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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요시노 마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 '기억에 사랑을 더하면 추억이 된다.'라는 글귀를
오래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있다.
이 글귀를 본 이후로 내 추억들은 더 반짝반짝했다.
내 사랑이 묻어있는 것들이기에.
그래서 이 책이 꼭 읽고 싶었고,
간절함이 통했는지 추가모집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다.
* 바닷가 절벽 아래에 돌로 지은 집이 있고,
여기에 마법사가 살면서 전당포를 하고 있다.
어른들은 갈 수 없는 곳.
'ㅊㅜㅇㅓㄱ 전당포'이다.
* 달팽이 세마리가 창문을 청소하고
다람쥐가 차를 끓여 내주는 곳.
이 전당포에서 아이들은 추억을 전당 잡히고
돈을 받게 된다.
돈을 갚으면 추억은 언제든 되찾을 수 있지만
찾으러 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는 편이다.
* 엄마와의 추억을 파는 하루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기억을 파는 메이,
추억은 팔지 않지만 마법사와의 취재를 계기로
그 곳에 들르는 리카.
* 리카는 추억을 파는 행위 자체를 반대하지만
그래도 마법사와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한다.
그런 리카의 모습이 나는 고마웠다.
'그 당시엔 결코 알지 못하는 일들이겠지만
어른이 되면 그 추억들을 먹고 산단다.' 하고
조용히 속삭여주고 싶었다.
*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추억은
중학교때 주말마다 가족들과 갔던 여행이다.
사춘기 시절이었고 나는 친구들과 놀고 싶었지만
눈 떠보면 이불에 돌돌 쌓인 채 차안이었다.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도 싫었는지....
*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렇게 데리고
다녀준 부모님께 참 고맙다.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이라 지도와 물어물어
찾아간 여행지들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큰 자산이 되었다.
* 어른이 되고 나서 친구들과 함께 찾은 여행지들은
꼭 엄마, 아빠와 그 시절에 가본 곳들이었고
친구들은 모르는 그 곳의 옛 모습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지역의 박물관은 꼭 들러주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해 주었고,
해맑고 넓은 마음을 가지게 해 주었다.
* 하루토의 모습이 많이 안타까워 보였던 것은
나의 이런 추억때문이었겠지.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하루토가 중학생이 되고,
중학생이었던 리카가 대학생이 되어
20살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책의
또 다른 재미였다.
* 홀로 그 곳을 지키고 아이들이 찾아주길 기다리는
마법사.
마법사라고 해서 금발에 멋들어진 남자인 줄 알았는데
반다니를 쓴 여자였다니. 이것도 흥미로웠다.
오랜만에 마음이 포근한 책을 만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