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섬 셰어하우스 로컬은 재미있다
은상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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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용하우스'를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맑은 봄 날, 벚꽃 잎이 만개할 때
읽어보면 더 없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벚꽃 떨어지는 날엔 절망의 첫사랑을'이란
표지의 작은 문구도 너무 강렬했고.

* 혹시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실지...?
떨어지는 벚꽃 잎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말이다.
간판을 제작하는 디자이너 은서.
어김없이 야근과 함께 하는 나날이었지만
창 밖에 떨어지는 벚꽃을 보고 있자니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 시안을 넘기고 밖으로 나와
벚꽃나무 밑을 걸어갈 때, 은서의 손에
벚꽃 잎이 하나 들어왔다.
그때 문득 들었던 속설이 생각났다.
하지만 은서는 첫사랑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 그런데 그때!!!!
쨘! 하고 은서를 아는척 하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 얘가 은서의 첫사랑일까? 생각할 무렵,
아무리 기억을 짜내봐도 도저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 우연히 밖에서 셰어하우스의
주인 마스터와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한 순간!
은서는 학창시절 '그 아이'의 몸으로
들어가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그럼에도 도저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남자는
이름은 끝내 알려주지 않은 채,
은서의 학창시설을 이야기하며
그녀가 그녀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남자의 정체가 궁금했던 은서는
취익! 따지는 맥주와 함께
이름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남자의 놀라운 정체.
'우와아아아아아 ㅇㅅㅇ.......
이거 뭐야.......?'
할 무렵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은서의 친구인 민영.
웹소설 작가지만 조회수가 그리
놓은 안정적인 작가는 아니다.
오랜 시절 친구였던 영민을 만나
밥을 먹고, 잠시 걸었을 때
민영의 손으로 벚꽃잎이 쥐어졌다.

* 그리고 곧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민영의 첫사랑인 태성과
영민의 첫사랑인 수빈이가 손을 잡은 채
그들 앞에 나타난 것.
민영과 영민은 서로의 첫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파이팅하게 된다.

* 태성을 빼앗기 위해 그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던 민영은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원하던 것이
태성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 그리고 여기, 셰어 하우스의 마지막 여자,
현주가 있다.
현주는 오늘도 아침에 찾아온 마스터를
쥐잡듯이 잡았다.
이상하게도 현주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마스터.

* 마스터에게 온갖 짜증을 풀어낸 현주는
잠시 달리기 위해서 벚꽃이 가득한
천변가를 찾았다가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현주의 첫사랑은 다른 사람들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오히려, 그 첫사랑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 동네 개 쫓듯이 쫒아낸 첫사랑,
그리고 곧 현주의 눈에 몸을 숨기고 있는
마스터가 들어왔다.
마스터 안에 들어가 자신에 대한
마스터의 감정을 확인 현주.
그녀는 그렇게 마스터와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된다.

* 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름답지 않다.
어떤 이에게는 찬란하게 밝은 빛이나,
어떤 이에게는 절망일 뿐이다.
뭐, 내 첫사랑도 딱히 아름다웠던
기억은 아니었고.

* 그래도 대학 다닐 때,
떨어지는 벚꽃잎을 열심히 잡으러
다녔던 기억은 있다.
은서, 민영, 현주처럼 아찔한 경험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 웃을 수 있는 추억이다.

* 악마지만 어딘가 좀 부족해 보이고
달달한 음료를 좋아하는 귀여운 마스터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저릿하게
아려오기도 했다.

* 첫사랑.
늘 아련하게 들러오는 그 단어지만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는 세 여성의 모습을
재미나게 그려낸 책이었다.
아직도 내려오지 않은 입꼬리를 보며
그녀들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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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기후 대재앙에 놓인 아이들 미래주니어노블 14
앨런 그라츠 지음, 김지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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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인데
기후위기가 큰 주제이다보니
어른이 읽어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불타는 숲을 보며 놀라는
아이를 그려낸 표지 부터
그 심각성을 알리는 듯했다.

* 지구 온도가 2도 가까이 오르자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가뭄도 길어졌다.
수분을 몽땅 앗아간 바람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작은 불이
큰 화재로 번지게 되었다.
아빠와 함께 말을 타고 산책을 나섰던 아키라.

