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퀘스트 2024 -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질문’을 던지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외 지음, 이정동 기획 / 포르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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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그랜드 퀘스트 2024 미래를 열 질문 10가지 서울대추천도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 종종 학회에 참석한다. 학회는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연구 분야의 발전을 위해 연구자들끼리 서로 논의하고 교류하는 자리다. 학회에 참석하면 특정 분야의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연구가 지속될 것인가를 배울 수 있다. 연구자로서 식견을 넓히는데 학회만큼 좋은 게 없다.

 

하지만 연구자들의 발표를 들어보면, 마치 모든 걸 다 이루었고, 모든 게 다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작 현시점에서 한계는 무엇이고,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는 연구자의 발표에서 확인되는 게 아니라, 발표 후 10분 정도 있는 Q&A 시간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발표자가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연구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열 질문 10가지

 

그랜드 퀘스트 2024는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이정동 교수님을 주축으로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이 진행한 포럼 이름이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에서는 10개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도전적 질문 그랜드 퀘스트(GRAND QUESTS) 10가지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각 주제마다 다른 분야를 전공한 서울대 교수님 두 분을 모셔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를 열 질문 10가지에 대해 교수님들도 해법을 갖고 계시지 않다. 교수님들에게 던져진 질문을 놓고, 현재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와 있으며,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제는 무엇이며,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을 비롯해 미래의 연구자들이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신다. 이런 거는 안 되는지, 왜 안 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모두가 함께 꿈꾸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의 기록이 그랜드 퀘스트 2024에 담겨있다.

 

 

서로 긴밀하게 융합된 과학기술

 

그랜드 퀘스트 2024에서 집중하는 과학기술 분야는 반도체, 배터리, 수소, 로봇, 인공지능, 동형암호, 항노화, 항체 신약, 양자과학이다. 이미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리 기술이 인정받고 있는 분야도 있고, 이름조차 생소하고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인 낯선 분야도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특정 분야가 가진 난제만 해결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비정형화된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적응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소프트웨어 향상을 위한 고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하며, 로봇을 오랫동안 구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의 배터리도 필요하다.

 

다른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거론되는 핵심기술이다. 서로 다르게 느껴졌던 기술들이 얼마나 긴밀하게 융합되어 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랜드 퀘스트 2024에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이유도 서로 다른 관점과 지식이 통합되어 아직 상상으로만 꿈꾸는 미래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함일 것이다.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가진 고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상용화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미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우주여행을 즐기는 건 아니다. 당연히 헤아릴 수 없는 비용도 문제지만, 혹여나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할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힘겹게 난제를 풀었는데,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 시점에서 R&D 예산 삭감이 웬 말인가. 단기적 성과만을 놓고 평가한다면, 그 누구도 중장기적 난제에 관심 갖지 않을 것이다. 기초과학의 지속적인 투자만이 그랜드 퀘스트를 풀어낼 과학인재를 탄생시킬 것이다.

 

연구자들이 가장 기피해야 할 말은 "이만하면 됐어."라는 말이다. 만약 과학자들이 현실에 안주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그리는 이들은 과학자가 아니라 SF영화감독일 것이다.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오늘날 사회가 가진 문제를 과학 기술로 해결하고, 선도적인 기술 개발로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일이 바로 연구자들의 역할이다. 그랜드 퀘스트 2024를 읽으며, 난제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위대한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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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경제 대전망
류덕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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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련책 2024 한국경제 대전망 북리뷰 삼프로TV 김동환 의장 추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시대에 우리는?

 

우리가 언제부터 미국 금리에 이토록 관심을 가졌던가. 미국 정책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에서 결정한다. FOMC 회의는 6주 간격으로 개최되며, 미국 주요 경제 지표와 금융 식장 동향을 검토하여 정책 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 금리는 올해 3월에 5%에 도달했고, 7월부터 11월까지 5.5%를 유지해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20개월 넘게 이어져 오고 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역시 진행 중이다. 부동산 불황에 청년 실업자가 급등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는 제대로 휘청거려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반면 미국은 고금리 고물가가 지속되는 와중에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한국경제는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분기점에 놓인 대한민국

 

2024 한국경제 대전망은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류덕현 교수님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근 석좌교수님과 경제추격연구소가 힘을 합쳐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의 전략을 살펴보고, 2024 시장 전망과 위기 극복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글로벌 산업환경의 변화, 국내 자산시장 전망, K-산업의 전망, 정책환경의 변화, 세계 경제의 동향과 전망 및 한국경제 전망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8명의 각계각층 전문가의 글이 담겨있다.

