과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을 비교하고,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비법을 담은 책이다. 현재 프랑스 대사관 상무관실 직원으로 근무 중인 저자 이지현은 15살 당시에 예술 고등학교 진학을 실패하고, 혼자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가족도 지인도 없는 낯선 땅에서 맨몸으로 부딪혀보겠다는 결정이었다.

 

6개월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프랑스 국립고등학교 입학하고, 프랑스의 수능이라 불리는 바칼로레아에 합격하여 법대에 들어가고, 생모르 국립 음악원 플루트 클래스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훗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받았던 프랑스 교육을 떠올린다. 저자는 학창시절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직접 깨달은 셀프 교육법을 소개한다.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 도착하면 틀린그림찾기 하듯, 무엇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가장 먼저 파악한다. 만약 대한민국에는 있고, 프랑스에는 없다면, 프랑스에서는 그 무언가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에는 무엇이 없을까? 프랑스에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없고, 학생 번호가 없고, 정해진 교과서가 없고, 교무실이 없고, 남녀를 구분하여 평가하는 체육시간이 없다.

 

그 덕분에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데 집중하고, 학생의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대물림하고, 학생은 그 교과서를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뿐, 수업 주제에 따라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골라 스스로 공부할 내용을 찾는다. 또한 남녀 구분 없이 온갖 체육활동을 경험하면서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체력을 키워나간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수업 시간에 맞춰 내가 직접 책을 찾고 선택한다는 점이었다. 저자가 말한 셀프 교육법,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교과서에 나온 똑같은 개념을 누가 입에 떠먹여주는 공부가 아니라 직접 파헤치고 고민하고 정리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야말로 진짜 공부라 말할 수 있다. 프랑스는 공부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지난날을 돌이켜봤을 때, 우리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는 이유는 오직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시험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하루 동안 진행되는 수능시험을 잘 봐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함이다. 그를 위해 수십 년을 고생하며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 수능을 잘 봤든 못 봤든, 일단 어느 대학에나 들어가고 나면 내 인생에서 수능은 완전 남일이 되어버린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는 프랑스의 수능시험이라 볼 수 있는 '바칼로레아'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다. 보통 하루에 한 과목씩 일주일간 치르는 바칼로레아는 논술형 시험과 구두시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20점 만점에서 전 과목의 평균이 10점 이상이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할 수 있다. 바칼로레아를 취득하면 누구나 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커트라인만 넘으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기에 오로지 내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 예로 소개한 바칼로레아 문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고등학생한테 저런 걸 묻는다고?' 지금 나보고 대답해 보라고 해도 좀처럼 입이 떼지지 않는 문제들이다. 다섯 가지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문제도 아니고, 단답형 주관식 문제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단 하나의 명확한 답이 존재하는 문제도 아니다. 암기 위주의 공부에 익숙해있는 우리로서 무척 낯선 문제 유형이다.

 

더 놀라운 점은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이 있는 날에는 프랑스 국민에게 철학 문제가 공개된다는 점이다. 그러면 프랑스 국민들은 올해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TV 방송에서는 각계각층 지식인들이 나와 올해 문제를 놓고 토론을 펼친다. 수능날만 지나면 평생 수능과는 무관한 삶을 사는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프랑스인들에게 바칼로레아는 단순히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깊숙이 박혀있는 커다란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가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그렇게 바꿔야 하는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는 200년 동안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더는 말하지 않겠다. 그런 와중에 어느 날 갑자기 프랑스처럼 수능을 치른다? 어마어마한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은 옳지만,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내 아이를 프랑스 교육방식처럼 키울 수 있다. 프랑스 교육처럼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실천노트를 소개한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르게 하거나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정리해 보는 연습을 하고, 아이가 악기연주와 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하고, 엄마가 바라는 것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프랑스 유학을 떠나고 6개월 뒤에 여름방학을 맞아 잠시 우리나라로 귀국한다. 한국에서 3주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양손 가득 짐을 싸 들고 프랑스로 향하는 길에 워크맨으로 이승훈의 [비 오는 거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 순간 지난날 그리움과 고독함과 힘겨움이 떠오르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한다.

 

아무리 프랑스 교육이 남다르고 철학적이라 해도 수업에 임하는 학생의 노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자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맨몸으로 바닥부터 시작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그가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프랑스 교육처럼을 통해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하며, 그 모든 일은 교육 시스템과 학생의 부지런하고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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