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만화경
김유정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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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작가의 신간 소설집 <용의 만화경>을 읽어보았다.
이번 신작에 수록된 대부분의 이야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초기 의 사이에 집필했고 작가님께서 작가의 말에 직접 언급하셨고, 종말, 혹은 어느 한 시절의 끝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단편소설집 이다.
각기 다른 10가지 이야기를 담아놓은 책이어서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내용 파악에 어려움이 없기에 일단 책을 받았을때 제일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용의 만화경>을 처음에 읽었다.
책에 수록된 소설들 중에서도 용의 만화경이 제일 긴 이야기 이다.
대학을 100년 넘게 다니면서 여러 학과에 어쩌다 한번 씩 등장한 '용' 이라는 존재가 어느 날 은진의 대학원 연구실에 등장하면서 은진은 용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된다.
대학에 등장한 용의 존재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벌어지는데 작가의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 외에도 로봇청소기, 신의 전언을 전달하는 나그네, 흡혈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검은 점이 보이는 그녀 등 독특한 등장인물의 설정과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 각자 다른 9가지의 이야기들이 전개 되는 단편소설집으로 평소 접해보지 못한 독특한 소재의 소설인 것 만은 확실하다.
어느 한 시대를 특정적으로 배경으로 묘사하지 않았고,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담고 있는 김유정 작가의 신간은 제목 처럼 만화경 같은 세상을 보는 시점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기발한 상상력의 소설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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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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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최우수강의 교수, 30년 연구 경력의 생물학자인 김응빈 교수가 들려주는 정해진 미래를 바꾸는 과학적 노력들이 수록되어 있는 <생물학의 쓸모>에는 교수님이 직접 운영 중인 유튜브 <응생물학>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김응빈의 생물 수다>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도 작가 소개 페이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세포에 대한 부분을 읽고 난 후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의문점이 저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이게 과연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과학자들의 헛된 망상에서 출발해서 전문 지식이 없는 우매한 일반인들을 희망고문하는 건지 아리송했었는데 1장에서는 세포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서 줄기세포 치료까지 세포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어서 흥미진진했습니다.
2장에서 제일 신기했던 부분은 산소 없이 호흡이 가능한 '산소비요구성세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물이 살아가려면 산소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모든 미생물이 산소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점이 신기했어요.

과학의 발전은 정말 많은 걸 가능하게 하지만 특히 생물학 분야에서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을 변형시킨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이미 영화에서는 이런 주제로 전개되는 내용의 영화도 많이 있지요.
DNA를 해독했다고 인간 종의 변형이 금방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부분은 윤리적인 문제가 항상 동반되기에 획기적인 실험 결과를 누군가가 성공시킨다고 하더라도 윤리 문제에서 자유롭기 까지는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4장에서는 몇 년 전 문제가 되었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슈퍼박테리아 이야기도 언급이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나중을 대비해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 중 항생제는 선생님의 복용지시를 따르고 3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데요, 파지 요법을 통해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데 성공한 사례와 함께 우리가 맞은 코로나19백신 역시 파지를 이용해 개발했다고 합니다. 미생물이란 알면 알수록 신기하기도 하고, 전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예외지만 이로운 미생물을 이용해 여러 분야에서 인간에게 유용하도록 사용되는 걸 읽어보니 괜히 작가가 동반자라고 언급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5장에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생물연료가 등장하는데 비용적인 문제가 있어서 연구 중이기는 하지만 2018년 미국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연구 성과가 발표되었다고 하니 부디 이 연구가 지속되어 하루빨리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소의 의존성을 낮출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세포부터 시작해서 환경에 도움이 될 바이오 분야까지 오늘도 열 일 하고 있을 모든 이로운 미생물들에게 제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생물학에 대한 김응빈 교수님의 흥미로운 신간 도서 소개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이 책의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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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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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이 밀스는 현재 UCLA 정형외과 임상교수로 재직 중이며, 생화학, 해부학, 생리학, 고고학, 고생물학, 예술, 역사, 문화 등 뼈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을 썼습니다.

책은 가장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 숨겨진 뼈에서는 뼈의 조성과 다양한 구조부터 시작해 뼈 수술의 역사, 몸속의 뼈를 보는 엑스레이의 발명까지 정형외과의 전반적인 역사와 함께 일반인이 읽어도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뼈에 문제가 생기면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게 된 시점이 1920년 이후이며, 20세기 초만 해도 정형외과 의사들은 모두 남자였다고 하는데 이유는 단단한 뼈를 망치질, 톱질, 송곳질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과거에는 굉장히 엽기적이라고 여길 만한 수술 방법도 존재했고, 특히 골절을 치료하는데 동원된 수많은 수술 방식에 대한 부분들을 읽어보면 여자 의사가 하기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된 작업이었을 거라 사료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대에는 여선생님들도 있지만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보면 옛날에는 여자가 할 일이라고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것 같기는 합니다.