 

2024 한국경제 대전망에서 정한 핵심 키워드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봄이 오고 있다지만, 아직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 와중에 정부라도 불을 지펴 온기를 높여야 하는데, 좀처럼 그런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진짜 위기라고 말한다.

 

 

세계 경제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

 

2024 한국경제 대전망에서는 시장과 국가의 경제적 역할에 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로 바라본다. 과거에는 무역과 자본 흐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의 역할을 축소했다면, 앞으로는 국가의 역할은 점점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 당장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반면 중국은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필수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대미 보복 조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에게는 절대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 심지어 미국 달러 패권이 좀처럼 무너지지 않을 기세이니 내년 우리 주가 시장도 먹구름이 짙게 드리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2024 주식과 부동산 전망

 

좀처럼 좋은 소식이 없어 보이는 요즘, 이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가 981%나 급등하는 걸 보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주식시장이다. 2023년 주식은 어떤 섹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웃고 울었던 해였다면, 2024년 주식시장도 비슷한 분위기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큰 성과를 보기 힘든 시장이 될 것이기에 숲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명확해 보이는 나무를 잘 고를 것을 권한다.

 

주식만큼이나 걱정되는 시장이 바로 부동산이다. 이 역시 금리가 문제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너무 벌어졌지만,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출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대출 금리가 높아 가계부채 이자부담율이 너무 높으니, 가계소비가 감소로 이어지며, 실물경기가 위축될 것이다. 2024년도 매수자와 매도자가 눈치 싸움하며 서로 관망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면 누구나 밝은 내일을 꿈꾼다. 하지만 2024 한국경제 대전망에서 내년 키워드를 '춘래불사춘'으로 꼽은 것처럼 책 속에 담긴 전반적인 이야기가 무겁고 어둡다. 그래도 내년을 전망해 보면서 기업은 생산 계획과 고용 정책을 결정하고, 투자자들은 자산 분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부디 한국 경제가 다시 되살아나 봄이 봄다운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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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기분에 지지 않고 삶의 통제력을 되찾는 몸 중심 심리연습
미셸 블룸 지음, 동현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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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책추천 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몸과 마음의소리 듣기

 

몸을 쓰는 그 어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시합을 임하기 전에 "너무 긴장하지마."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을 것이다. 긴장하면 일단 몸이 굳기 시작하면서 평소 연습 때 보였던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다. 긴장은 곧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결정적인 타이밍에 주저하는 실수를 범하곤 만다. 결국,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

 

이런 일이 어찌 운동선수뿐이겠는가.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 모두에게 벌어지는 일이다. 정신으로부터 시작되는 불안은 인간의 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몸의 신호를 먼저 알아차리면 좀 더 일찍 내 안에 있는 불안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알 수 없는 미래가 있는 한 불안은 피할 수 없다. 우리가 불안을 관리할 수 있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심리치료학박사 미셸 블룸(Michele Blume)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는 불안의 원인을 분석하고, 'SOAR'을 통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불안을 달래주는 법을 소개한 책이다. 나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은 불안으로 이어지고, 그런 불안은 온몸을 환희하며 삶을 대하는 능력을 약화시키고, 역경을 헤치고 일어나는 힘을 가로막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과거의 어떤 경험이 암묵기억(implicit memory)로 남는다. 의식적으로 떠올리지 않아도, 암묵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 벌어질 사건이나 주변 환경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의 어느 한순간이 현재 불안의 원인이 되며, 미래 내 삶을 결정하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불안으로 고통받을 때, 불안의 원인을 과거로부터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에서는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며, 몸의 소리를 손쉽게 들을 수 있는 'SOAR' 기술을 소개한다. 'SOAR'은 감각하기(Sensing), 관찰하기(Observing), 표현하기(Articulating), 돌아보기(Reflecting)의 줄임말이다. 저자는 SOAR 과정을 거치면서 좌뇌와 우뇌의 기능을 통합하여 불안했던 신경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S'를 담당하는 '감각하기'는 내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긴장된 근육, 가빠진 호흡, 떨리는 손, 속 쓰림 현상 등이 해당된다. 이때 필요한 건, 바로 조용한 장소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저릿하거나 뻐근하거나 떨리는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게 된다.