* 아키라는 작은 불을 보며 걱정했지만
아빠는 오히려 그런 불이
숲에 좋은 영향을 준다며 안일하게 생각했다.
숲으로 산책을 나온 수와 수의 아빠를 만나고
점점 커져 가는 불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 수의 아빠 차를 타고 불을 피해
도망가던 도중,
차 옆을 강타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상대방 차 안에 갇힌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아키라의 아빠와 수의 아빠는
아이들과 헤어지게 된다.

* 사고로 심각하게 다친 수를 데리고
한시라도 빨리 숲을 벗어나야 하는 상황.
아키라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산불에게 생명을 빼앗기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 캐나다 매니토바주 처칠.
여기는 북극곰이 사는 곳이다.
툰트라 버기를 몰며 관광객에게
북금곰을 보여주는 오언의 부모님.
오언은 부모님을 타라 툰트라 버기에서
북극곰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 오언의 가장 친한 친구 조지와 함께
조지네 얼음낚시 오두막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두 친구.
오언과 조지는 스노모빌에 함께
올라타 얼음낚시 오두막으로 향한다.

* 한참을 달리던 중,
갑자기 소변이 급해진 오언은
일을 보기 위해 잠시 스노모빌에서 내린다.
그때, 오언의 눈길을 끄는
아주 하얗고 작은 생명체.
북극곰 새끼였다.

* 북극곰 새끼에게 정신을 팔린 오언은
엄마 북극곰과 새끼 북극곰 사이에
끼어있게 된다.
엄마 북극곰에게 머리를 강타 당한 조지.
그리고 오언은 엄마 북극곰에게
다리를 크게 물리게 된다.

* 자신이 늘 관광객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했던 이야기인데도
크게 당하게 된 오언.
거기다가 하나뿐인 친구 조지도
크게 다치게 했다.
목숨을 구할 방법은 단 하나.
엄마 북극곰을 피해
어서 집으로 가야한다!

* 마지막 이야기는 나탈리였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초강력 허리케인이 마이애미를
덮칠 거란 예보를 듣게 된다.
나탈리는 엄마와 함께 창문에
합판을 설치하고, 부디 이번에는
지붕이 날아가지 않길 바랬다.

* 이웃집 베아트리체 이모와
그녀의 반려견 추로와 함께
나탈리의 집에서 허리케인 루벤과
맞서게 되는 세사람.
그런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허리케인 루벤은 강력한 바람과 물폭탄으로
그들을 헤어지게 했다.

* 금새 흙탕물이 집을 채우기 시작했고
천장이 덜거덕 거렸다.
겹겹이 쌓아놓은 짐들때문에
다시 밖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
그때 나탈리는 현관문 위에 난
길고 좁다란 깨진 창문으로
추로와 함께 집을 떠나게 되었다.

* 점점 차오르는 물과
정신을 잃은 베아트리체 이모.
이모를 붙잡은 엄마를 바라보며
나탈리는 꼬마 강아지와 함께
루벤에 맞서 둥둥 떠내려가기 시작한다.
엄마가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와 맞서
싸우게 되는 나탈리.
그녀는 꼬마 강아지도 지키고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 아키라와 오언과 조지, 나탈리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서술되고 있다.
사실 아키라와 오언과 조지의 이야기는
심히 공감하지 못했다.
그런 큰 불길이 일어나는 숲에 살지도 않고,
내가 사는 곳은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이니까.
그런데 허리케인에 맞서는 나탈리의
이야기는 나를 충분히 공포로
몰아넣었다.

* 지구 대기에 갇힌 열 90%는
다시 바다로 향한다고 한다.
허리케인은 바다에서 만들어지는데
따뜻해진 바다 온도로 힘을 키우며 이동한다.
3면이 바다로 된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허리케인에 안전할 수 있을까?

* 전혀 무관해 보였던 아이들이
책의 말미에 하나의 점으로 이루어졌을 때,
나는 그들의 말에 공감했다.
혼자가 아니라 모두 '함께'한다면
이러한 기후 위기도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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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잠든 사이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지음, 권도희 옮김 / 비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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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에서 깜짝 서평으로 받았었다.
이런 저런 일들을 해치우고 쫓기다시피
집어들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_+
왜 책을 한 권 읽은게 아니라
영화 한 편을 본듯한 기분이지?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팍팍 나갔던 책이었다.

