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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규칙은 어차피 인간이 만든 거잖아. 그런데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왜 집안을 돕기 위해 일한 사람은 사흘간 정학을 받아야 하고, 그것을 방해한 사람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거지?"
"원래 규칙은 양날의 칼이야.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한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지.
그런 경우에 중요한 건 그 칼을 사용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무능하고 멍청한 사람은 날카로운 칼을 형식대로 휘두르거든." <p.90>
히가시노 게이고의 교통경찰의 밤은 '교통사고와 교통경찰'이라는 테마로 구성된 여섯 편의 연작 단편집이다.
천사의 귀, 분리대, 위험한 초보운전, 불법주차, 버리지 마세요, 거울 속에서 등 제목만 보고서도 알 수 있는 주변 어디에서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교통 사고와 관련된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가 쉽다.
천사의 귀에서는 검은색 외제차와 노란색 경차의 교통신호를 무시한 교통사고 현장의 이야기다.
경차 운전자의 여동생인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 마쿠리야 나호가 오빠의 죽음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이적인 청력과 기억력을 발휘해 또 하나의 새로운 증언을 하는데 과연 ?
분리대에서는 라이너 운송 트럭을 뒤쫓으며 운전을 하던 남자가 사고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옆으로 굴러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인데 교통사고가 나기 직전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검은색 아우디 승용차가 출발한 것을 얘기함으로써 사건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는데 . .
신호가 바뀌어 출발한 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은 까닭은 ?
위험한 초보운전에서는 고속도로 옆 지름길. 거리도 짧고 신호도 없기 때문에 급할때 이용하는 이 길은 지역 운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다.
그 길을 기분좋게 달리던 남자는 생각보다 훨씬 천천히 가는 앞차때문에 답답한 상태. 떡하니 초보운전 딱지가 붙은 것을 보고서 짖궂은 생각이 떠올라 엑셀러레이터를 밟아서 앞차에 바짝 대 간격을 좁히는가하면, 하이빔으로 앞쪽 운전석을 비추는등 미숙한 초보운전자를 놀리느라 정신없다.
그 와중에 재촉당한 앞차 운전자는 당황했는지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를 내고, 그 뒤를 따라가는 남자 또한 앞차의 뒷부분을 들이박는 사고를 내고 만다.
별다른 상처가 없어보여 금방 누군가 오겠지 하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게 두려워 도망쳐버린 남자. 그 남자의 운명은 ?
불법주차에서는 설연휴 후방등이 깨지고 차체에 움푹 들어간 흠집을 발견하게 된 그. 신고는 했지만 가해자를 알아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포기하고 있던 차 차를 들이박아 미안하다면서 수리를 해주겠다는 가해자의 전화를 받게 된다. 수리비는 물론 선물까지 받은 그. 그의 별장에 머물면서 스키장도 이용할 생각없냐며 제의를 받고 즐거운 마음에 길을 나서는 그의 앞날엔 과연 무슨일이 ?
버리지 마세요에서는 빈 캔을 창밖으로 던진 불륜커플과, 그 캔에 맞아 실명의 위기에 맞은 결혼을 앞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거울속에서는 승용차와 자전가가 부딪힌 사고로 신호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려고 할 찰나에 서둘러 가기위해 스피드를 낸 순간 차가 미끄러져 황급히 반대로 핸들을 꺽다 순간적으로 반대차선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사고 정황을 듣게 되지만 타이어 자국이나 제한속도등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조사하는 와중에 또다른 사실을 알게 된다.
진짜 사고 정황은 무엇 ?
무면허이긴 하지만 조만간 면허 한번 따볼까? 작은 소형차 하나 구입해 여기저기 돌아다님 참 좋겠다란 생각을 갖고 있던터에 이 책을 본터라 운전에 대한 급 무서움이 몰려와 면허를 따도 괜찮을까 걱정이 많아졌지만 안전밸트 착용, 각종 신호준수와 속도 준수, 정지선 지키기 등은 물론이고 책속에 나오는 것처럼 창밖을 향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겠다, 불법주차를 하지 말아야겠다 등등의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았을때 바로 교통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듯 !!
두께가 생각외로 얇고, 내용도 내가 기대했던 쪽은 아니라 살짝 실망했는데 책 뒷편 10년만의 후기라는 글을 읽고서 아하~ 이해하게 됐다.
10년전 주간소설에 실린 작품을 모은 것에 불과한데 그런 책이 이제와 중판된다고 하니 출판 세계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오묘한 세계가 아닐수 없다 말하는 그. 우리나라에서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내 주위에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거의 다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니까!!
어느작품을 써도 팔리지 않고 찬사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부품회사 엔지니어로 일한, 일반 사람보다는 자동차에 관해 잘 알고 있다 생각한 그가 교통사고를 주제로 쓴 내용엔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
한 작품에 들인 뜨거운 열정은 그 시절에 견줄수 없지 않을까 말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더 좋은 작품으로 하루 빨리 만나 볼 수 있기를 !!
책을 다 읽은 지금
끼어드는 부끄러움, 양보하는 아름다움 / 한잔두잔 음주음전, 가정파괴 주범된다 / 마음마다 교통질서, 손길마다 안전운전
방심속에 무단횡단, 불행속에 평생후회 / 음주운전 자살행위, 과속운전 살인행위 / 나만편한 불법주차, 가중되는 남의불편
등등의 교통안전 표어들이 가슴속에 콕!! 박힌다. 자나깨나 안전운전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