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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요람
고태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 '마라의 요람'은 아프로스미디어
피드에서 출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매일 인터넷 서점에서
출간을 확인했던 나였다.
책에 대한 이렇다 할 정보도 없이
표지와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어서 환장했던 소설.
* 그런데 아프로스미디어에서
감사하게도 서평이벤트를 열어주셨고
거기에 신청해서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책을 받아보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러 해골들 사이에서 피와 함께
탄생하는 듯한 남자.
혹은 해골들이 그 남자를 죽여
피칠갑을 한 듯한 표지였다.
여기에 띠지에 '적갑부'부적까지 넣어
독자들의 앞날까지 빌어주다니.
요즘 하루에 18시간씩 자는 나였는데도
틈틈히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 어떤 남자의 수기로 시작되는 책.
수기와 상관이 없는 듯, 있는 듯한
이야기가 바로 펼쳐졌다.
다도해의 죽해도.
종교 비리를 조사하는 민간단체에
의뢰를 받은 민속학자 민도치는
기우제인 돌신제에 맞춰 섬에 도착한다.
* 의경인 김진우의 안내에 따라
섬으로 들어간 민도치.
그는 산신님을 모시는 나릿놀과
용왕님을 모시는 우름곶으로
마을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당장이라도 밀교의 한 종파,
사이비라고 의심되는 단현사를
찾아가고 싶지만
묘하게 마을 사람들은 이를 꺼린다.
* 절이 민간신앙의 제를 의식할 만큼
죽해도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우름곶에 교회가 세워지는 공사현장을
목격하는 도치.
마을의 최고 어르신이자 지주인
박한기를 만나고 정해진 숙소로
돌아가 조촐한 회식을 할 때,
금선스님의 즉신불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릿놀에서 변사체가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 돌신제를 앞두고 온갖 부정을
피해야 하고, 몸을 정화하는 시기.
그런데 마을에 장기가 사라진 변사체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은 크게 동요한다.
변사체는 나릿놀 이장인 정승배.
나릿놀 사람들의 돌신제는 끝이 났고
우름곶 사람들은 자신들이라도
돌신제를 거행하겠다며 크게 부딪힌다.
* 사건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탐정을 자처하는 민도치와
육지에서 넘어온 마철준 계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살인 사건은 계속 이어진다.
여기에 마을 사람들은 즉신불이었던
금선스님이 살아나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소문에 몸서리를 치는데.....
빼어난 말재주와 박학다식한
민속학자 민도치는
과연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 책은 중반을 훨씬 넘어가는데도
민도치에게는 범인의 모습은 오리무중이고
의문의 수기는 혼란을 가중시켰다.
스스로를 떠돌이라고 칭하는 도치를 따라
슬슬 범인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 할 때!
마을의 공공연한 비밀이 드러난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든느 반전과
헐~ 하게 되는 범행동기까지.
* 책을 펼치면 쉬이 놓을 수가 없었다.
풍속신앙체인 마을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민속학에 생소한 분들은 좀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누구나 이해가능한 문장으로
그 재미를 더했다.
* 왜 제목이 '마라의 요람'일까
참 많이 생각했었는데,
책을 덮고나니 대충 이해가 되었다.
도량을 어지럽히는 마귀를 뜻하는 마라.
'요람'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아는
아기들의 요람이어도 되고,
사물의 발생지나 근원지를
비유로 이루는 '요람'의 뜻도
이중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 금단의 섬에서 이루어지는
핏빛 참극.
민속학과 추리의 환상적인 조합.
추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