* '밤 11시 47분, 그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로
시작되는 강렬한 첫 문장.
첫 문장부터 자세를 바로 할 수 밖에 없었다.

* 미국의 대법관인 하워드 윈.
간병인 제이미에게 '그녀'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한채
그는 일요일 저녁에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 하워드 윈이 선택한 '그녀'는 에이버리 킨으로
대법관 하워드 윈 밑에서 서기로 일하고 있었다.
하워드가 어째서 그녀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그녀는 하워드의 후견인이 되었다.

* 하워드의 병원에서 인연을 끊은 그의
아들인 재러드를 만나게 된 에이버리.
그 후로 그는 재러드와 함께
하워드가 마련해 놓은
체스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하워드의 간병인이었던 제이미가
살해된 채 발견되고
에이버리는 FBI와 국토안보부의
감시를 받게 된다.
의식이 없는 대법관의 의도에 따라
에이버리는 숨겨진 단서들을 찾아간다.

* 그 단서들을 조각조각 모아서
하워드가 왜 그녀를 선택했는지.
하워드가 밝히고자 했던 일이 무었이었는지 감을 잡게 된다.

* 에이버리가 알아가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의 주변인들은
위험해져갔다.
하워드의 간병인인 제이미를 필두로
에이버리에게 도움을 줄 사람이
살해당하게 된다.
결국, 에이버리의 엄마 마저 납치당하고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에어버리는, 엄마의 목숨을 지키면서도
하워드의 생명유지장치를 유지해 나갈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 에이버리와 재러드, 그녀의 친구를 보면
꼭 첩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평범한 법원의 서기로 일했던 그녀가
하루 아침에 뉴스와 신문으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끈기가
매우 자랑스러웠다.
6월 18일부터 6월 27일 까지의
사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었다.

*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로
책을 읽는 독자마저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내가 모르는 그 어딘가에서 꼭
일어났을 것만 같은 현실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 체스 게임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더더욱 좋게 느껴졌다.
실제 미국의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정치인이기도 한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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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상자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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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에서
받아본 책이다.
처음 서평이 올라왔을 때,
이미 읽을 책들이 있어서 잠시 고민했었다.
하지만, 소개글을 읽다보니 이거~
안 읽어볼 수가 없잖아요~!!!

* 재빠르게 신청해서 턱하니
당첨되었던 소설.
제목과 같이 책은 온통
붉은 색이었다.
두근두근 설레이며
남편에게로 가는 기차 안에서
읽어 본 책은
알 수 없는 프롤로그와 함께
시작되었다.

​* 잠시, 이거 오징어게임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쯔음.
주인공이 나타났다.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도익.
그는 시험날 아침 의문의
붉은 상자를 받게 된다.

* 그저 누군가가 보낸 택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안에는 의외의
물건이 들어 있었다.
검은 쪽지 한 장.
여기에는 하얀색 펜으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와 대화하지 말 것'
이라는 문구가 달랑 적혀 있었다.

​* 면접 보러 가는 사람한테
검은 옷을 입은 남자와 대화하지 말라니~
떨어지라는 건가? 라고 생각했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길을 묻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아무 생각 없이 길을 알려준 도익은
곧 그 남성의 자살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 본인의 탓이 아니라며 애써
죄책감을 누르는 도익이었지만
그날 저녁, 또 다른 남성의
추락사를 지켜보게 된다.
붉은 상자는 예언이었나?
아니면 경고였을까?

​* 도익 외에도 붉은 상자를
받은 사람은 많았다.
결혼식을 앞둔 지민,
고등학생 높이뛰기 선수 정희 등
그들이 받은 붉은 상자는
결코 좋은 일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 그러던 중, 도익에게 온
또 다른 붉은 상자 하나.
도익의 손에 세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쪽지였다.
하루 아침에 세 명의 목숨을
구해야하는 도익.
붉은 상자는 왜, 도익에게 온걸까?

​* SRT를 타고, 한 시간 만에
도착하는 기차였기에
중간에서 끊어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에는
'무궁과호를 탈까?'라고
생각했을 만큼 짧은 시간 동안
몰입도가 좋은 책이었다.

