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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평점 :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황유나 |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아름답게 빛나는 위로책
에세이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저자 황유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며,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 동료, 친구, 팀장, 직원, 이웃이다. 저자의 삶이 우리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뿐 아니라 누구나 겪어 봤을 19가지 에피소드가 책 속에 담겨있다. 물론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앞에서 죽음을 목격하는 특별한 경험도 있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겪는 상처의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모두가 다 같은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저자도 겪고 나도 겪는 상황 속에서 저자는 어떻게 대처했으며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대처했느냐이다. 덩달아 몸소 어려움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인생조언이 따라온다. 그로 인해 느끼는 공감과 위로는 덤이다.
평소 책이야기를 할 때, 표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표지는 그저 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예쁘고 거창해도 크게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는 조금 달랐다. 베이지색 벽지로 둘러싸인 방 너머로 하얗게 내린 눈과 눈이 덮인 초록색 나무가 보였다. 추운 밖과는 대조적으로 김이 나는 커피와 함께 갈색 책상과 의자에서 펜으로 글을 쓰고 있는 한 여성이 보였다. 아마도 저자의 모습을 그린 듯 했다.
책 표지만으로도 저자가 겪은 고통과 아픔을 어떤 식으로 치유하는지를 단번에 보여주고 있었다. 덩달아 스스로 치유한 시간의 결과물이 바로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라는 이 한 권의 책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남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은 처지에 지쳐있는 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몸소 이겨내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에는 '사건의 지평선'에 관한 이야기가 짧게 등장한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별은 점점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언젠가는 관측 불가능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저자는 사건의 지평선을 이야기하며 우리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건 너무 당연하다. 다만 "SAVE" 버튼을 눌렀느냐 안 눌렀느냐로 기억의 유무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좋았던 기억이 평생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고,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은 생각보다 깊은 자국으로 남는다. 그런 와중에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일상은 하루만 지나도 쉽게 잊힌다.
글을 쓰면 이런 감정을 느낀다. 글에 쓴 하나의 사건을 때로는 거대하게 확대시킬 수 있고, 때로는 조그맣게 축소시킬 수도 있다. 내 삶에 좀 더 가깝게 당길 수도 있고, 먼 곳으로 떠나보낼 수도 있다. 그러면 소소한 행복을 담은 추억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와 오래 기억에 남고, 화가 치밀어 올랐던 일이 내 곁에서 저 멀리 떨어져 굉장히 하찮은 일로 기억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크게, 어떨 때는 작게, 어떨 때는 평범하게 써내려간 글을 조금씩 모아 놓으면 마치 수많은 별이 모여 은하수를 이루듯 한편의 멋진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은하수를 쳐다보며 황홀경에 빠질 것이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가 우주에 있는 무수한 은하수 중 하나이며, 작가 스스로 누구나 하늘에 은하수를 새겨 넣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 책 읽고 공감과 위로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글을 우리 모두가 썼으면 좋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