2부 드러난 뼈에서는 고생물학자나 인류학자들이 발굴해 낸 뼈에 대한 이야기부터 문화, 예술 분야에서 뼈가 어떤 방식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는지, 일상생활에 뼈가 어떻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미국의 철도 사업 과정에서 어떻게 뼈가 이용되었는지, 파리의 카타콤 이야기까지 각종 분야에서 뼈에 얽힌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뼈로 사치품을 만든다는 게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저는 2부에서 가장 재미있던 부분을 하나 꼽자면 피렌체의 진취적인 상인이자 외교관인 엠브리아키는 마케팅 기회를 잡아 뼛조각으로 장식된 육각형과 직사각형의 상자를 만들어, 유럽 왕족과 귀족의 럭셔리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시작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시절 상류층이라면 누구나 상아로 만들어진 사치품을 원했지만 그것을 장만할 재력이 없는 사람들은 상아로 만들어진 제품 대신 뼈로 만든 보관함을 만들어 팔았는데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솜씨가 세부 사항과 규모 면에서 경이로웠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도 뭔가 사업에 밝은 사람은 상아 대신 뼈를 이용해 장식품을 만들 생각을 했다니 참 여러 가지로 놀랍네요.
뼈를 이용한 다양한 물건 중 음악과 관련 있는 악기,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초기에는 뼈로 바늘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고, 안토니오 가우디는 뼈의 매끄러운 윤곽을 자신의 기발한 건축물인 카사바트요의 외장에 광범위하게 도입하기도 했으며, 이 집은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게 '뼈의 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뼈가 사용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뼈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와 사실들을 <숨겨진 뼈, 드러난 뼈> 한 권으로 모두 알 수 있기에 서론에서도 이미 언급했다시피 뼈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불릴만한 책이었습니다.
자연과학 분야는 항상 관심은 많은데 어떤 책은 너무 어려워서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돼서 읽으면서도 난감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뼈의 전반적인 역사도 알 수 있고 여러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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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그레이션 -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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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데 기후 변화로 대부분의 동물이 멸종한 세상이 현재의 지구 상황과 비슷해서 더욱 슬프게 느껴지더군요. 얼마 전에 완독한 현대지성의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에서 인간의 무지함과 서식지의 파괴로 인해 멸종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지 <마이그레이션>의 배경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소설 속에서 남극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묘사되는 바다의 풍경과 자연의 묘사가 너무 생생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이 글로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사가니'호를 타고 떠나는 여정에서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아름다운 바다가 마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은 문장 구성으로 인해 소설의 자연환경이 더욱 위대하고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편 나일로 부터 까마귀 멸종 소식이 공표됐다는 소식을 들었던 날 프래니는 어린 시절 자신을 친구처럼 따르던 12마리의 까마귀들을 생각하며 엄청난 슬픔이 몰려옵니다.

우리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들이 멸종된다고 생각하면 저 역시 굉장히 슬플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까마귀와 특별한 추억은 없지만 요즘 같은 계절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듣는 새소리와 오전에 청소하면서 듣는 특이한 울음소리의 멧비둘기 소리를 즐기는데 이런 새들이 멸종되고 차 소리만 들린다면 너무 삭막할 것 같아요.
요즘 기상 이변 때문에 기후 환경 기사나 책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 인간에게만 힘든 것이 아니라 아무 대책 없이 고스란히 자연재해에 노출되는 동식물도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쳐서 동식물들의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교란될지 예측이 안되기 때문에 결국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되면서 큰 혼란이 야기된다고 하는데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여름이 점점 견디기 힘들어져서 해마다 여름 나기가 너무 괴로운데 일찍 찾아오는 더위가 반갑지만은 않네요.

<마이그레이션>은 바로 이런 점을 우리 독자에게 책을 통해 경고해 주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만선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물고기도 거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새들의 멸종마저 점점 현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환경단체들은 어선을 반대하는 집회를 지속하고 있고, 어업 종사자들은 환경단체로부터 항상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마이그레이션>은 자연의 생생한 묘사가 일품이기도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동물이 멸종할 수 있는 세상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기에 더욱 독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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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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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혹은 사랑의 상실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정영욱 작가는 담백한 문장들로 담담하게 '공감'과 '위로'의 말들을 에세이에 담았습니다.
읽어야 할 글의 분량이 많은 책은 아니기에 읽는 시간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을 책이지만,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마다 주는 울림과 마치 시를 읽는 것과 같은 문장들을 천천히 즐기면서 읽어보신다면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건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어른이 되면, 왠지 모르게 힘들어도 견뎌야 할 것 같고, 슬프고 힘들어도 참고 인내해야 한다고 배워 온 우리들에게는 사실 주변에 누군가 힘든 사람이 있어도 위로에 서투르기도 하고 나 자신의 힘든 상처를 보듬는 방법도 잘 몰르는 상태로 방황하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참거나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포장하는 일이 옳은 것 처럼 교육받으며 성장했기에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내면의 상처를 관리하는 일에 서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감'을 이끌어내는 에세이가 유독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나 봅니다.
저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선생님으로서 힘들거나 상처받는 일이 생겨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살고 있기에 책을 통해 위로받고 글을 쓰면서 마음을 정리하며 하루하루 그렇게 견디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최근에 상처받은 일이 있거나, 아니면 예전에 받은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채로 힘겨워 하고 계신다면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를 통해 위로를 받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서 감성 에세이 한권 추천합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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