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욜, 너무도 읽고팠던 책을 선물로 받아 기분 업(up)된 하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불속으로 들어가면서도 읽고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아 결국 잠을 포기하고 읽어내려간 미나토 가나에의 속죄

2009년 너무도 화제작이었던 고백의 후속작인지라 내가 체감하는 속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듯 무서운데 정작 책선물을 해준이는 이런 나의 반응에 놀란듯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사실 속죄의 짧은 줄거리를 읽고 고백과 너무도 비슷한 패턴에 읽고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했더랬다.

하지만 그 기우도 잠시 -

고백보다 더더더 흡입력있는 내용으로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

살인사건을 둘러싼 관계자들의 독백이란 패턴은 비슷한데 사건 자체가 고백보다는 속죄에 더 몰입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고백이 너무도 특별한(?) 사건이라면 속죄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딸을 갖은 부모라면 너무도 신경써야 할 부분인지라 여자인 나에겐 더 현실감있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 .

 

그리고 고백보다 더 섬세해진 표현력에 아찔해졌다.

살하당한 아이의 친구이자 첫 발견자인 네 명의 소녀. 범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

공소시효가 끝나기전에 범인을 찾아내든지 아님 내가 납득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속죄하라고. 그렇지 않음 복수할거라는 살해당한 아이의 엄마가 외치는 저주의 말에 하루하루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온 이들. 늘 겁먹은 듯 주눅들어 있는 사에, 등교 거부를 하며 세상이라는 곳으로부터 숨어버린 아키코, 불량 청소년으로 빠진 유카, 억을하게 죽은 에미리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훌륭한 사람이 되는게 속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불명예를 씻기위해 열심히 산 마키등 네 소녀가 각각 털어놓는 사건의 그날, 그리고 쭈욱 그날의 사건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소녀들의 심리상태를 어쩜 이리도 잘 표현해놨는지 ~

읽는내내 오싹오싹 소름끼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여러분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하셨을까요?

 

전 인간은 지극히 자기본위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타이타닉>을 보신 분들, 영화를 보는 동안 침몰하는 그 호화 여객선에 자신도 같이 타고 있는 상상을 하지는 않으셨나요?

그러면서 자기만 구조되는 상상을 하지는 않으셨나요?

침착하게 배의 잔해를 붙잡고 그 위에 무사히 올라앉아 구조를 기다리는 자신을 상상하지 않으셨는지요?

또한 지진이나 화재 사고 뉴스를 보며, 무너지는 건물에서 혼자만 씩씩하게 몸을 날려 화를 면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없으신가요?

길거리 '묻지마 살인' 뉴스를 보며, 간발의 차로 칼날을 피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없으신가요?

학교에 수상한 자가 침입했다면, 민첩한 대응으로 그를 물리치는 상상을 해 본 적은 없으신지요?

이런 상상을 토대로 ,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그 모자란 선생들은 도대체 뭘 한 거야, 하며 비난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그런 자기 본위적인 상상을, 마치 실천 가능한 것으로 간주해 버리는 사람일 수록 실제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72>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써야지 맘 먹은 순간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울리는 마키의 독백. 잊혀지지 않는다.

나 역시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전해듣는 크고작은 사건 소식을 들을때마다 어쩜 저럴수가 있지 ? 미리 몰랐을까 ? 당연히 신고 먼저 했어야지~ 등등 힐난섞인 눈빛은 물론 의심가득한 눈빛을 보낸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 .

이 글을 읽고서 정작 그 순간 당황해 아무것도 못하고 어리둥정 멍~하니 서있는 내 모습이 그려지면서 부끄러워지기 시작하더라.

다시 접하게 될 수많은 사건사고. 그럼, 여러분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란 말이 제일 먼저 생각나면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사건내용을 대할 수 있을 듯 ~

 

다 읽고난 시점에선 영화 '용서는 없다' 내용과 함께 마지막 류승범씨의 나레이션이 생각나더라.

죽는것보다 어려운게 뭔지 아세요? 용서하는 거예요. 용서하는 데는 너무 오랜 고통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라는 -

죄짓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절로 생각납니다. 세상은 넓은듯하면서도 참 좁아서 누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 지 모르니까요.

 

 

별다섯개도 충분한 내용이지만 별네개반인 이유는 갠적으로 마지막 종장(p293~299) 내용이 없었다면 더욱 임팩트 강하면서 깔끔한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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