 

'O'를 담당하는 '관찰하기'는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부정하거나 원인을 찾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갖춰진 상태다.

 

'A'를 담당하는 '표현하기'는 내가 알아차리고 관찰했던 감각을 표현하는 일이다. 불안한 감각을 표현할 때, 불안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공포 반응이 조금 누그러진다. 내 감각의 주도권을 되찾음으로써 내가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R'을 담당하는 '돌아보기'는 불안을 구체화하면서 느낀 감정을 사색해 보는 일이다. 단순히 머리로만 사색하는 게 아니라 저자는 일기장에 기록해 보는 걸 권한다. 그럴수록 암묵기억 어느 한구석에 있던 불안이 점점 더 선명해진다.

 

SOAR 과정을 거치면서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불안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림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 비로소 자신의 불안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불안을 다스릴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 불안할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출 수 있는 시간과 여유다. 불안으로 몸과 정신이 지쳐있을 때, 명상으로 몸에 집중하며 마음의 균형을 바로잡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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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매력을 팔다 - 자온길, 시골 마을 재생 프로젝트
박경아 지음 / 포르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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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서 만난 공예 부스

 

최근에 지역 축제에 다녀왔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은 축제였다. 다양한 공간에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그중 눈에 띄었던 곳은 수십 개 부스가 줄지어 있고, 부스 안에서 여러 공예 창작자분들이 자신의 공예품을 전시해놓은 곳이었다. 한지 공예, 금속 공예, 유리 공예, 나무 공예, 염색 공예, 가죽 공예 등 다양한 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공예 부스 앞을 거닐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은 평소 어디서 작업하고 계실까?' 또 하나 드는 생각은 '공예로 먹고 살만하신가?' 공예품을 제작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고, 그 공간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과연 공예 제작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할지에 관한 현실적인 궁금증이었다. 우리는 과연 그분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시골 마을 재생 프로젝트

 

충남 부여 규암마을에는 옛 감성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자온길이라고 있다. 규암마을에는 '자온대'라는 바위가 있다. 백제시대, 왕이 그 바위 위에서 놀면 바위가 스스로 따뜻해졌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그 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스로 자[]에 따뜻할 온[]을 붙여, '스스로 따뜻해지는 길'이라는 의미의 '자온길'이 탄생하였다.

 

오래된 매력을 팔다는 차갑게 식어 있던 자온길이 사람들의 온기로 스스로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행했던 시골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전통 예술 공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기에 대중들이 한국의 전통 공예와 한국적 라이프 스타일을 오감으로 누려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 오늘날 부여 규암마을 자온길에서 느낄 수 있는 레트로 감성은 바로 저자의 수년간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충남 부여 백제의 멋

 

충남 부여는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 고유의 멋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옛 멋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저자는 자온길에 있는 빈집을 부수거나 새집을 새로 짓지 않고, 비어있고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그 공간을 전통공예품 창작자들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덕분에 서울 인사동 쌈지길처럼 다채로운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완성되었다.

 

도시에 지친 사람들에게 자온길이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빌딩 숲을 잊고 잠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창 너머의 대나무 숲을 들여다보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듣는 곳. 옛날에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래된 공간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에 돌아가서도 이곳에서의 장면들을 꺼내어 숨 쉬고, 그것이 문득 위로와 힘이 되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박경아의 오래된 매력을 팔다- 146

 

 

책방 세:간과 수월옥

 