* 누가 보낸 건지,
선택 받는 기준은 무엇인지,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채
붉은 상자는 조용히 그들을
하나의 인연으로 만들어버렸다.
생판 모르던 사람에게
내 목숨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오우~ 소오름.

​* 배달 된 붉은 상자가
운명인지, 저주인지 알아차렸을 때
책은 이미 끝나있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었다.

​* 이래서 그 프롤로그가,
이래서 그 첫장면이!!!!
라고 생각하면 허허,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온다.

​* 무슨 수를 써도 운명은 운명적으로 작동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것조차 운명이다.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만들어 가는 것일까?

​* 만약, 집 앞에 당신 이름이 적힌
붉은 상자가 놓여있다면,
당신은 그 상자를 열어보시겠습니까?

​* 저는 버릴꺼예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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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요람
고태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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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의 요람'은 아프로스미디어
피드에서 출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매일 인터넷 서점에서
출간을 확인했던 나였다.
책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도 없이
표지와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어서 환장했던 소설.

​* 그런데 아프로스미디어에서
감사하게도 서평이벤트를 열어주셨고
거기에 신청해서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책을 받아보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러 해골들 사이에서 피와 함께
탄생하는 듯한 남자.
혹은 해골들이 그 남자를 죽여
피칠갑을 한 듯한 표지였다.
여기에 띠지에 '적갑부'부적까지 넣어
독자들의 앞날까지 빌어주다니.
요즘 하루에 18시간씩 자는 나였는데도
틈틈히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 어떤 남자의 수기로 시작되는 책.
수기와 상관이 없는 듯, 있는 듯한
이야기가 바로 펼쳐졌다.
다도해의 죽해도.
종교 비리를 조사하는 민간단체에
의뢰를 받은 민속학자 민도치는
기우제인 돌신제에 맞춰 섬에 도착한다.

​* 의경인 김진우의 안내에 따라
섬으로 들어간 민도치.
그는 산신님을 모시는 나릿놀과
용왕님을 모시는 우름곶으로
마을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당장이라도 밀교의 한 종파,
사이비라고 의심되는 단현사를
찾아가고 싶지만
묘하게 마을 사람들은 이를 꺼린다.

​* 절이 민간신앙의 제를 의식할 만큼
죽해도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우름곶에 교회가 세워지는 공사현장을
목격하는 도치.
마을의 최고 어르신이자 지주인
박한기를 만나고 정해진 숙소로
돌아가 조촐한 회식을 할 때,
금선스님의 즉신불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릿놀에서 변사체가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 돌신제를 앞두고 온갖 부정을
피해야 하고, 몸을 정화하는 시기.
그런데 마을에 장기가 사라진 변사체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은 크게 동요한다.
변사체는 나릿놀 이장인 정승배.
나릿놀 사람들의 돌신제는 끝이 났고
우름곶 사람들은 자신들이라도
돌신제를 거행하겠다며 크게 부딪힌다.

​* 사건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탐정을 자처하는 민도치와
육지에서 넘어온 마철준 계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살인 사건은 계속 이어진다.
여기에 마을 사람들은 즉신불이었던
금선스님이 살아나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소문에 몸서리를 치는데.....
빼어난 말재주와 박학다식한
민속학자 민도치는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 책은 중반을 훨씬 넘어가는데도
민도치에게는 범인의 모습은 오리무중이고
의문의 수기는 혼란을 가중시켰다.
스스로를 떠돌이라고 칭하는 도치를 따라
슬슬 범인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 할 때!
마을의 공공연한 비밀이 드러난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든느 반전과
헐~ 하게 되는 범행동기까지.

​* 책을 펼치면 쉬이 놓을 수가 없었다.
풍속신앙체인 마을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민속학에 생소한 분들은 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누구나 이해가능한 문장으로
그 재미를 더했다.

* 왜 제목이 '마라의 요람'일까
참 많이 생각했었는데,
책을 덮고나니 대충 이해가 되었다.
도량을 어지럽히는 마귀를 뜻하는 마라.
'요람'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아는
아기들의 요람이어도 되고,
사물의 발생지나 근원지를
비유로 이루는 '요람'의 뜻도
이중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 금단의 섬에서 이루어지는
핏빛 참극.
민속학과 추리의 환상적인 조합.
추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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