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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다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4년 10월
평점 :

* 한끼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 표지에 홀렸었다.
몽환적인 색감에 은하수가 후두둑
떨어지는 듯한 표지가 제목과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새벽을 깨우다'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의 감성과
이제 막 이부자리를 훌훌 털고
하루를 위해 한 걸음 내딛는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앞에 있는 띠지의 문구도 포근한
기운이 한 가득이었다.
* 그렇게 잔잔한 미소를 띄며
펼쳐본 책은 단 첫 페이지에서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옥상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하는 여자라니........?
* 20여 년을 살아오면서 단 한 순간의
기억도 행복한 적이 없는 여자 봄새벽.
새벽은 성인이 되어 사회로 한발자국
내 딛는 날, 그렇게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교문으로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난간을 딛은 발에 힘이 빠질 무렵,
살얼음에 미끌어진 새벽은 그대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졌다.
* 온 몸을 강타한 충격이 있을 줄 알았는데
눈을 떠 보니 아까 그 난간 그대로 서있네?
그리고 옆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주아주 아름다운 남자가 서 있었다.
그녀와 함께 죽겠다는 그를 말리려고
그의 허리를 잡고 다시 옥상으로 떨어졌다.
*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하는 그.
그는 이름이 '별'이란다.
새벽을 위해서 3억 광년을 날아왔다는데
당최 무슨 얘기인지.....
그의 말을 해석하고자 애 쓰고 있는데
옥상으로 또 다른 남자가 들어온다.
* 외모부터 말투까지 별과는 완전히 다른 남자.
그는 태양이었다.
누가 봐도 감성 충만!
시가 태어났다면 이랬을까 싶게 생긴 별과
누가 봐도 이성 충만!
알파고가 태어났다면 이랬을까 싶게 생긴 태양.
* 그들은 막 삶을 끝내려는 별을 붙잡고
무조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를 믿어야 해! 하고 외친다.
그리고 뭔가 규칙에 의한 듯
태양은 주로 낮에, 별은 주로 밤에 나타난다.
보통 사람도 낯선 사람을
바로 믿기는 어려운데 하물며 새벽은
온갖 상처를 모두 품에 안은 이였다.
*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그 아름다운
두 남자가 누구인지, 왜 새벽을 도와주는지,
그들이 새벽에게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삶을 끝내기 위해 당장 입을 옷도
없었던 새벽은 태양과 별의 말에 귀기울이며
자신이 원하던 삶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 새벽은 그들을 만나 변한 삶이 행복하다.
그런데 태양과 별은, 특히 태양은
지금의 새벽이 마음에 안 들어 보인다.
내가 괜찮다는데 왜 네가 지X이야?
라며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나는 어느새 입가에 또 미소를 짓고 있었다.
* 풋풋하고 서툴러 보이는 태양과 새벽,
세상의 모든 감성을 끌어안아 시가 태어난
남자처럼 보이는 별이 만들어주는 이야기.
새벽만 빼고 읽는 이까지 모두 알 수 있는
현재 새벽의 상황.
* 그 위태함과 긴장감, 두 남자의 간절함을
새벽의 경험과 주위의 도움으로 인해
어느 순간 독자가 깨닫게 해주었다.
내심 그녀를 응원하기도 하고,
별과 같이 보듬어 주고도 싶었다가
태양과 같이 멍청하다고 욕도 하고 싶은........?
그런 감정의 널뛰기 이후에 책을 덮고 나니
왜 또 다시 포근해 지는걸까?
* 매 순간 태양과 별이 하는 이야기에
삶의 지혜가 들어있었다.
그들이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는
'너의 삶은 네가 바꿀 수 있어.' 였다.
새벽처럼 막 사회로 나가 틀을 깨야만 하는
어린 어른들이 읽기에 좋은 책으로 보였다.
* 내가 20살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조금 더 과감히 도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에필로그 식으로 레스토랑 사장님과 안젤라,
태양과 별, 엘과 새벽의 이야기가
조금 더 써져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로맨스 코메디, 성장 드라마 식으로
영상화 되어도 참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