자온길에는 공방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공간이 존재한다. 자온길에서 가장 먼저 만든 건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이 아니라 담배를 팔던 가게를 고쳐서 만든 <책방 세:>이다. 규암마을에 가장 필요한 곳을 먼저 지어 선물한 셈이다. <책방 세:>에서는 책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핸드메이드 플리마켓도 열리고, 뮤지션들의 소공연장으로도 쓰인다. 그 덕분에 오늘날 자온길하면 가장 먼저 들려야 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카페다. 그 흔한 카페일지라도 자온길에서 만큼은 남다르다. 자온길 카페 <수월옥>은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무너져갈 것 같은 건물이지만, 거대한 은행나무가 보이는 아주 멋스러운 카페다. <수월옥>에서는 청자, 백자, 분청 같은 아름다운 전통 도자에 커피를 담아준다. 내가 원하는 컵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그러면서 전통 공예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 추석에 방영된 【ㅇㅁㄷ지오디콘서트 때, god[]을 부르기 전에 윤계상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평범한 보통날들이 모여 인생의 길이 되었습니다. 그 길을 함께 걸어주는 이들이 있어 이젠 두렵지 않습니다." 오래된 매력을 팔다의 저자 역시 아무것도 없던 충남 부여 규암마을에 내려가 전통 공예만을 바라보며 자온길을 갈고닦았다. 어쩌면 남들이 가지 않고, 오히려 외면할지도 모르는 길을 저자 스스로 개척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가을, 레트로 감성 짙은 부여 자온길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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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 - 돈 모으기 광인의 야물딱진 생활밀착형 재테크 습관
강희연(돈 모으는 벤꾸리)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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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책추천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 돈 모으는 벤꾸리 인스타툰 웹툰책

 

재테크는 '재물 재()'자와 'tech(기술)'가 합쳐진 말이기 때문이다. 재테크는 내가 가진 재물을 다루는 기술을 뜻한다. 이 세상 모든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한다. 좀 더 편하고, 좀 더 빠르고, 좀 더 효율적인 기술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기술에게는 "이 정도면 되었다"라는 안주란 없다.

 

내 자산을 다루는 기술인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난 그냥 평생 예·적금만 하면서 은행에서 주는 이자만 받으며 살래."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보다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연 3~4% 이자를 뛰어넘는 수익을 얻고자 애를 쓰는 게 우리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재물을 다루는 기술을 갈고닦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가 재테크를 연마해야 하는 이유다.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의 저자 '돈 모으는 벤꾸리(강희연)' 역시 처음에는 예·적금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슷한 또래의 언니가 4억 대의 아파트를 구매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저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저축하며 돈을 모아왔는데, 그동안 모은 돈으로는 집 한 채 구매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목돈이라고 생각했던 돈이 푼돈으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재테크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바로잡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는 돈 모으는 벤꾸리가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하면서 겪은 산전수전 재테크 무용담이자,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재테크 초년생들을 위한 가장 쉽고 현실적인 안내서이다.

 

저자는 우선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매달 근로소득이 들어오면 통장 쪼개기로 저축과 예비비와 생활비로 나눔으로써 선저축 후지출을 실천하여, 불필요한 돈이 빠져나가는 걸 차단한다. 생활비는 필수 지출, 생활 지출, 무계획 지출, 무의식 지출로 분류하여, 무계획 지출과 무의식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생활 패턴을 고쳐나간다.

 

직장 동료들끼리 도시락 팸을 만들어 식비를 줄이고, 할인행사나 2+1 묶음할인이라는 덫에 빠지지 않아 과소비를 줄이고, 무이자 할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돈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데이트 통장을 만들거나 여행 적금을 따로 가입하면서 쓸 때는 쓰고, 아낄 건 아끼는 현명한 소비를 실천한다.

 

저자는 플리마켓 셀러와 결혼식 축가를 통해 부수입을 늘려간다. 그러다가 만화를 그려 SNS에 올리는 '인스타툰' 세계를 접하게 되고, <돈 모으는 벤꾸리> 계정을 만들어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라는 책이 탄생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한다. 그뿐 아니라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 '분할 매수, 분할 매도'와 같은 원칙을 세워 주식에 투자하고, 연금에 가입하여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

 

아무리 짠테크를 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투잡과 투자로 부수익을 올려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근로소득이다.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노동수익이 받쳐줘야 아끼고 불리는 재테크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 노동수익은 기본이고, 투자수익은 보너스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돈 모으는 벤꾸리 역시 노동과 투자 비율을 82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는 지금 당장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고 모든 재테크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책 속에 귀엽고 재미난 웹툰이 들어 있어, 재테크 초보들도 쉽게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실천으로 옮길 차례다. 연봉 말고 5000만 원 더 벌기을 통해 야물딱진 재테크 습관을 익혀보길 바란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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