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자의 거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광용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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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와로가 끄덕였다. 그는 루스의 신발에서 떨어진 조그만흙부스러기를 집어서 그것을 소중하게 손바닥에 놓았다.
"벽에 걸린 깨어진 거울 같은 격이군." 하고 그가 말했다.
"죽은 사람의 거울이라. 우리가 얻은 새로운 사실 모두가 죽은 이에 대해 다른 각도를 제시해주고 있어요.
생각해 볼 수 있는 모든 관점에서 그를 조명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곧 완전한 모습을 보게 될 게요"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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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단한 건 아니오.. 조그만 거울 조각이 오.."
휴고가 말했다.
"총알에 거울이 깨지는 방식도 우습군요. 깨진 거울은 불행을 뜻한다는데. 불쌍한 저바스 외삼촌………저분의 행운이좀 너무 길었던 것 같아요."
- P36


"그렇군 —— 그것이 꽤 그럴 듯한 생각이군. 하지만 그런때조차도 범죄인의 주된 악습을 고려에 넣어야 합니다."
"그게 뭔데요?"
"독자적인 자만이지! 범죄인들은 결코 자신의 범죄가 실패하리라곤 믿지 않는 버릇이 있단 말입니다."
- P281

"사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에르큘 포와로가 말을 받았다.
"본성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되풀이하여 같은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죠. 바다가 —— " 하고 그는 생각에 잠긴 채 말을 덧붙였다. "오히려 무한할 정도로 변화무쌍하지."
수전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러면 인간이란 어떤 패턴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판에 박힌 패턴으로 말인가요?"
"그렇고말고요." 하며 포와로가 불어로 대답하고는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다.
"뭘 그리시는 거예요?" 패밀라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삼각형이 오.." 포와로가 대답했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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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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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항상 읽는 작가의 작품들만 읽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내 눈에 들어온, 어른들의 거짓된 삶!
대충의 줄거리도 좋았고, 작가도 맘에 들어 가장 신작으로 골라, 도착하자마자 펴 들었다.
1장은 정말 좋았던! 특히 시작되는 구절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 1장이 끝날때까지 흡입력있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다음장을 빨리 넘기고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빅토리아의 존재가 드러나고, 조반나 주위의 어른들의 위선적인 삶, 필사적으로 숨기려했던 추악함, 나약함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진짜 모습들을 깨닫게 되면서 소설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졌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디선가 읽어봄직한 얘기가 이어졌고, 보관함에 차례로 넣어두었던 작가의 작품들이 지워졌다.
좋고 나쁘고의 관점이 아닌, 그저 내 취향이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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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지 않아도 상관없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도 돼. 내가 어떤 심정으로 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그런 내게 로베르토에 대한 생각은 일종의 안식처였다.

귀 따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생김새에 감탄하곤 했다. 인가끔은 그릇, 컵, 스푼,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며 마른 입사공적인 것이든 자연적인 것이든 상관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익숙했던 리오네 알토의 거리를 처음 보는 것처럼 관찰하기 시작했다. 상점과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과 8층짜리 건물들이며 황토색이나 녹색 또는 하늘색 벽에 그어놓은 하얀 줄무늬 같은 발코니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동안 수없이 지나다녔던 산 지아코모 데이 카프리가의 검은 용암석 길과 핑크그레이 또는 녹이슨 것처럼 보이는 색상의 오래된 사무실 건물들과 공원에 빠져들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선생님들, 이웃들, 상점 주인들보메로가를 지나는 행인들을 바라보면 그들의 행동과 눈빛과 표정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럴 때면 모든 사람과 사물의 은밀한깊이를 알아내는 것이 내 임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떠나기 2년 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내가 매우 못생겼다고 했다. 신혼 시절 장만한 리오네 알토 구역 산 지아코모 데이카프리가 꼭대기에 있는 집에서 아버지는 속삭이듯 그렇게 말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나폴리의 모든 공간도, 얼어붙을듯 차가운 2월의 창백한 햇살도, 아버지가 내뱉은 문장까지도,
나만 혼자 그곳에서 살며시 빠져나왔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전히 문장과 문장 사이에 빠져 헤매고 있다. 내게 완성된 이야기를만들어주려는 문장들 사이에, 실은 무의미한 문장들일 뿐인데,
진정 나의 것은 아무것도 담지 못했는데,
나는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완결 짓지도 못했다. 내 글은 혼란일 뿐, 이야기가 제대로 전개되고 있는지, 그저 구원 없이일그러진 고통의 나열일 뿐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지금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이마저도

고모와의 두 번째 만남은 첫 만남보다 더 강렬했다. 나는 그때을로 짧은 순간에 모든 감정을 욱여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내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들통난 거짓말에 대한 부담감, 부모님을 배신했다는 수치심, 그들이 받았을 상처로 인한 괴로움은 어머니가 현관문을 닫는 순간 철로 만든 새장 같은 엘리베이터 유리문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건물 입구를 지나 차에 들어가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빅토리아 고모 옆에 앉는 순간, 나는 생소한 감정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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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 무도회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유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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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 무도회 사건은 푸아로가 해결한 16가지 사건들을 단편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자신의 회색 뇌세포를 자랑하던 푸아로에게도 그의 실수로 망친 단 하나의 사건이 있는데, 그것은 ‘초콜릿 상자‘ 사건!
그래서인지글의  말미 푸아로는 헤이스팅스에게 말한다.  ˝언제라도 자만에 빠져서 실수하는 것 같으면, 그럴 때는 ‘초콜릿 상자‘ 라고 내게 말해주게, 몬 아미˝
그리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기이한 사건, 빅토리 무도회 사건! 후에 푸른 열차의 죽음이란 장편으로 확장되어 발간된, 플리머스 급행열차!
다른 단편들에 미해 흥미롭게 재밌게 읽혔던, 푸아로의 사건 단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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